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전유 한국수목보호기술자협회장

수목보호기술자들의 단체인 한국수목보호기술자협회가 지난 6월 2일 산림청으로부터 사단법인 등록허가를 받았다.

협회의 설립목적은 ‘수목보호기술자의 상호협력 강화로 수목치료 기술의 향상과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다양한 수목 병충해와 수목생리 이상현상으로 고통받는 수목을 치료하여 건강한 수목보호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함’으로 돼있다.

초대 강전유 회장은 ‘실력있는 기술자들의 체계적인 배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나무병원 업계와 수목보호기술자의 태동을 주도해 ‘아버지 격’으로 불리는 강전유 회장이 팔순을 앞두고 새삼 기술자 권익을 신장시키기 위해 협회 창립을 주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첫 번째 이유로 강 회장은 기술자들의 자질 향상을 꼽았다.

“우리나라 자격증이라는 게 책이나 문제집 달달 외면 아무나 딸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다보니 요새 자격증 따는 기술자들은 실무에서 부족한 게 너무 많다”

강 회장은 182명에 이르는 수목보호기술자에 대한 실무교육을 통한 기술력 향상에 중점을 두기 위해 협회를 설립했다고 밝힌다.

사람 치료하는 의사와 나무의사가 다른 점은 무엇인가?
“환자가 병원으로 찾아오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환자 만나러 전국을 직접 다녀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강 회장은 “사람 치료하는 의사는 의과대학을 나오고 인턴-레지던트 과정을 거쳐야 의사가 되는데, 나무의사인 수목보호기술자는 그런 과정이 없지 않은가? 그러니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을 위해서는 기술자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무의사도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일정기간 현장에서 실무를 쌓은 사람들이 배출돼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긴 안목에서 그런 과정의 한 역할을 담당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 설립과정에서 어려움 없었나?
“설립 취지가 좋아서 산림청에서도 매우 협조적이었다. 그래서 어려움은 없었다”

기존, 나무병원협회나 수목보호연구회 등의 단체가 있는데, 굳이 수목보호기술자협회를 따로 운영할 필요가 있었나?
“협회는 기술자모임이다. 다른 단체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기술자들이 모여 교육하고 세미나하고 그런 일들은 드물었는데, 우리 협회는 이제 본격적으로 그런 일들을 한번 해보자 하는 취지에서 발족된 거다. 앞으로 공원 관리자, 아파트 관리소장, 농장주, 공무원, 조경기술자 등과 같이 나무에 관심이 많은 분들도 모시고 기술교육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일선 조경 식재 현장에서 보면 이식 과정 중 나무가 몸살을 앓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처치하는 게 좋나?

“직경 20cm 나무를 제대로 분 뜨면 뿌리 93%가 잘려나가게 된다. 남아있는 7% 세근을 활용해서 나무를 살려야 하니까 정성이 필요하다. 나무가 힘에 부치면 잎도 따주어야 하는데, 너무 많이 따면 수분 흡수를 못 하므로 적당히 따야 한다. 최소한 잎의 30%는 남겨두어야 할 것이다. 또 사람이 아플 때 링겔을 맞는 것 처럼 나무도 필요하면 링겔을 통해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게 필요하다”

나무의사 강전유의 삶
강전유 회장은 서울대 농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임업시험장에서 14년간 근무하다가 76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나무병원을 설립하였다. 그동안 정이품소나무를 15년 넘게 치료한 걸 비롯해서 수많은 천연기념물과 보호수 등을 살렸다. 앞으로 남은 인생동안 업계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사례를 모으고 유형별로 정리해서 자료를 남기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천연기념물을 살려왔던 나무의사 강전유. 이제 그의 업적은 더늦기 전에 ‘천연기념물’처럼 보존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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