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식(사)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상임이사한림에코텍(주) 대표

우리나라는 연례적으로 홍수와 가뭄으로 인해 수많은 재산과 인명 피해를 겪어왔다.

이와 같이 반복되는 자연 재해를 예방하고 오염된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여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사업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매우 시기 적절하며 대운하 사업과는 달리 국민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2012년까지 무려 14조원을 투자하는 역사상으로도 보기 드문 대규모 사업인 4대강 살리기는 후손들로부터 “참으로 지혜롭게 하천정비를 하였다”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또한, 이번 사업을 통해 새로운 사업 노하우와 기술의 발전을 이뤄 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국가 성장 동력으로 기여해 줄 것을 기대하면서 조경분야에 몸담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의 조경분야의 역할’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조경이라는 이미지가 어떠한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점차 개선되고는 있지만, 조경이 무엇인지 일반인들에게 묻는다면 나무 심는 것, 공원 조성하는 것 정도로 대답하기 쉬우며, 이러한 인식은 조경업계가 지속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영향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조경분야에 중추적인 역할 부여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조경의 역할에 대한 평가가 저하되어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동안 자성이 없었던 조경분야에서는 지난 3월 한국환경복원녹화기술학회 주최로 ‘4대강 살리기 생태공학적 접근 학술세미나’를 개최하여,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바가 있다.

4대강 살리기와 같은 대단위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4대강 현황 파악을 통한 설계 대안의 도출이 요구된다.

하천환경의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천환경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며, 대안수립 후, 실제 시공에 대한 공법 수행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4대강 살리기의 실제적 수행을 위해서는 대하천에 필요한 제품이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4대강 살리기는 현황분석, 설계, 시공, 제품, 모니터링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한 총체적인 대비가 필요하겠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조경의 역할을 고찰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하천의 역사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내의 하천개발 역사는 도시개발 등이 시행되면서 이·치수 기능을 확대하는 ‘방재하천’에서 시작하여, 1990년대 환경적 기능이 대두되면서 해외 사례를 도입한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하려는 노력이 진행되어 왔다.

2000년을 지나면서 하천의 원형에 가깝게 조성하려는 노력이 진행되면서 자연형 하천에 대한 개념이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었고, 현재는 하천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생물중심의 하천인 ‘생태하천’의 개념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러한 하천개발 방법의 변천은 1998년 양재천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을 시작으로 2005년 청계천 조성사업까지 거쳐 오면서 하천개발 적용개념 및 공법의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생태하천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의 부족으로 하천의 다양한 생태적 기능이 많이 간과되었고, 단순한 제방의 식생호안블럭 설치가 생태하천의 전부인양 간주되어 오다가 2-3년 전부터 환경단체 및 지역 주민들의 생태하천 복원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면서 점차 하천의 기능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어도 및 여울조성, 수질정화, 그리고 수생식물 식재 등 생태적 이해가 많이 높아졌다.

현재 4대강과 집수지역에는 수많은 생태계 훼손이 존재하기 때문에, 진정한 생태복원적 차원에서 생태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하천생태계의 구조, 생태적 과정 및 기능을 되살리고 습지를 확대해 생태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 설계, 시공, 제품, 모니터링 등 일련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나, 이미 교육을 통해 조경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생태복원적 개념에 대해서는 많이 인식하고 있고, 인식의 전환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이 4대강 살리기에서 이러한 생태복원적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실제적 제품의 적용이 가능해야 하지만, 현실 상황은 그렇지 않다.

지난 4월 2일자 중앙일보 기사를 보면 ‘20조원 수자원 개발시장 네덜란드의 공습’이라는 기사를 보면 조경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긴장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략) 경인운하와 4대강 살리기, 한강 르네상스 등 수 조원에서 수십 조원이 투입되는 정부와 지자체의 대규모 국책사업을 겨냥하여 운하 강국인 네덜란드의 5개 대형업체들이 국내 물 관련 개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략)”

네덜란드 이외에도 일본․미국 등 많은 선진국의 수많은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국내 하천 자재업체들의 개발 제품에 대해서는 공무원들이 선정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사용을 꺼리면서도, 외국의 특정업체 제품은 성능이 우수하고, 해외 시공사례도 많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이 크게 우려된다.

이러한 현실적 상황은 국가정책 입안자들이 보다 구체적이고 치밀한 계획으로 부족한 국내기술의 분석을 통해 관련업체 능력을 파악하여 부족한 기술에 대해서는 사전에 R&D를 통해 개발이 가능하다고 본다.

또한, 조경업계에서도 4대강 살리기에 적극적 참여를 위해서 단순한 이익추구가 아닌 진정한 하천의 생태복원을 위한 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도록 해야 한다. 하천분야에 적용되는 제품의 한계성은 자재업체에 종사하는 임직원들이 단순한 이익추구를 앞세웠기에 초래한 면도 없지 않으므로, 앞으로 진정으로 하천환경의 생태복원을 이룰 수 있는 제품의 개발에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4대강 살리기에서 조경분야 특히, 하천산업은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지만, 현실적 제약요인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 개선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하천이라는 환경이 홍수방재적 기능, 수질정화기능, 생물서식처 기능, 경관 기능, 친수환경 기능 등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순기능 수행을 목표로 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조경분야의 더욱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인식전환 등 통합적인 대응방안의 마련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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