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숲 속의 한반도 만들기’ 심포지엄 [사진 김진수 기자]
지난 16일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숲 속의 한반도 만들기’ 심포지엄 [사진 김진수 기자]

[Landscape Times 김진수 기자]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 선언 이후 최근 대두되고 있는 북한산림복구와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남북산림사업이 가속화될 예정이다. 지난 16일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숲 속의 한반도 만들기’ 심포지엄에서 산림청 산하 남북산림협력단 설치를 비롯해 양묘장 추가 설치, 종자저장시설 설계 황폐화된 북한의 산림복구를 위한 산림청의 추진방안들이 나왔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고건 아시아녹화기구 운영위원장,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 홍석현 (재)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문국현 남북산림협력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해 남북산림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올해는 남북 산림협력을 위해 강원도 고성에 양묘장이 추가 설치된다. 남북 협력을 위한 종자저장시설도 올해 설계된다. 산림청에는 남북산림협력단을 설치하기로 어제 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며 “남북 산림협력은 남북 모두에게 도움울 줄 것이다. 임농복합 사업으로 산림자원과 식량을 얻고 북한발 미세먼지를 줄이고 온실가스 감축, 탄소배출권 확보 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종호 산림청 차장이 발표한 ‘숲 속의 한반도 만들기(안)’에 따르면 신뢰기반 구축과 호혜적 협력, 성과 창출의 지속성을 위해 북한과 ▲황폐산림 복구 ▲양묘장 현대화 ▲임농복합경영 ▲산림재해 공동대응 ▲원시림 등 자연생태계 공동보호 ▲한반도 핵심 생태축 복원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북한의 산림면적 899만ha 중 32%에 해당하는 284만ha가 황폐화 됐다. 특히 인구밀도가 높은 남포시, 개성시, 황해남도, 황해북도, 평양의 산림황폐화율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이는 식량부족, 땔감부족, 산림병해충, 산림재해 등 복합적인 문제의 결과물이다.

산림청의 ‘숲 속의 한반도 만들기(안)’에 따르면 산림훼손이 심각한 북한의 3각 지역(평양, 개성, 고성)에 경제림, 유실수림, 연료림 등 다양한 유형의 산림복구를 추진한다. 또한 노후화된 양묘장을 온실 중심의 시설양묘장으로 개선해 ‘양묘장 현대화’ 하고 수목과 농작물을 함께 식재해 연료·식량난을 동시해 해소할 수 있는 ‘임농복합경영’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림재해 공동대응’을 통해 산불·산사태·산림병해충에 대한 남북 공동 대응으로 인명과 재산피해를 방지한다. 북한 백두산, 개마고원, 자연보호구의 체계적인 관리협력을 통해 한반도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원시림 등 자연생태계 공동보호’를 추진한다. 백두대간의 생태·역사·문화적 연결성 확보를 위한 ‘한반도 핵심 생태축 복원’도 같이 진행할 예정이다.

박 차장은 산림청이 ‘남북공동 평화의 나무심기’ 행사도 계획 중에 있다고 전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3월에서 4월 중 남북 주민이 공동으로 소나무, 잣나무 및 유실수 등을 심는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행사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13년 북한이 발표한 산림정책은 연간 14만 ~ 17만ha 크기로 오는 2022년(1단계 회복기간)까지 168만 2천ha 규모의 산림복구를 목표로 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북에서 우리나라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는 양은 약 15~20%다. 나무 등 생물 소각으로 인해 발생하는 오염물질(OC)의 비중은 42%를 차지한다.

이에 홍석현 (재)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은 “북한주민들이 나무를 심고 보호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식량과 에너지가 함께 제공돼야 한다”며 “우리 힘으로는 불가능 하다. 역량 있는 국제기구의 협력이 필요하다. UN, 다자간, 양자간, 국제금융, 국제 NGO와 손잡고 북한 산림복원을 위해 손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의견으로 박은식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 사무차장은 국제기구들의 공감을 얻어 사업을 성공화 시키면 국제평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 사무차장은 “산림복원은 한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당국, NGO, 시민단체, 종교단체, 국제기구들이 참여하면 보다 다양한 방면에서 효과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국제적인 기구와 연대가 활발해지고 송도에 위치한 녹색기후기금(GCF) 자금을 활용한 재원 확보사업과 능력계활사업 등을 이용하면 더 긴밀하고 효과적으로 북한 산림복원사업이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강영식 (사)겨례의 숲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나무 심기보다 북한 주민들의 연료·식량을 우선적으로 충족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금을 투입해 산림 복구를 진행해도 가난한 북한 주민들은 살기 위해 불법 벌목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남과 북이 함께 공동기구를 만들어 한국 전문가들이 북한에 10년 이상 상주해야 산림복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문국현 남북산림협력자문위원회 위원장도 강 사무총장과 비슷한 의미로 ‘한반도 숲 재단’ 창설을 제의했다. 현재와 미래세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한반도 생태계 보전’, 남남·남북·세대간 화해·통합을 위한 ‘남북간 신뢰·평화·경제 협력 선도’, 한반도 숲 조성에 국제적 협력을 확보하는 ‘파리기후협약 기반 탄소배출권 창출’ 등이 목표다.

북한의 산림실태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영자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나무를 심는 것보다 북한에 어떤 묘목이 있는지 기후나 환경조사를 확실하게 해야 실패율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경준 한국산림정책연구회 회장은 예전 우리나라처럼 북한도 연료림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중 우리나라 산림녹화 일등공신이었던 아카시아 나무를 적극 추전했다.

고건 아시아녹화기구 운영위원장은 “임농복합조림, 양묘장 현대화, 연료대책. 이 세가지를 체계적으로 함께 추진하는 것이 북한산림녹화 성공의 필요조건이다”며 “북한이 산림복원 10년 계획으로 63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기후변화대응국가사업(NDC)으로 UN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남과 북은 이제야 대화의 물꼬를 트고 서로를 다시 알아가기 시작한 단계다. 산림협력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분야다. 남북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산림협력이 앞장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국조경신문]

이낙연 국무총리의 개회사 [사진 김진수]
이낙연 국무총리의 개회사 [사진 김진수]
고건 아시아녹화기구 운영위원장이 축사를 하고있다 [사진 김진수 기자]
고건 아시아녹화기구 운영위원장이 축사를 하고있다 [사진 김진수 기자]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의 인사말 [사진 김진수 기자]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의 인사말 [사진 김진수 기자]
숲속의 한반도 만들기 퍼포먼스 [사진 김진수 기자]
숲속의 한반도 만들기 퍼포먼스 [사진 김진수 기자]
숲속의 한반도 만들기 토론회 [사진 김진수 기자]
숲속의 한반도 만들기 토론회 [사진 김진수 기자]
사진 좌측 상단부터 홍석현 (재)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문국현 남북산림협력자문위원회 위원장, 김필주 평양과학기술대 농업생명과학대학장, 박종호 산림청 차장, 지학수 기독교대한감리화 사무국 총무목사, 김평환 한국자유총연맹 사무총장 [사진 김진수 기자]
사진 좌측 상단부터 홍석현 (재)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문국현 남북산림협력자문위원회 위원장, 김필주 평양과학기술대 농업생명과학대학장, 박종호 산림청 차장, 지학수 기독교대한감리화 사무국 총무목사, 김평환 한국자유총연맹 사무총장 [사진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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