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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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경기도 양주 마장호수 상류에 위치한 오랑주리(Orangerie)카페는 외형으로 봤을 때는 일반적인 카페 건물과 별반 차이점을 찾기는 힘들다.

큰 기대감 없이 유리문 안으로 들어서면 입이 떡 벌어지는 풍경에 ‘헐’이라는 단어가 무의식적으로 내 뱉어지게 된다.

각종 열대식물들이 자리해 전체의 무게를 잡아주고, 그 아래에 시선을 떨구면 자연스런 지형을 활용해 만든 것처럼 암석을 따라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더욱이 놀라운 광경은 그 암석들 사이사이에 이끼와 고사리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자연스럽게 배치된 것이 마치 원래 있던 것처럼 뻔뻔하게 자리하고 있다.

정원 카페라고 하기보다는 식물원 안에 만들어진 카페 같은 인상이다.

 

[사진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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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는 2층 구조로 돼 있는데 1층보다 아래로 물길이 나 있다. 그 상류를 보면 장관이라 말하기는 어렵더라도 바위에서 흘러내리는 인공폭포가 있다.

그 아래에는 비단잉어들이 노닐고 물이 넘치면 아랫길을 따라 물이 흘러 외부로 나가도록 조성돼 있다.

크고 작은 인공연못에는 반드시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다. 신기한 광경에 남녀노소 누구나 넋 놓고 바라볼 정도로 감탄사도 이어진다.

오렌지온실이라는 뜻에 걸맞게도 여기저기서 오렌지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여기에 한라봉도 있어 코믹스럽지만 기분 좋은 만남처럼 싱그럽기까지 하다.

아열대와 열대 원산의 아름다운 잎 잎자루 줄기 등을 가진 이국적인 관엽 식물들이 즐비하게 식재돼 있다. 동백나무는 벌써 봄이 스친 것처럼 꽃잎이 떨어져 있어 깜놀 했다.

물길을 따라 부레옥잠, 덴드롱, 안스리움, 박쥐란, 금새우꽃이라 불리는 벨로페로네 등이 발길을 붙잡고, 노란 엔젤스 트럼펫이 매달려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을 때 틸란시아가 마치 커튼을 열어주는 것처럼 흩어진다.

탄광열차를 연상케 하는 난로와 쌓여진 장작, 기둥이 곳곳에 있지만 덩굴로 쌓여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프라이빗한 공간의 느낌도 살려주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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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속의 화초처럼’ 이라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차 한 잔을 마시며 마장호수 쪽을 바라보면 얼어붙은 호수 위에 채 녹지 않은 눈이 자리하고 그 주변에는 온통 갈색으로 탈색돼 있다.

눈을 돌리면 녹색으로 둘러싸여 겨울왕국과는 전혀 다른 봄의 왈츠가 한창이다. 이면세상이다. 밖에서는 안쪽 공간에 어떤 봄날이 존재하는 지 알 수 없기에.

오랑주리 안에서는 연신 재즈와 블루스가 혀끝에서 녹아내리는 사탕보다 더 달콤하게 퍼진다.

이곳에는 두 그루의 소철나무가 입구 쪽에 자리해 있는데 얼마 전에 꽃을 피었다고 한다. ‘강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소철의 꽃은 100년에 1~2회 개화해 보는 이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속설을 지니고 있어 바라봤지만 눈으로 확인은 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다.

도시에서는 산소도 구입해 입에 달아야 할 지경이지만 마음 놓고 미세먼지 걱정 않고 차 한 잔에만 몰두할 수 있게 해 준 오랑주리에게 감사인사를 전한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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