[Landscape Times] 영국왕립원예협회(RHS)가 매년 주관하는 세계적인 원예박람회 첼시플라워쇼가 지난달 21일(화)부터 25일(토)까지 런던에서 개최됐다.
올해 박람회에서는 11개의 쇼가든, 6개의 아티잔 가든, 9개의 스페이스투그로 가든이 전시됐다. 이와 함께 그레이트 파빌리온에서는 첼시플라워쇼 개막에 맞춰 영국 각지의 너서리에서 공수해온 수천가지의 꽃들로 가득 찼다.
올해 첼시플라워쇼가 보여준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과 휴식을 위해 자연의 역할을 강조한 점, 지구가 당면한 대기오염, 기후변화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정원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한 점이다. 정원을 통해 개인과 가족, 사회가 휴식과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시도들이 정원의 디자인과 식재 구성에서도 표현됐고, 나아가 첼시플라워쇼 전체를 아우르는 테마로 제시됐다.
올해 금상을 받은 정원은 ‘M&G Garden’, ‘Resilience Garden’, ‘Morgan Stanley Garden’ 등인데, 이전의 쇼에서 보이던 정원이 더 아름다운 정원, 보다 영국적인 정원이었다면 올해는 전반적으로 자연과 친숙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본래의 자연이 가진 아름다운을 재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에 비해 나무(관목을 포함한 교목)를 활용한 숲정원(Woodland Garden) 스타일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녹색이 더욱 두드러졌으며 그외 건조한 환경에서 잘 자랄 수 있는 드라이가든 스타일, 환경보전의 역할을 하는 습지정원도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정원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다양한 잎이 주류를 이루고 꽃은 포인트가 되는 경우도 많았으며, 그라스 식물의 사용은 조금 줄어든 반면 산형(Umbel)의 꽃차례가 있는 카우 파슬리, 안젤리카 같은 키가 크고 꽃이 섬세한 종류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몇몇 정원을 제외하고는 꽃의 색도 매우 부드러워져 파스텔 톤 혹은 스모키 톤의 꽃이 다양한 녹색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었다. 클로버나 잡초로 잔디를 대신하거나 자갈이나 흙으로 만들어진 통로 등 자연을 그대로 옮긴 듯한 스타일이 관람객으로 하여금 힐링의 순간을 느끼게 했다.
이번 첼시플라워쇼는 정원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들 것인가에서 확대돼 보다 지구환경을 고려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기 위한 해결책으로서 정원의 역할이 중요해졌음을 재인식하게 된 행사였다.
뿐만 아니라 정원산업이 정원디자인뿐 만 아니라 식물보존, 개발, 유통, 마케팅, 매체 등이 함께 어우러져 관련업계가 함께 성장해나가야 함을 보여줬다. 올해 쇼가 세계적인 정원의 흐름뿐 아니라 정원을 만드는 사람들이 함께 공유해야 할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내년 첼시플라워쇼에서는 보다 많은 국내 정원관련 전문가 및 종사자들이 참석하기를 기대한다. [한국조경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