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도곡동 스페이스 락에서 영화 토론 프로그램 한설문예마당이 개최됐다. 영화 ‘타샤 튜더’ 상영 후 (사진 왼쪽부터) 한승호 (사)서울문예마당 이사장(한설그린 대표) 진행으로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최신현 (주)씨토포스 대표‧이주은 팀펄리가든 대표‧안계동 (주)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강철기 경상대 교수가 토크쇼 패널로 참석해 영화 이야기를 이어갔다.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사)서울문예마당이 환경조경나눔연구원‧라펜트와 공동 주최로 지난 15일 ‘정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 이야기’를 주제로 한 영화상영 및 토크쇼를 진행했다.

스페이스 락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사)서울문예마당(이사장 한승호‧한설그린 대표)이 정기적으로 운영‧기획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 일환으로, 이날 행사에는 강철기 경상대 교수‧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안계동 (주)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최신현 (주)씨토포스 대표‧이주은 팀펄리가든 대표 등 정원과 조경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영화 ‘타샤 튜더’에 얽힌 이야기를 관객과 나누었다.

이날 상영된 영화 ‘타샤 튜더’(마츠타니 미츠에, 2017, 일본)는 자연의 섭리를 따르며 30만 평 대지를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꾼 타샤 튜더의 노년기 일상을 통해 일대기를 조명했다. 18세기 전통과 생활방식을 고수하는 아미쉬교도처럼 온전히 손노동으로 일상을 엮으며 정원일에 매진한 그는 동화작가이자 삽화가로도 활동하며 온전하게 자신만의 삶의 태도로 소박한 행복을 누리며 전 세계 가드너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타샤 튜더가 던진 메시지는 영화 상영 후 정원 및 조경분야 전문가들과 관객과 소통하는 토크쇼 자리로 확장됐다. 영화 속 타샤의 삶과 정원을 바라본 참가자들의 감상 스펙트럼은 다양했다.

최신현 대표는 “정원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내면이 즐겁지 않으면 죽은 정원이다. 정원은 나타나는 모습보다 내면에서 표현하는 장소다”며 타샤의 정원이 그러하듯 정원의 외연은 돌보는 이의 내면적 표현이라 전했다. 또한 정원과의 관계성 속에서 상호교감의 순간을 반추하기도 했다. “(정원은) 내가 원하는 게 아니라 땅의 환경에 적합한 식물이 뽐낼 수 있도록 관계하는 거라 생각한다. 자연과 달리 정원은 사람이 만드는 경관이다. 식물도 말을 알아듣는다. 한여름 정원에 식재했으나 다 살았다. 사람과 아름다운 관계를 맺을 때 정원은 춤춘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도곡동 스페이스 락에서 영화 토론 프로그램 한설문예마당이 개최다. 영화 ‘타샤 튜더’ 상영 후 (사진 왼쪽부터) 한승호 (사)서울문예마당 이사장(한설그린 대표) 진행으로 조경진 서울대 교수‧최신현 (주)씨토포스 대표‧이주은 팀펄리가든 대표‧안계동 (주)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강철기 경상대 교수가 토크쇼 패널로 참석해 영화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난 15일 도곡동 스페이스 락에서 영화 토론 프로그램 한설문예마당이 개최다. 영화 ‘타샤 튜더’ 상영 후 (사진 왼쪽부터) 한승호 (사)서울문예마당 이사장(한설그린 대표) 진행으로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최신현 (주)씨토포스 대표‧이주은 팀펄리가든 대표‧안계동 (주)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강철기 경상대 교수가 토크쇼 패널로 참석해 영화 이야기를 이어갔다.

계절의 흐름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에서 식물의 변화를 눈여겨봤다는 이주은 대표는 “정원일을 하기로 마음먹으면서 하나의 식물원을 선택해 10개월 동안 매주 가 식물의 변화를 체득하면서 정원 설계에 도움을 받았다”며 현장에 뛰어들 당시 경험을 돌이켰다. 또한 “왜 정원에 열광하는가 생각하면 정원을 통해 완성돼가는 느낌 때문 아닐까. 부족한 가운데 성숙해가는 과정인 것이다. 손과 육체의 움직임이라는 본능을 정원이 채워주지 않나. 그 안에서 미의 추구도 일어난다”고 밝혔다.

타샤 튜더가 아름다운 정원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동의 연속도 간과할 수 없는데, 직업인으로서 정원디자이너와 보통인으로서 정원사의 딜레마도 드러냈다. 안계동 소장은 “15년 전 타샤 튜더 책을 선물 받았다. 정원을 만들어야겠다 싶어 홍천에 농장을 마련해 정원을 조성하기로 했으나 15년 동안 손대지 못하고 있다. (나주 죽설헌을 만든) 박태후 화가도 타샤도 전문가가 아니다. 기술적이거나 디자인이 좋지 않아도 사람들이 좋아하고 공감하는데 오롯이 그 안에 삶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직업으로서 정원을 설계하느라 내 정원을 담을 수 없는 사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식물과 가드닝에 대한 일상적 접근이 가능한 구조적 변화도 언급됐다. 조경진 교수는 “타샤의 삶의 가치, 지향하는 가치는 내면을 돌아보며, 무엇을 소유하며 행복한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그를 통해 우리의 삶을 다시 보게 한다”고 평하며, “정원을 가꾸기 위해 식물원에 가야한다. 서울에 제대로 된 식물원이 없었다. 그만큼 자연에 대한 감수성이나 자연을 알고자하는 욕망이 취약하다. 이제 관심을 가질 때다. 개발과 발전 논리에서 방향 틀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강철기 교수는 시대를 달리 산 신사임당과 타샤 튜더를 연결하며 “500년 전 신사임당이 타샤와 제일 비슷하다. 5만 원 권 앞면에 신사임당이 가장 많이 그린 초충도가, 뒷면에는 월매도가 그려있다. 무심코 쓰는 지폐에 식물이 많다”며, 세월호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단원고를 위로하기 위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기증한 목련 잭슨 매그놀리아에 대한 일화도 소개했다.

토크쇼 끄트머리에서 한승호 대표는 “정원사 중 노벨상 받은 사람으로 헤세가 있다. 작가로 상을 받았으나 그는 정원을 가지고 직접 가꿨다. 꽃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큰다”며, 영화와 관련해 정원사로도 족적을 남긴 헤르만 헤세와 정원에서 진정한 행복을 발견한 타샤 튜더를 통해 가드닝의 가치를 전했다. 이어 내달 15일 상영될 영화로 첼시플라워쇼 도전기를 그린 ‘플라워쇼’를 예고했다.

한편, 스페이스 락은 친환경 녹색성장을 지향하는 조경‧생태환경 전문기업 한설그린 부설 문화예술 공간으로, (사)서울문예마당은 매월 둘째 주 금요일 영화를 소재로 토론하는 프로그램 한설문예마당을 진행하며, 이외에도 자체적으로 기획한 문화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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