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 맞은 도시농업, 지속가능한 동력 필요한 때
‘전환기’ 맞은 도시농업, 지속가능한 동력 필요한 때
  • 이수정 기자
  • 승인 2019.04.24
  • 호수 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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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주도 도시농업 한계 직면
양적 성장 넘어 질적 성장 위해선
‘공공성’‧‘가치 공유’ 강화해야
강동구 도시텃밭(사진 한국조경신문 DB)
강동구 도시텃밭(사진 한국조경신문 DB)

[지속가능한 도시농업 기획기사 ①] 도시농업이 직면한 현안과 진단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도시농업법)’이 제정된 지 벌써 8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도시농업은 지난 2004년 (사)전국귀농운동본부 도시농업위원회의 도시농부학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처음 시민단체에 의해 자생적으로 조직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를 시작으로 서울, 경기, 부산 등 전국 지자체와 자치구에 걸쳐 다양한 도시농업단체가 결성되면서 도시농업은 빠르게 확대됐다.

도시농업의 메카라 비유되는 서울의 도시농업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텃밭 규모나 단체들의 증가세와 달리 지속가능한 활동공간으로서, 확장된 공동체 장으로서 도시농업이었는가라고 질문할 때 도시농업단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현재의 도시농업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전환에 당면했다고 평한다.

이에 본지는 도시농업이 직면한 문제점과 진단, 나아가 대안과 방법론을 제안하고자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도시농업…질적 성장 요구받는 전환기 

김진덕 (사)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는 “지금의 도시농업은 전환기에 있다. 관이든 민간이든 양적으로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도시농업 예산도 계속 늘어나고 지자체도 도시농업 안정화 쪽으로 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신규 소도시들에서도 새로 시작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이 과연 공동체 역량을 강화시키고 있는가는 의문이다. 마을공동체나, 시민참여, 시민의식의 성장 측면에서 보자면 침체기라고도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치구에서 도시농업조례가 제정, 도시농업팀이 꾸려졌고, 주말농장 및 도시농업공동체 확대 등 가시적으로 도시농업의 양적 팽창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도시농업을 관에서 주도하다보니 향림도시농업체험원 등 민간위탁의 텃밭 운영 단체들이 보조금에 의존해 활동하면서 자생력에 제동이 걸렸다.

김 대표는 10년 간 민간주도로 견인된 도시농업이 관 주도로 더욱 팽창했지만 새로운 질적 성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동력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지속가능한 동력을 갖고 있지 않으면 결국 정치적 변화에 의해서 힘이 약해질 수 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발전할 지속가능한 동력들을 찾을 시점에 봉착했다는 의미에서 도시농업은 ‘전환기’에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관 주도로 도시농업 양적 성장 긍정

그러나 도시농업 보폭 오히려 제한돼

도시농업은 풀뿌리 시민단체로부터 출발했다. 초창기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에 환경정의, 여성단체, 그린트러스트 등 다양한 시민단체에서 농업의 의제를 갖고 도시농업이라는 큰 범위에서 활동했고 도시농업이 점차 전문화되면서 지역별 도시농업 단체들이 만들어졌다. 당시 시민단체들의 역동성과 자발성, 창의성에 기초해 도시농업을 매개로 한 다양한 창의적인 활동들은 도시농업의 원형으로 평가받는다.

초기 도시농업은 기존에 부재했던 도시민을 위한 농부학교, 텃밭교육, 그리고 마을공동체‧환경 등의 사회적 의제와 결합해 새롭고 풍부한 실험과 도전을 통해 의욕적으로 펼쳐졌다. 김 대표는 “현재 관에서 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 콘텐츠가 그 때 형성됐다. 그만큼 시민단체들이 해왔던 활동들이 안정화됐다는 건 긍정적이다. 관 주도로 도시농업이 지원되다보니 단체들이 관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관 주도라는 것은 통합적 주도가 아닌 행정 칸막이가 있는 담당부서에 의한 주도다. 도시농업이 갖고 있는 포괄적인 가치는 행정 영역을 벗어난 것들인데 도시농업공원이나 자원순환, 적정에너지, 도시재생, 마을 만들기, 참여예산 등 도시농업에 관여하는 부서 사업들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초기 도시농업이 통합적이고 복합적인 활동으로써 부흥한 반면 지금은 도시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담보하지 못하고 담당 부서의 사업성과로만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도시농업이 확산된 듯 보이지만 도시농업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실천 영역은 행정에 막혀 오히려 제한돼 버렸다는 해석이다. 늘어난 공공텃밭에서는 텃밭 먹거리, 즉 작물과 기계적 교육만이 양산되는 현안을 두고 김 대표는 “도시농업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으려면 행정 칸막이 안에서는 힘들다. 행정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거버넌스를 강화시키고 시민이 주도하고 관이 지원하는 방식의 여건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기관의)성과 중심적으로 간다면 한계는 분명하다”며, “창의적 아이디어가 모여지고 실현될 수 있는 넓은 틀의 도시농업 상위 실험공간이나 프로젝트, 시스템을 열어놓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도시농업 확장성, 가치 공유에서 출발

지금까지 행정은 텃밭 조성에만 그쳤을 뿐 텃밭에서 배제된 사람들에 대한 배려나 능동적 참여방안 등에 대해서는 부족했다는 평이다. 최근 서울시가 자투리 공간, 옥상, 학교 등 생활권 내 유휴부지에 총 49억 원을 투입해 생활 속 도시텃밭으로 분양해 도시농업 공간을 확산하고 있지만 조성 후 지속가능성과 어떻게 시민 활동성을 담아낼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김 대표는 작금의 ‘전환기의 도시농업’에서 도시농업이 갖고 있는 미세먼지,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도농상생, 공동체 회복의 대안으로서 공익적 기능과 가치를 우선 꼽으며 “도시농업이 양적 성장에 치중하다보니 도시농업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제한적이다. 공공 주말농장 경우 한정적이라 텃밭 외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는 폐쇄적 공간이 돼버렸다. ‘공공성’을 어떻게 확대하고 강화시킬 것인지는 중요한 과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장 도시농업 활동가들은 도시농업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가치의 공유로 접근할 것을 전했다. 이들은 공공주말농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도시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특정인을 위한 ‘텃밭’에서 벗어나 도시민, 나아가 전 국민까지 혜택을 보는 도시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공유될 때 도시농업은 지속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도시농업이 주말농장이 아닌 옥상텃밭, 골목길, 마을텃밭 등 도심 안으로 확장되면 사회적 가치는 더욱 풍부해진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는 향후 도시농업의 공공성을 계속 담론화할 계획이며, 도시농업의 또 다른 숙제인 농촌과의 갈등 해소 ,다시 말해 도시농업이 농민의 경쟁자가 아니라 농업을 살리는 ‘도농상생’을 위한 구체적 역할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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