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1. 조경업계에 불어 닥친 ‘구인난’
2. 학생들이 느끼는 ‘구직난’
3. 구인-구직난 해법을 위한 모색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조경계 인력난이 단순히 어렵다는 수준에서 이제는 사회적 문제로 거듭난 미세먼지 만큼 심각한 수준에 있다.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조경업계의 열악한 복지문제와 경제적 문제가 구인난을 해소하는데 걸림돌이 됐다. 그러나 요즘 현장에서 감지되고 있는 부분은 경제적 어려움과 복지문제보다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부족하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에서는 기획시리즈로 1. 조경업계에 불어 닥친 ‘구인난’, 2. 학생들이 느끼는 ‘구직난’, 3. 구인-구직난 해법을 위한 모색을 다룬다.

1편 - 조경업계에 불어 닥친 ‘구인난’에서는 조경업계의 인력난 원인을 짚어 봤다. 아울러 기획시리즈와 관련해 반론이나 제보는 cjh@latimes.kr로 하면 된다.

 

경제적 문제점

지난 1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월평균소득은 287만 원이며 중위소득은 21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보다 평균소득은 10만원, 중위소득은 8만 원이 증가한 모양새다.

2017년에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임금근로자는 20.8%, 중위소득의 150% 이상은 31.4%로 중위소득의 50%이상 150% 미만인 임금근로자는 47.8%를 점유하고 있다.

기업종류별 임금근로자의 평균소득은 회사법인은 317만 원, 회사이외 법인은 316만 원, 정부·비법인단체는 323만 원, 개인기업은 159만 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많이 비교되고 있는 대기업은 488만 원, 중소기업은 223만 원이며, 비영리 기업의 평균 소득은 319만 원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종사자 50명 미만 기업체 근로자의 평균 소득은 203만 원, 50명 이상 300명 이상 기업은 400만 원이다.

산업대분류별로 나눴을 때 평균소득에서 조경계가 포함된 건설업은 200~300만 원 미만으로 평균소득은 239만 원, 중위소득 180만 원, 평균 연령이 47.2세, 평균 근속기간은 1년9개월 정도다.

위와 같은 경제적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볼 때 숙박이나 음식업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만족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A업체 대표는 “돈에 따라서 영향을 받는다”라고 정의했다. 또한 “예전에는 공무원이나 대기업, 설계사무소 등 약간의 차이만 존재했을 뿐이지만 지금은 그 차이가 너무 크다”고 고갤 저었다.

C업체 대표도 “사회 전반적으로 비춰 볼 때 대기업과의 갭이 크다. 조경분야도 공기업과 대기업, 중소기업 간 수준 차는 간극의 차이가 크게 벌어질 만큼 벌어진 상태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경설계나 시공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없고 월급 몇 푼 받고 있는 게 맞는지 등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일반적인 중소기업은 연봉이 2200~2400만 원 정도인데 대기업은 3500~4000만 원 정도이기에 대졸자들이 중소기업을 꺼리는 이유”라고 채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기에 중간관리자 부재도 어려움을 가속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경제적 문제가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A업체 대표는 이러한 중간관리자 부재 주원인으로 “설계비가 올라가야 하는데 계속 고정돼 있다. 인건비가 오르는데 이를 맞춰주지 못하는 문제는 분명 풀어야할 과제”라고 짚었다.

C업체 대표 또한 “2-3년 정도 가르치고 ‘쓸만하다’ 싶으면 좋은 조건이 있는 회사로 당연히 이직하려는 생각들을 가진다”면서 “(업체들이) 다들 경력자를 선호하다보니 경쟁적으로 영입하려 한다. 반면에 신입은 가르치는 시간과 투자가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꺼리는 것도 인력난을 자초하는 경향이 있다”고 개탄했다.

결국 문제는 회사들이 소규모로 운영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인재를 놓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안타까워했다.

 

아파트 조경조성 현장    [사진 지재호 기자]
아파트 조경조성 현장 [사진 지재호 기자]

 

젊은 세대들의 편견(?)

그렇다면 경제적 문제에 따른 원인만 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에서 보는 관점이다. 우선 금전적인 움직임으로만 이동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설계의 경우 일이 힘들고 주말도 없이 일한다는 식으로 지레짐작하는 경향 때문에 기피현상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업체 대표는 “보람은 독창성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직업군에서 학계, 시공, 건설사 등과 달리 아이덴티티가 있었다”면서 “비관적으로 판단할 필요는 없지만 아날로그 시대를 넘어선 지금은 디지털 시대라 단순히 기술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또한 “특정학과를 지목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우리와 관련된 조경학과 졸업생들을 채용한 경험에 의하면 많이 갈등하고 빨리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T업체 대표는 “조금만 설계와 시공에 대한 경험을 갖고 나면 여타의 정원 공모를 통해 작가의 길로 들어서려 한다”며 “한 번 수상을 하면 독립해서 회사를 차리고 정원작가라는 닉네임을 들으며 대접을 받으려는 분위기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시공사 H업체 대표는 구인난과 관련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주름만 늘고 있다. 그는 “시공사에서 젊은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라고 담담하게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H업체는 지난해 하반기에 신입직원 3명을 채용했다. 원래 인원보다 더 채용한 것이다. 추가적으로 채용한 배경에는 당연히 퇴사 직원이 발생할 부분까지 감안했다.

얼마 후 예상대로 2명이 퇴사했다. 너도 나도 한다는 공무원 공부를 하겠다는 게 퇴사 이유다. 막기 어려운 사유다.

H업체 대표는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시공현장에 대한 거부감을 표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한숨을 쉰다.

이렇듯 전반적으로 조경계의 인력난은 시대적 변화에 따른 불안정한 시스템의 붕괴도 한 몫하고 있다. 여기에는 세대 간의 온도차도 간극을 벌려 놓는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C업체 대표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차이가 있다. 발주처 지시에 따라 야근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성세대는 수긍했지만 지금 세대는 이해를 못하고 불만을 표시한다”면서 “이러한 점을 볼 때 과연 경제적·복지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인력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들이 늘다보니 구인난이 심하지만 ‘여기 아니면 갈데가 없나?’라며 조금 더 좋은 조건이나 힘들면 그만두고 다른 곳을 생각하고 쉽게 변하는 직업소명의식이 부족하다 ”라며 “뽑아주겠다는 곳이 많다보니... 회사에 대한 애착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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