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최영환 인턴기자] 2018년 11월 10일 오후 1시였다. 뚜벅이투어 여행자들이 전라남도 화순군에 도착했다. 남도지방이라 아직 울긋불긋한 단풍들이 버스 창문 양 옆으로 즐비했다. “여기야?”, “여기인가!?” 뚜벅이투어 여행자들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하지만 아니었다. 버스는 산 속 단풍나무사이로 더 올라갔다. 두메산골 같은 모습에 버스도 움직이기 쉽지 않았다. 그때였다. 화순군 남면 사평리에 비밀로 가려진 숲이 열렸다. ‘양림원’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화순군 비원(秘園)이다.
양림원은 약 46만 제곱미터(14만여 평)다. 양림원에는 자연만이 있다. 콘크리트도 없다. 들어서면 잔디마당이 펼쳐진다. 마당 한쪽엔 여정이 시작되는 길이 있다. 길을 나서면 녹색 카펫이 보인다. 이끼가 뚜벅이 투어 여행자들을 인도하는 것이다. 곳곳에 석확도 있다. 다람쥐가 물을 먹는 쉼터다. 조영자가 만든 배려다.
검지 석상 ‘저 높은 곳을 향하여’는 산 중턱에 있다. 하늘을 가리킨다. 힘찬 근육과 핏줄이 묘사됐다. 정상으로 향하라는 의지다. 뚜벅이투어 여행자들도 같이 하늘을 가리킨다. 정상에서 새로운 자연이 펼쳐진다.
양림원의 고갱이는 정상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그 규모가 입이 벌어질 정도다. 한두희 양림원 사장은 “주변 산이 이 양림원 정상을 향해 읍소한다.”고 했다. 맞다. 무등산도 옹성산도 양림원 정상을 향해 읍소했다. 그런데 유독 붉은 빛을 띠며 읍소하는 산이 있었다. 단풍으로 붉은 산이 아니다. 화순 적벽(赤壁)이다. 정상 풍경이 단순히 녹색으로 번져 있었다면 얼마나 남루했겠는가. 눈 맛이 가히 일품이었다.
그런데 단풍나무 속에 숨은 정원이 또 있었다. 양림원에서 나와 10분 걸으면 작은 정원이 하나 있다. 임대정 원림(臨對亭 園林)이다.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임대정을 둘러쌌다. 아름답다. 양림원 입구로 들어가기 전에 있다. 일석이조였다.
화순에는 궁금증이 가는 장소가 또 있다. 도암면 대초리에 있는 사찰이다. 운주사다. 정확한 창립연대를 모른다. 도선국사가 비보(裨補)를 위해 천개의 탑과 불상도 만들었다. 하루 만에 만들었단다. 천불천탑이다. 거짓말 같다. 운주사 산 중턱에는 하늘을 응시하는 거대한 와불이 있다. 그대로 일어서면 화순 적벽을 응시한단다. 역시 의미심장하다.
배선영 뚜벅이투어 여행자(수자원공사 과장)가 말했다. “원석에서 보석으로 변하고 있는 명소들이다”라고. 세상은 온통 비밀에 부쳐진 원석이다. 알 수 없는 세상, ‘화순의 원석’에서 보석 같은 뚜벅이 여행도 괜찮겠다.
[한국조경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