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숲, 지역사회·단체·학교 등 파트너십 연계 '관건'
학교숲, 지역사회·단체·학교 등 파트너십 연계 '관건'
  • 지재호 기자
  • 승인 2019.05.13
  • 호수 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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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숲, 학교숲 20주년 심포지엄
제한된 예산, 공간과 규모 한계 보여
마사토·인조잔디운동장 천연으로 바꿔야
생명의 숲이 주최한 학교숲 20주년 심포지엄이 지난 9일 개최됐다.   Ⓒ지재호 기자
생명의 숲이 주최한 학교숲 20주년 심포지엄이 지난 9일 개최됐다.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지난 1998년에 창립해 숲가꾸기 운동을 비롯 학교숲, 도시숲, 숲문화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온 생명의 숲(이사장 허상만)이 지난 9일(목) ‘미세먼지 폭염과 학교숲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학교숲 20주년 심포지엄’을 서울시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이선경 청주교육대 교수의 ‘지속가능발전교육과 학교숲’,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의 ‘학교숲이 미세먼지와 폭염에 미치는 역할’, 김인호 신구대 교수의 ‘학교숲 20주년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토론회에서는 김기원 국민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김주열 산림청 도시경관과장, 석승우 서울시 조경과 조경시설팀장, 우명원 서울화랑초교 교장, 김민수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 대표, 김기범 경향신문 기자 등 5인의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유지관리, 해결책 딜레마

김주열 과장은 토론에서 “학교숲이 지난 20년 동안 멈추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면서 “민간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는 것과 국민 95% 이상이 학교숲에 대해 찬성하고, 학교에서도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성과에 대해 호평했다.

다만 김 과장은 “성과도 많았지만 과정에 있어서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다”며 확장 및 활성화를 위한 극복 방안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김 과장이 몇 가지 지적한 부분들을 요약하면 먼저 제한된 예산으로 시행하다 보니 공간과 규모가 한계를 보인 다는 것, 조성에 치중을 하다 보니 전체 학교의 15% 정도가 조성된 후 관리문제 등 아쉬움들이 노출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성 후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미흡한 점과 관리 부문에 학생과 학교, 주민들이 공동체로 주도해야 한다며 정부 주도보다는 민간이 주도하고 기업이 후원,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석승우 팀장도 “서울만 보면 도시화로 땅이 부족한 상황에서 학교 내 공간은 좋은 녹화지로 활용이 되고 있다”면서 “학교라는 공간 자체가, 학교 구성원뿐만 아니라 직업사회와도 연관돼 있고 크게 보면 자치정부, 중앙정부로까지 연관된다. 이런 부분 속에서 각각의 역할이 있다”며 역할론을 부각시켰다.

여기에 석 팀장은 유지관리 문제는 절실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임을 강조했다. 학교 측과 논의를 하면 유지관리 부문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예산과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데 시에서 별도의 유지관리 예산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시설관리 부문은 시민단체와 시민정원사 등 민간단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해결할 필요성도 제안했다.

 

Ⓒ지재호 기자
Ⓒ지재호 기자

 

학교숲, 도시공원 확대 거점

생명의 숲이 추진하고 있는 학교숲을 초창기부터 동참해 오고 있는 우명원 교장은 학교숲에 대해 학교 관계자들과 교육청의 관심이 낮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 교장은 “지난 1999년에 시작할 때는 맣은 어려움과 벽에 부딪혔다. 특히 학교장이라는 벽이 커서 쉽지 않았고 운동장을 숲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커 교사 한 사람이 버텨내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정말 많았다”며 “그래도 20년이 흐르는 지금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고 몇 가지 변화된 사례를 소개했다.

우 교장에 따르면 무조건적인 폭력에 의한 사건사고의 질이 달라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수업 또한 학교 교사들이 학교숲에서 직접 설명하고 수업을 하고 있어 생태감수성에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학교 내에 생동감이 넘치고, 중간 놀이시간 20분을 만들어 운영해 자연을 매개로 놀이나 활용하는 정도가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긍정적 요소가 많음을 체감하고 있다.

우 교장은 “사립학교들이 경쟁률이 치열한 상황이다. 더욱이 주변 공립학교 시설이나 교사들의 능력이 사립만큼 좋아진 상황”이라면서 “우리 학교는 경쟁률이 지난해 4:1로 오히려 늘었는데 이는 학교숲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학부형들이 미세먼지에 관심이 많아진 것도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민수 대표는 도시공원을 확대하는 거점으로 학교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내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로 많은 공원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를 감안해 학교숲에서 대안을 찾자는 의미로 보인다.

