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겨울왕국 속 자작나무는 이곳의 여왕이었다
[그곳에 가면] 겨울왕국 속 자작나무는 이곳의 여왕이었다
  • 지재호 기자
  • 승인 2019.02.10
  • 호수 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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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 숲

The snow glows white on the mountain tonight

Not a footprint to be seen

A kingdom of isolation and it looks like I'm the Queen

하얀 눈 뒤덮인 산 위엔 발자국 하나 없구나

그 누구도 없는 왕국 내가 이 곳 여왕이야 -Let it go 가사 중

 

자작나무 숲을 만나기 위해 올라야 하는 가파른 길. 큰 길은 눈과 얼음으로 보행이 쉽지 않다.   [사진 지재호 기자]
자작나무 숲을 만나기 위해 올라야 하는 가파른 길. 큰 길은 눈과 얼음으로 보행이 쉽지 않다. [사진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90년대 초반에 조림되기 시작해 2012년 10월경에서야 알려지기 시작한 인제군 원대리에 위치한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

해발 800m에 있지만 도보로 가파른 경사를 올라야 하는 거리는 2.7km로 만만한 산행이 아니다. 이곳을 찾은 날이 2월 9일로 설 연휴가 끝난 첫 주말이라 많은 젊은 선남선녀들의 발길이 늘어졌다.

흔한 말로 인싸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자작나무 숲의 위력에 경외감이 들 정도로 기대와 설렘은 산행이 시작된 초입부터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1.6km 지점에 도달 했을 즈음 생뚱맞게 자리한 하트 벤치를 지나면 ‘이제 반 왔다’라며 자신의 아픈 다리를 위로한다.

그렇게 조금 더 오르면 자작나무 숲 입구라는 글자를 맞닥뜨리게 되는데, 몸이 지쳐 올라가는 것을 머뭇거릴 때 등장한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선택하지만 눈길이라면 험난하기 이를 때 없는 구간이다.

큰 길을 따라 오르고 오르면 1박2일 촬영지라는 푯말 때문에 가려진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 이정표는 반갑기 그지없다.

 

눈이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진 지재호 기자]
눈이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진 지재호 기자]

 

눈이 그립기는 처음

필자는 눈이 내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내린 눈과 자작나무 군락을 접하는 순간 몸이 저려오는 현상을 느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 이 순간 눈이 내린다면, 최소한 나는 이 자리에서 세상을 위해 기도하리라’ 마음먹었다. 사람을 착해지게 만드는 묘한 마법을 부리는 공간이다.

도시에서 이 광경을 보기 위해 새벽 5시에 나섰다는 사실을 잊게 해 준다. 무엇을 위해 걸어야 했고, 무엇을 만나기 위해 가쁜 숨을 이겨야 했는지를 목격하게 된다.

74년부터 95년까지 138ha 69만 본을 사람 손에 의해 조림된 곳이지만 자연은 그것을 받아 들였고 더 큰 아름다운 선물을 안겨주었다.

사람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어디를 둘러봐도 연신 핸드폰 사진을 찍느라 정신없었다.

하늘은 어느 방향에서 나타나든 파란 물길처럼 등장해 하얀색 위 도화지와 푸른색 물감 아래 중간계 처럼 자리해 있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세계, 다른 세계들은 이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는 있지만 대개 볼 수 없는 미드가르드(Midja-gardaz)를 연상케 한다.

 

자작나무 숲은 사람을 동화되게 만드는 마법을 지니고 있다.  [사진 지재호 기자]
자작나무 숲은 사람을 동화되게 만드는 마법을 지니고 있다. [사진 지재호 기자]

 

Tip :

이곳은 오는 3월 18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입산이 허락되고 있다. 이후에는 5월에 개방되지만 겨울왕국의 백미를 보고 싶다면 조금 힘들어도 겨울에 방문할 것을 적극 권한다. 큰 길은 걷기 좋으나 온통 얼음길이라 측면에 작은 길이 형성되지만 아이젠 없이 가능하면 산행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난 2015년 21만400명, 2016년 22만4000명 등 3년 만에 32만4600여명으로 증가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은 더욱 늘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하늘 푸른색이 위인지 아래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움이 가득했다.   [사진 지재호 기자]
하늘 푸른색이 위인지 아래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움이 가득했다. [사진 지재호 기자]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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