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을 더자이언트(주) 대표
임병을 더자이언트(주) 대표

[Landscape Times]‘조’는 토네이도(Tornado) 즉 '트위스터'라는 회오리 바람에 아버지가 날아가는 것을 목격하고, 어른이 된 후 토네이도를 쫓으며 토네이도 예보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사람들의 피해를 막고자 연구하는 직업으로 삼게 된다. 그녀와 이혼을 앞둔 남편 ‘빌’은 이 분야의 든든한 파트너였기에 결국 함께 나서게 된다.

조와 빌을 비롯한 연구팀은 토네이도 계측기를 토네이도 안에 밀어 넣어 지금까지 아무도 알지 못했던 토네이도의 실제를 밝히려는 시도를 목숨을 걸고 수행하는데, 토네이도 내부의 풍속이나 기온 그리고 압력 등의 수치를 자료로 하여 토네이도의 형성과 실체를 밝혀 지금보다 훨씬 나은 예보 체계를 세워 인명을 구하려는 것이다.

조와 빌이 같이 연구했던 토네이도 계측기 '도로시'를 토네이도 속에 설치하러 출동한 그들은 토네이도에 아주 가까이 접근하면서 수차례의 목숨을 건 사투 끝에 마침내 성공을 해낸다. 이들의 고귀한 노력으로 토네이도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생생한 자료의 수집이 가능해짐과 동시에 토네이도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빌의 계측기 디자인을 도용하여 자신이 발명한 것처럼 발표해 버린 빌의 옛 동료 조나스는 모든 공로와 명예를 가로채고 자신의 이익을 높이려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 그는 대기업의 지원을 받으며 토네이도를 쫓아다녔는데, 결국 조와 빌과 토네이도 앞에서 마주치며 다툼을 하다 회오리 바람에 휘말려 최후를 맞이하였다.

이 이야기는 1996년에 개봉한 ‘트위스터’라는 영화다. 토네이도로 인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토네이도에 도전하고, 새로운 기상연구 및 예보의 시대를 열려고 했던 연구자의 이야기였다. 당시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고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꿈과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지금의 내가 조경이란 지점에 서있게 하고, 나의 삶을 있게 한 감사하고 감동적인 영화이다.

영화나 노래는 누군가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관객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있는 힘을 가졌다. 그리고 영화나 노래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스토리, 어느 날의 추억, 어떤 공간의 감동은 사람들이 꿈을 얻고 목표를 갖도록, 그리고 적어도 그것을 칭송할 수 있도록 만드는 마력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

우리 조경이 과연 그런 존재였을까? 혹은 그런 존재일 수 있을까? 한창 꿈을 키워야할 어린이 혹은 청년이든,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중장년 혹은 노년이든, 누군가에게 큰 감동이 되고 꿈과 목표가 되는 스토리를 조경은 전해줄 수 있을까?

Yes라고 답할 수 있다면 조경시대는 분명 올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에는 당당하게 Yes라고 답하기에는 뭔가 멋쩍은 면이 있어보인다. 그럼에도, 조경의 놀라운 강점은 언제나 밝은 미래, 비전이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 감명이 되는 스토리와 히어로가 등장만 해준다면 현실이 된다.

토네이도에 몸을 던지는 조와 빌과 같은 사람들이 많아져야하며, 그들 중 일부는 히어로가 되거나 그들이 이루어낸 성과가 놀라운 혁신과 스토리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조경이 누군가에게는 동경의 대상, 꿈과 같은 대상이 되어야만 한다.

조경시대는 지금의 것을 가만히 지키면서 올 수는 없다. 누군가가 만들어낼 테니, 나는 그것을 잘 사용해주겠다는 마인드로는 변화할 수 없다. 공무원이든 교수든 산업계 종사자든 학생이든 누구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고, 누군가가 과감히 뛰어들 때 ‘평가하고 검증하고 지켜보려는’ 시도를 멈추고 ‘함께 뛰고 응원하고 지원하는’ 참여와 공감이 있어야만 조경시대는 올 수 있지 않을까.

공공기관 및 대기업에게 요청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누군가가 만들어내는 것을 검증하고 반영할지 말지 결정하는 방식 말고, ‘조경’의 시대를 개척하고 개선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과감히 개발하라는 ‘투자와 지원’ 방식의 R&D지원사업, 연구용역 등을 추진해주실 바란다.”

마지막으로, 업계 및 학계 전문가들에게는 이런 부탁을 하고 싶다. “보잘 것 없는 나의 회사에서도 시도하고 있듯이 조경이란 큰 틀 안에서 다방면으로 연구하여 ‘자신의 사업’만이 아니라 ‘조경 전체’가 한단계도약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시도하고, 정부기관 등에 공정하고 협조적인 업무를 꾸준히 요구하자.”

2018년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조경시대가 도래하는 2019년을 함께 기대할 수 있었으면 한다. 올 한 해에도 한참 모자란 본인에게 응원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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