김 대표는 “오늘 토론회에 나오면서 나름 슬로건을 ‘학교 숲을 넘어 교실숲에 이르자’라고 정해 봤다”라며 “전국에 27만개의 교실이 있다는데 27만개의 작은 공원만들기를 추진했으면 한다. 1년에 등교하는 날이 190여일인데 재학기간 12년을 기준으로 하면 2280일 정도 된다”며 교실을 하나의 숲으로 조성해 볼 것을 주장했다.

이어 “교실은 매우 중요하다. 교실에 공기청정기 기계가 있고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쓰게 하고 있지만 기계 자체는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보호할 것인지, 아니면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저감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가를 본다면 교실공간을 식물로 저감하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제안을 통해 유지관리를 할 때 빗물에 대한 관리를 통한 학교숲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을 적극 어필했다. 또한 미세먼지가 높은 학교가 대부분 인조잔디가 있는 곳인 만큼 인조잔디를 걷어내고 천연잔디를 심는 것이 학교숲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는 제인구달과의 인터뷰 내용을 설명하며 ‘우리는 미래세대로부터 환경을 빌려쓰고 있는 게 아니라 빼앗고 있다’라는 말을 인용했다.

이는 학교숲의 최대 수혜자는 어린이 청소년들이지만 미세먼지 저감 사업들을 추진하게 만든 원인은 기성세대가 조장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김 기자는 “어른들은 가해자이자 피해자이다. 반면에 우리의 아이들은 순전한 피해자라는 사실”이라면서 “학교숲 조성에 관한 하드웨어적인 것 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학교숲을 왜 만들고 있는가에 대한 교육적인 관점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미세먼지와 오염물질 저감에 대한 목적만이 아니라 기성세대들이 왜 노력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 아이들이 미래를 일방적으로 빼앗기고 있다는 오해를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학송 생명의 숲 회원(전 학교장)은 질문에서 유지관리의 절실한 현장의 폐해를 가감 없이 전달해 충격을 줬다. 이학송 전 학교장에 따르면 포천 추산초교를 비롯해 인천 구월서초교, 남양주 강동중, 의정부 광동고, 인천금융고(구 문성정보미디어고), 부산 성동초교 등 학교숲이 조성됐으나 현재 모두 없어진 상태다.

대부분이 강당을 만들면서 없어지거나 관리가 안 돼 자체적으로 철거, 학교 이전과 학교명 변경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 전 학교장은 “파트너십을 위해 학교와 교사, 교육청을 불러 놓고 얘기를 해야 한다”라면서 “교육청 누리집에 들어가면 많은 학교들이 개축하고 있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거기에 학교숲을 조성하고 있는데 통폐합도 많고 폐교도 발생되는 실정”이라며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제기했다.

손승우 유한킴벌리 이사는 “학교숲이 없어지고 있다는 말에 안타깝다”면서 “그렇지만 자체적으로 확인해 본 결과 현재 60% 이상은 유지되고 있는 부분도 있으나 앞으로 잘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손 이사는 “학교 운동장에 대한 개념을 바꿀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지역사회에서 같이 할 수 있는 공간도 많고, 강당도 있는데 왜 운동장이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인호 교수는 “미세먼지나 폭염은 운동장을 다른 용도로 변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천연잔디가 아닌 인조잔디 운동장은 일반 외부 온도보다 10도 이상 더 올라간다. 이런 측면에서 운동장을 다시 한 번 원점에서 담론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경 청주교육대 교수도 운동장 문제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폭염 관련해서 마사토나 인조잔디 운동장이 미세먼지와 폭염에 얼마나 취약한 지에 대한 데이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허상만 생명의 숲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숲을 통해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다”라면서 “생명의 숲만이 아니라 시민단체와 정부기관, 국민적으로 승화돼야 한다. 심포지엄을 통해 다시 한 번 불꽃을 일으키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재현 산림청장도 축사에서 “산림청에서는 미세먼지 차단숲, 바람길 숲, 도시숲 등 사회적 약자들이 집단적으로 있는 곳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모든 국민들이 30가지 곤충과 30가지의 새, 50가지의 야생화, 50가지의 나무를 알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지정한 선진국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또한 숲속의 대한민국을 넘어 숲속의 한반도를 추구하는 만큼 국민들이 함께 해야 가능하다”며 성원과 동참을 당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시민들의 일상을 괴롭히는 미세먼지, 여름철 폭염, 도시 열섬을 완화할 수 있는 운동이 학교숲 운동이다”라며 “서울시에도 3천만그루 나무 심기를 발표했다. 서울시도 건강한 도시숲, 학교숲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지속적인 동참의 뜻을 밝혔다.

[한국조경신문]

 

김재현 산림청장    Ⓒ지재호 기자
김재현 산림청장 Ⓒ지재호 기자

 

허상만 생명의 숲 이사장    Ⓒ지재호 기자
허상만 생명의 숲 이사장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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