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차밭(사진제공 농식품부)
국가중요농업유산 11호로 지정된 보성 전통차 농업시스템(사진제공 농식품부)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의성 전통수리 농업시스템’, ‘보성 전통차 농업시스템’, ‘장흥 발효차 청태전 농업시스템’ 3곳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했다.

이번에 지정된 국가중요농업유산은 지난 8월 말 시․군이 신청한 이후 3개월간 전통문화, 생태환경 전문가들로 구성된 농업유산자문위원의 자문회의 및 현장조사를 통해 최종 결정됐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0호로 지정된 ‘의성 전통수리 농업시스템’은 화산지역이자 연간 강수량이 적은 농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삼한시대 조문국 시대부터 수리시설을 축조해 수도작과 한지형마늘의 이모작 농업환경을 조성해왔다.

물이 귀한 이 지역에서는 금성산 고도에 따라 할아비못-아비못-손자못으로 이어지는 연속관개시스템을 구축하고, 벼의 냉해 방지를 위해 따뜻한 상층부의 물이 먼저 논에 공급될 수 있도록 못을 설계하고 물이 흐르는 관인 수통과 밸브 역할을 하는 못종을 조작하도록 하는 과학적인 전통관개기술을 발전시켜왔다.

강수량이 적은 농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전통수리 농업시스템을 발전시켜온 의성 지역은 국가중요농업유산 10호로 지정됐다.
강수량이 적은 의성 지역의 농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전통수리 농업시스템이 국가중요농업유산 10호로 지정됐다. (사진제공 농식품부)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1호로 지정된 ‘보성 전통차 농업시스템’은 경사지 등고선에 따라 간격과 수평을 맞추는 계단형 차밭 조성 기술과 탁월한 경관이 높이 평가됐다.

보성은 전국 차 재배면적의 35%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오랫동안 차 재배를 해왔다. 보성의 등고선식 계단형 차밭은 부족한 농지를 대체할 생계수단으로써 산의 비탈진 면에 조성됐다. 곡괭이, 삽으로 면을 고르고 새끼줄로 등고선에 맞게 수평을 유지해 폭 2m 간격으로 층층이 만들어진 차 밭은 과학적이고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2호로 지정된 ‘장흥 발효차 청태전 농업시스템’은 비자나무, 소나무 등 반음반양(半陰半陽)을 이용해 수목 하층부에서의 차 재배환경 조성과 청태전을 만드는 제다과정, 음다법 등 오랫동안 독특하게 유지돼온 친환경 농법이 중요농업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청태전’이라는 명칭은 김의 주산지인 장흥에서 ‘청태로 빚어 만든 구멍 뚫린 동전과 같게 만든 돈차’라는 의미에서 유래했다. 차나무와 공생하는 상층목의 가지를 정지하여 햇빛이 들어오는 양을 조절하는 재배기법은 찻잎 수확량 및 차의 맛을 좌우하는 성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청태전의 맛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중요농업유산 12호로 지정된 장흥 발효차 청태전 농업시스템
국가중요농업유산 12호로 지정된 장흥 발효차 청태전 농업시스템(사진제공 농식품부)

오병석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농업유산은 지속가능한 개발에 기여하는 생동하는 자산이다. 단순히 보존‧유지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농촌지역 공동체 유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유산의 가치를 국민들과 공감하는 동시에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 빛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국가중요농업유산을 발굴 보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중요농업유산은 농업인이 해당 지역에서 환경, 사회, 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시켜 온 유무형의 농업자원 중 보전해 전승할 가치가 있다고 국가가 인정, 2013년부터 지정해 오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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