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itated garden’, 2018, fresco, scratch on lime wall, 90×140cm (자료제공 소피스 갤러리)
‘Imitated garden’(모사된 정원), 2018, fresco, scratch on lime wall, 90×140cm (자료제공 소피스 갤러리)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프레스코 작업으로 알려진 김유정 작가의 개인전 ‘식물에도 세력이 있다(Plants also have power)’가 소피스 갤러리에서 1월 19일까지 개최한다.

본 전시는 식물이라는 소재를 고전적인 프레스코 기법을 사용해 현재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에 머물고 있는 작가가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타국의 정체성과 문화를 다층적으로 녹여낸 작품들로 선보인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식물이라는 소재를 기존의 라이트박스나 식물 설치 작업에서 더 나아가 작가가 작업실에서 사용하던 침대, 소파, 탁자 등 일상의 사물들과 함께 배치하면서 다양한 풍경을 선보인다.

작가는 그동안 회칠한 벽체를 한 획, 한 획, 일일이 긁어내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프레스코 작업을 오랫동안 고수해오면서 인간의 트라우마와 그 극복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왔다. 프레스코 작업은 기법의 특성상 특수 제작된 벽체에 초지와 화지를 바르고 화지가 마르기 전에 작업을 끝내야 하며 굉장한 숙련도와 세밀함이 필요하다.

작가는 틸란드시아에 의해 잠식되면서 또 다른 풍경을 자아내는 설치 작업인 ‘세력도원(Plant kingdom)’, 무의미해진 식물의 껍질과 이파리를 한데 모아 사진으로 구현한 ‘세력도감(Forced plant)’ 연작 등 사소하거나 연약하게 보이는 것들이 무리나 집단을 이루며 만들어내는 힘을 식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은유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기존의 프레스코 회화, 사진 작업, 식물 설치 작업을 작가의 작업실이나 타국의 새로운 거주지에서의 일상과 밀접하게 결합시키면서 스펙트럼을 더욱 확장해 나가고 있다. 동시에 식물을 연약하지만 무리나 집단을 이루며 힘을 가지는 존재로 상정하면서 관람객들로 하여금 식물들이 만들어낸 숨의 광경과 집단적 세력을 느끼며 미적으로 승화되는 지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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