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권 가천대 조경학과 교수  [사진 지재호 기자]
최정권 가천대 조경학과 교수 [사진 지재호 기자]

 

[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조경을 보면, 물을 다스리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조경가가 물을 잘 다스리면 천하를 얻게 될 것이다. (治水國平天下 : 치수국평천하)”

지난 2일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회장 최원만, 이하 조설협)는 제3회 조경설계가의 날 기념 ‘새로운 공간 가치 - 세 번째 만남’ 최정권 가천대 조경학과 교수 특강 시간을 가졌다.

이번 주제는 ‘한·중·일 정원이야기’로 최정권 교수가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중국과 일본 답사를 다니면서 느낀 정원에 관한 역사적 배경과 한중일 3국간 교류, 시대적 변천사들을 설명했다.

최 교수는 “중국 황제들 중에는 조경황제라 할 정도로 조경에 많은 노력을 보인 황제들이 있다. 특히 양귀비에 빠져 있던 당현종은 사실 조경하느라 정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던 황제 중 한 명”이라며 “예로부터 중국의 역사는 치수의 역사라고 할 만큼 치수 성공이 리더십 성패의 열쇠가 정치가가 되기 위한 최고의 덕목이었다”며 보이지 않는 90%의 수경관 이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때문에 물이 생성되고 흐르는 과정을 이해해야 하는데 우리 조경가들은 물 보는 것을 어려워하고 좁게 보는 경향이 있어 중국이 지리와 수리(水理)에 능할 때 상대적으로 발전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

맹자는 ‘물을 보는 데는 방법이 있나니, 반드시 그 여울목을 보아야 하느니라’라고 말했는데 이를 가까운 일본조차도 물을 중시해 왔던 것을 우리는 다소 등한시 해 온 점을 최 교수는 안타까워했다.

특히 불국사 구품연지(九品蓮池)는 신라시대에 축조됐으나 조선시대 영조 3년까지는 흔적이 남아있었으나 1938년 일본에 의해 불국사는 재건축됐고 이때 그 흔적마저 없애버린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지난 1973년 불국사 복원당시 구품연지 발굴조사가 진행됐으나 흙으로 매몰된 흔적이 발견됐고, 또한 수구에 물을 공급하는 우물도 매몰됐다. 이를 복원하는 작업이 진행됐으나 예산 때문에 복원을 하지 못한 것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최 교수는 강조했다.

일본의 조경은 예부터 사람이 있는 조경을 해 왔지만 우리나라는 사람이 없는 조경을 가르치고 있다고 최 교수는 말했다.

일본은 수미산(須彌山)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수나라와 당나라에 엘리트들을 보내 조직적으로 조경을 배우게 했다. 당시 낙양과 장안에서 풍수를 배워 교토에 그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지재호 기자]
[사진 지재호 기자]

 

우리는 동북조경이 사라지고 있을 때 일본은 서원조 정원, 천황정원 등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었고 가쓰라 리큐(桂離宮), 슈가쿠인 리큐(修學院離宮), 센토고쇼(仙洞御所)등 권력과 권위 정신이 빚어낸 정원의 요체가 등장했다.

여기에 후지와라(藤原)의 서자였다는 다치바나 토시츠카는 물을 끌어들이는 방식에 있어서 정원 내에 물을 이끌어 흘러가도록 물을 만들고, 암석과 초목으로 풍치를 더했다. 또한 물이 흐르며 튀어나온 지면 부분 표현에 있어 물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야리미즈 : 遺水), 다리의 위치는 어디에 놓을 것인가 등 고민해서 조성했다. 이는 일본 정원만들기의 고전으로 손꼽히고 있을 정도다.

일본 전통조경양식을 계승 발전시킨 다도가이자 조경가 고보리 엔슈(小堀遠州), 가마쿠라와 무로마치 시대의 승려로 돌 배치를 중요시 하는 선정원 창안자 무소 소세키(夢窓疎石), 센고쿠, 아즈치·모모야마 시대에 활동한 다도가인 센노 리큐(千利休) 등 역사적 조경가들의 등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 교수는 “왜곡되고 과장되는 부분도 있지만 시공간적으로 해석한 동아시아 수경관과 전통 수공간 경관의 이해를 통해 조경설계 역량을 강화하고 동아시아 조경유산을 물려받은 후손들로 한국 조경가로서의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한국조경신문]

 

[사진 지재호 기자]
[사진 지재호 기자]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