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 박상길 가천대 조경식물 생태연구실 연구원이 지난 19일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정기총회 기술세미나에서 '정원식물의 삶과 토양'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상길 가천대 조경식물 생태연구실 연구원이 지난 19일 개최된 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정기총회 기술세미나에서 '정원식물의 삶과 토양'을 주제로 발표했다.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회장 고영창)가 개최한 정기총회 기술세미나에서 박상길 가천대 조경식물 생태연구실 연구원이 도시토양의 물리적 개선 없이 토양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인공지반에서 토양의 중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박 연구원은 지금까지 산림‧농업에 치중한 토양연구 환경을 비판, 도시토양, 정원토양 연구 필요성을 지적하며 토양 공기, 공극 등 식물환경을 고려한 연구가 불가결하다고 설파했다.

도시토양 성분의 물리적 비율을 보면 실제로 공기함량 면에서 산림토양이 25%인 반면 도시토양의 경우 20% 이내며, 무기토양 비율도 산림토양보다 20% 높은 약 70%에 이른다. 물론 수분함량비율도 더 낮다. 박 연구원은 “지금까지 도시토양은 산림토양과 달리 연구가 소홀했다. 토양개량 목적이 다만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수분량을 늘리는 게 아니라 토양의 물리적 구조를 개량하는 것이 1차 목적이다”고 말했다.

식물은 양분이나 수분 공급보다 흙 속에 산소가 많을수록 최적의 환경이다. 이는 식물의 뿌리 호흡과 관계가 깊다. 식물성장에서 뿌리와 토양은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박 연구원은 식물을 정원이나 토양과의 환경 속에서 별개가 아닌 통합적 관계 속에서 연구돼야 한다고 말하며 광합성이나 가지 등 지상부 범위에서 벗어나 토양호흡과 뿌리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건조 기후에서 자생할 수 있는 내건성 식물에 초점을 두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토양개량은 식물성장의 필요충분조건엔 셈이다.

그렇다면 좋은 토양은 어떤 것일까. 박 연구원은 ‘정원토양학’ 시론을 통해 토양에 대한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양이 수분을 얻고, 뿌리 또한 ‘공극’ 사이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토양 입자’가 아닌 ‘공극’이 발달한 토양으로, 그리고 비옥하기보다 오히려 척박한 토양을 언급했다. 또한 뿌리 발달을 저해하는 상토나 토양미생물이 분해하기 어려운 유기물과 토양 과습을 초래하는 피트모스를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반에서의 반입토양 경우 물 빠짐 등 다양하게 발생하는 문제도 언급했다. 다져진 하층토 위에 표토층을 조성하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토양환경 제공이 어렵고, 원래 미사질 식양토 위에 양질사토를 반입토양으로 쓰면 양료 순환과 배수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에 박 연구원은 “기존 토양을 보강하고 지면 높이를 맞추고자 할 때 원래 토양 위에 반입토양을 덮는다”며, “토양이 이질적이면 안 된다. 근분 가장자리에 주수위가 형성돼 뿌리 발달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원래 토양과 비슷한 토양을 섞어서 사용하되 토양 사이에 형성된 분리층을 없애기 위해 두 흙을 섞어준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 연구원은 “도시토양의 물리적 구조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며, “내건성 식물이 의외로 많다. 토양의 발견이 즉 식물의 발견이다”고 전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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