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완료돼 시민들에게 첫 공개됐다. 사진은 지하 4층에 조성된 식물정원 '시간의 정원' 모습
14일 녹사평역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완료돼 시민들에게 첫 공개됐다. 사진은 지하 4층에 조성된 식물정원 모습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지하 35m의 녹사평역이 정원과 예술이 있는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녹사평역 프로젝트’는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의 일환으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공동 추진, 지난해 8월 착공을 거쳐 14일 녹사평역이 식물과 미술이 전시된 예술공간으로써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본 프로젝트는 그동안 어둡고 텅 빈 공간으로 방치해온 기존 녹사평역을 활용해 시민들이 공공공간에서 예술작품을 자연스럽게 접근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녹사평역 전체 공간을 커다란 미술관으로 기획했다.

녹사평역 지하공간은 크게 7개의 공공미술작품, 지하 식물정원, 시민이용시설로 구성됐으며, 녹사평역이 이번 공공미술 프로젝트 대상지로 선정된 데는 용산 미군부지와 가깝다는 입지적 조건이 고려됐다. 미군기지 용산공원화 이슈와 맞물려 시는 이번 개장을 통해 녹사평역부터 용산공원갤러리까지 용산 미군기지 주변지역을 걸어서 투어하는 시민참여 참여프로그램인 ‘녹사평산책’을 14일부터 정규프로그램으로 운영, 4월부터 확대할 예정이다.

녹사평역 지하 중정에 전시된 공공미술 '댄스 오브 라이트(Dance of Light 유리나루세‧준이노쿠마 작). 국제지명공모 당선작으로, 중정(메인홀)에 얇은 커튼을 쳐 역사 내부 전체를 시시각각 변하는 태양빛을 담는 거대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녹사평역 지하 중정에 전시된 공공미술 '댄스 오브 라이트(Dance of Light 유리나루세‧준이노쿠마 작). 국제지명공모 당선작으로, 중정(메인홀)에 얇은 커튼을 쳐 역사 내부 전체를 시시각각 변하는 태양빛을 담는 거대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지역활동가 중심 커뮤니티 용산파키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미군기지 주변을 도보로 투어하는 녹사평산책, 식물분양, 식물상담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14일 녹사평역 프로젝트 개장식에서 시민들에게 식물을 분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미군기지 주변을 도보로 투어하는 녹사평산책, 식물분양, 식물상담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지역활동가 중심 커뮤니티 용산파키가 14일 녹사평역 프로젝트 개장식에서 시민들에게 식물을 분양하고 있다.
시민누구나 미군기지 주변을 걸어서 투어할수 있는 '녹사평산책'을 3월 중 매주 목요일, 4월부터 매주 두 차례 운영한다.
시민누구나 미군기지 주변을 걸어서 투어할수 있는 '녹사평산책'을 3월 중 매주 목요일, 4월부터 매주 두 차례 운영한다.

시에 따르면 향후 이 곳 녹사평역을 활용해 새로운 예술작품 전시와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이 곳을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이번 개장 전 6개월 간 도시, 식물, 예술을 주제로 미군기지 주변을 도보로 투어하는 녹사평산책, 식물분양, 식물상담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역활동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시범적으로 운영,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아울러 “지하에 조성된 정원”인 만큼 특히 지하 11층 깊이의 ‘식물정원’의 경우, 지하공간에서의 채광과 통풍 문제 등 식물 관리도 대두되고 있다. 시는 서울시민정원사들이 녹사평을 거점 삼아 상주하며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프로그램을 모색 중이다. 이날 시민정원사들은 꽃차 시음과 테라리움 만들기, 화관 만들기 등 시민참여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시민들과 만났다.  

서울시는 녹사평역에 시민정원사들이 상주하며 시민참여형 다양한 가드닝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서울시는 녹사평역에 서울시민정원사들이 상주하도록 해 시민참여형의 다양한 가드닝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녹사평역 프로젝트 개장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민정원사로부터 화관과 꽃다발을 증정받았다.
녹사평역 프로젝트 개장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민정원사들로부터 화관을 증정받았다. 

한편, 녹사평역에 전시된 공공미술작품은 1층에서 5층으로 내려가는 과정을 ‘빛-숲-땅’이라는 층별 주제로 자연스럽게 연결해 숲을 지나 땅 속으로 서서히 들어가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전시됐다. 7명의 작가가 녹사평역에 전시한 총 6개 작품은 ▲중정에 조성돼 역사 내부를 시시각각 변하게 하는 태양빛을 담아내기도 하고(Dance of Light, 유리나루세‧준이노쿠마) ▲남산 소나무 숲길을 공감각적으로 재현하거나(김아연, 숲 갤러리), ▲녹색식물들의 풍경을 알루미늄 와이어 뜨개질로 구현하며(조소희, 녹사평 여기... ) ▲이동하는 시민들의 이미지와 자연의 변화를 감각적으로 대비시키는(흐름, 정진수) 등 녹사평역만의 공간으로 녹여냈다. 그밖에 ▲용산기지를 떠올리는 담벼락을 소재로 시간의 흔적을 담은 작품(정희우, 담의 시간들),과 ▲지하 5층 승강장 기억의 지층을 비유한 작품(김원진, 깊이의 동굴-순간의 연대기) 등이 전시돼 있다. [한국조경신문]

조소희, 녹사평 여기
알루미늄 선을 활용해 자연의 유기적 요소들을 작품화한 조소희의 설치미술 '녹사평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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