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일에서 미래사회의 일을 모색하는 ‘초록엄지-일의 즐거움’ 전이 오는 9월 1일까지 블루메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사진은 김도희의 ‘수확 이후의 수확’.
정원일에서 미래사회의 일을 모색하는 ‘초록엄지-일의 즐거움’ 전이 오는 9월 1일까지 블루메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사진은 김도희의 ‘수확 이후의 수확’.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정원일에서 미래사회의 일을 모색하는 ‘초록엄지-일의 즐거움’ 전이 오는 9월 1일까지 블루메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이번 전시는 블루메미술관의 정원연작 시리즈로, 머뭇거리거나 느긋함을 게으름으로 폄하하는 현대사회의 노동을 뒤돌아보며 정원일에서 행복한 일의 원형을 찾고자 기획됐다.

철학자 한병철의 말대로 정원의 시간은 타자의 시간이다. 정원에서 식물은 인간과 달리 오롯이 제 시간 속에 머문다. 전시는 이러한 정원의 시간성에서 착안해 인간의 삶을 회복할 수 있는 행복한 일이란 무엇인가 자문한다.

김은영 블루메미술관 수석큐레이터는 “정원은 마법같이 시간을 무한하게 회복시켜준다. 에덴동산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근원적인 인간의 모습을 정원일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인간은 유전적으로 일을 해야 행복한 존재인데 어떤 모습으로 일을 해야 행복할 것인지 전시를 통해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관객들이 미술관 안팎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만지고 느끼고 감각하며 정원일의 실제를 경험할 수 있게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머뭇거림’, ‘타자에 대한 놀라움’, ‘기다림과 무한함’이라는 정원일의 속성에서 미래의 일을 탐색하는 이번 전시에는 김봉찬 더가든 대표를 비롯해 다섯 명의 정원 및 미술 분야 작가들이 참여했다. 김봉찬 대표는 미술관 중정에 조성한 정원 ‘블루밍 메도우’를 통해 자연의 예측 불가능함에 정원을 맡김으로써 정원일이 가진 자유로움과 자연이 지닌 무한함을 전달한다. 이를 위해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의 서사를 어린이들과 공유하고자 조성과정에서 식재를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손노동의 가치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잡초 뽑기나 지렁이 찾기를 통해 정원일을 느끼는 슬로우파마씨의 ‘정원사의 하루’.
손노동의 가치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잡초 뽑기나 지렁이 찾기를 통해 정원일을 느끼는 슬로우파마씨의 ‘정원사의 하루’.

 

베케 더가든이 미술관 중정에 조성한 정원 ‘블루밍 메도우’
베케 더가든이 미술관 중정에 조성한 정원 ‘블루밍 메도우’는 자연의 예측 불가능함에 정원을 맡김으로써 정원일이 가진 자유로움과 자연이 지닌 무한함을 전달한다.

전시장 내로 들어가면 손노동의 가치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잡초 뽑기나 지렁이 찾기를 통해 정원일을 느끼는 슬로우파마씨의 ‘정원사의 하루’, 밭고랑을 본뜬 설치물에 다양한 재료를 심으며 밭 노동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아리송의 ‘Green Wave, Green Weave‘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강화도 간척지 땅을 그대로 전시장에 들여온 김도희의 ‘수확 이후의 수확’과 ‘체온을 닮은 산’에서는 관객이 직접 붉은 흙을 옮기며 작가의 작업을 그대로 재현하는 퍼포먼스에 참여할 수도 있다. 또한 박혜린은 설치작품 ‘봄여름가을겨울’을 통해 대자연의 시간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멈춤과 머뭇거림이 있는 ‘소요’의 공간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행복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잡지 '베어'를 비롯해 행복한 정원일에 관한 메시지를 담은 그림책도 전시하고 있다. 

블루메미술관은 앞으로 미래관객인 어린이들이 미술관에서 정원과 자연스럽게 마주칠 수 있는 정원시리즈 전시를 순차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밭고랑을 본뜬 설치물에 다양한 재료를 심으며 밭 노동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아리송의 ‘Green Wave, Green Weave‘.
밭고랑을 본뜬 설치물에 다양한 재료를 심으며 밭 노동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아리송의 ‘Green Wave, Green Weave‘.

 

블루메미술관
블루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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