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문화제, ‘의미’는 남고 ‘과제’만 쌓였다
조경문화제, ‘의미’는 남고 ‘과제’만 쌓였다
  • 지재호 기자
  • 승인 2018.11.08
  • 호수 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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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알리기 계기 삼았지만
‘대국민·대정부’는 없었다
“학생이 전부” 볼멘소리도
[사진 지재호 기자]
[사진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3년 만에 부활한 2018 대한민국 조경문화제는 의미만 있었을 뿐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만 산적한 이벤트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조경문화제는 (사)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총재 서주환)의 주최로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5일간 서울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개최됐다.

환경조경대전을 비롯해 조경문화대상, 북 콘서트, 도시재생 세미나, 조경문화 영화산책과 공원산책, 궁궐 조경답사, 조경설계업협의회 세미나 등 기존에 각 단체들이 매년 진행해 온 행사들을 조경문화제 일정에 맞춰 진행했다.

때문에 개최 기간 동안 매일 조경문화제 행사 프로그램은 이어질 수 있었고 알차게 보였다.

‘함께하는 조경’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조경문화제를 계기로 조경을 알리고 대정부와 국민에게 조경의 필요성과 역할,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어필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조경문화제 기간 내내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가 개최됐지만 ‘대정부와 대국민’은 만나 볼 수 없었다.

또 조경문화제 행사 일환으로 처음 선보인 팝업가든에 대한 시상식은 개막 식전행사로 전락해 3대 시상식(조경인상, 환경조경대전, 조경문화대상)에 밀려 5분이 채 걸리지 않고 정리되는 상황도 연출됐다.

조경문화제 개막 및 시상식장에는 200여명의 청중들 중 대부분이 학생이었기에 3대 시상식 후 아카펠라 공연이 시작될 즈음에는 다수가 빠져나가 그 수를 눈으로 가늠할 정도였다.

이날 참석한 조경계 관계자는 “그나마 조경학과 학생들이 아니었으면 이마저도 없어 관계자들만 남을 뻔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시간 안배도 지적됐다. 1일 ‘도시재생과 조경세미나’가 T2에서 1시부터 4시30분까지 진행되는데 ‘인구감소 시대의 농촌조경 진단’이 T6에서 3시부터 진행됐고, 2일에는 북콘서트와 조경설계업협의회 세미나가 같은 시간에 각기 다른 장소에서 개최됐다. 결국 청중들이 분산되는 현상이 발생되면서 주최 단체들은 한산한 분위기를 우려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개막 및 시상식장에 들어가기 위해 등록 대기하고 있다.  [사진 지재호 기자]
학생들이 개막 및 시상식장에 들어가기 위해 등록 대기하고 있다. [사진 지재호 기자]

 

한편 문화비축기지 내 가로등에 걸친 베너와 광장 한 쪽에 제작된 입간판, 프로그램 일정이 적힌 합판 하나가 조경문화제 개최를 알려주고 있었다.

합판에 기록된 프로그램을 접한 한 시민은 “전부 세미나와 전시만 있고 볼게 없네”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반응은 조경문화제를 취재한 타 매체 기자도 비슷한 상황의 목격담을 얘기할 정도였다.

3일 토요일에는 마포구에서 개최한 플리마켓이 개최돼 광장 전체와 입구에는 다양한 플래카드들이 널리면서 조경문화제 관련해서는 흔적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행사장에 들어서야만 만날 수 있는 접이식 리플릿에는 공연장과 전시장, 강의 프로그램들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외부에서는 조경문화제 프로그램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조경협회는 세미나를 개최하는 장소에 고육지책으로 급조한 복사본을 붙이는 상황도 벌어졌다.

조경 설계업 관계자는 “큰일이다. 대정부는 그렇다 치고라도 기업체 간부나 학교 교수들이 움직일 때 따라나서는 학생들 빼고 누가 있느냐”며 “조경문화제가 이런 식으로 개최되면 결국 그들만의 축제로만 한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화비축기지의 상징적 의미는 공감하지만 함께하는 조경이라는 주제아래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에는 장소가 좋지 않다”라며 “가뜩이나 대부분의 행사들이 세미나와 사진 일색인데 일부러 찾아와서 보겠냐?”며 반문했다.

이번 조경문화제는 큰 의미를 둔다면 조경계를 하나로 모아 조경을 알릴 수 있는 구심점을 다시 부활시켰다는 것으로 높은 평가를 줄 수 있다. 그러나 각자 단체별 행사에만 집중하다보니 조경문화제 행사의 중심을 잡아줄 컨트롤타워가 없어 청중들이 알아서 찾아다녀야 했다.

프로그램 또한 세미나와 작품 판넬전시, 사진전시 정도였고 그나마 영화산책과 팝업가든은 색다른 이벤트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얻었지만 이렇다 할 볼만한 공연이나 체험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것은 분명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썰렁한 T2 입구 모습  [사진 지재호 기자]
썰렁한 T2 입구 모습 [사진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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