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식물의 학명으로 식물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식물의 학명을 처음 접하는 이라면 ‘정원사를 위한 라틴어수업’이라는 제목을 보고 학명과 라틴어의 연관성에 고개를 갸웃할 수 있다. 학명이 라틴어인 이유는 1753년 린네가 현대적 체계의 명명법을 고안했을 당시 라틴어가 유일한 공용어였기 때문이다.

영국 왕립원예학회 위원인 지은이 리처드 버드는 약 30여 권의 다양한 원예학 저서를 출간한 원예전문가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가드닝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서문에서 지은이는 식물에 대한 세계 공용어가 왜 필요한지 밝힌다. 동일한 식물이지만 각국별로 달리 부르는 이름 때문에 혼란을 막고자 전 세계적으로 소통 가능한 학명을 쓰는 것이다.

학명 짓기는 이름이 없던 식물의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그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행위이다. 식물의 학명에는 속명과 종명이 포함돼 있는데 이 라틴어 이름 속에는 식물이 발견되는 장소, 개화기, 질감, 향기, 무늬, 장소, 서식지, 발견한 사람 등에 대한 식물정보와 특성이 숨겨져 있다.

예를 들면 ‘ruralis’, ‘Pratensis’, ‘pastoralis’, ‘Campestre’ 등은 전원지대, 목초지, 초원을 뜻하는 라틴어로 식물의 서식지가 노지임을 알려주는 표시다. 식물이 잔디밭에서 잘 자라지만 원예식물로 재배하기도 쉽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책을 번역한 이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는 형태, 색깔, 서식지 등 식물과 관련된 주요 주제를 중심으로 이름을 해설하며 자연스럽게 학명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며, 무엇보다 학명 뒤에 감춰진 역사‧문화사를 엿보며 언어학부터 형태학, 생리학 등의 자연과학, 식물학의 역사와 문화, 지리까지 인문과학교양서로 확장되는 것을 책의 장점으로 꼽았다.

끝으로, 한국어판 특별부록에 종명과 속명으로 이뤄진 학명 표기 원칙과 함께 생소한 라틴어 발음체계를 수록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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