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내년 5월 정식개장을 앞둔 서울식물원의 가치와 사회적 역할을 논하기 위한 '2018 서울식물원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26일 서울식물원 식물온실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에 대응하는 식물원 본연의 역할은 물론 사람과 환경을 연결, 궁극적으로 지역사회‧지역주민과의 관계 속에서 공공재로서 서울식물원의 비전이 모색됐다.

서울식물원의 가치와 사회적 역할을 논하기 위한 ‘2018 서울식물원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26일 서울식물원 식물온실센터에서 개최됐다.
서울식물원의 가치와 사회적 역할을 논하기 위한 ‘2018 서울식물원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26일 서울식물원 식물온실센터에서 개최됐다.

2주 동안 40만 명 방문 기록

박원순 시장, “여전히 식물원 부족”

식물 도시를 향해 2단계 구상 비춰

‘서울식물원, 새로운 도시문화를 열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인사말에서 “임시개장 후 40만 명이 이미 방문했다. 식물원에 대한 시민들의 굶주림이 얼마나 컸을까 한편으로 안타깝다”며 “(서울식물원이) 여의도 공원 2배 정도 면적인데 여전히 모자라다. (중략)2단계 구상해주십시오. 한 도시가 문명의 도시로 거듭나려면 식물과 생물 다양성이 함께 살아있어야 한다. (중략) 심포지엄에서 삭막한 서울이 식물원과 생물다양성의 도시로 전환되는 것을 알리며 세계 어느 도시 못지않은 식물의 도시로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조강연으로는 국립생태원 초대원장을 지낸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가 발표했다. 최 교수는 생태계를 떠받치며 기후변화 문제를 조절하는 식물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생물다양성은 전 세계가 공유해야 함을 강조했다. ‘식물원과 도시에서의 삶’을 주제로 강연에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고 있다. 도시 안에 대자연을 끌어들여 도시 안 녹색지대 만들어야한다”며 “서울식물원 조성이 반갑다. 대부분 도시에 살게 되므로 도시민에게 자연을 알리고 자연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국립생태원의 경우 개미전시와 30만 명 관람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 사례와 더불어 최근 제기된 동물권을 언급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최재천 교수
최재천 교수

 

사람과 자연이 있는 ‘관계’의 식물원,

한국형 식물원이란 무엇인가…과제

1부 발제에서는 마이크 먼더 에덴프로젝트 전무이사와 강기호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 부장이 ‘식물원의 이념과 가치’라는 주제로 영국과 한국의 식물원 현황과 비전을 소개했다.

마이크 먼더 이사는 동식물 등의 자연을 바탕으로 한 식물원이자 공공교육기관인 영국의 콘월의 에덴프로젝트의 사례를 발표하며, 18년 전 개관 이후 정직원 400명이 운영, 2700만 파운드 창출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음을 소개했다. 그는 서울이라는 도시에 개원한 서울식물원과 황폐한 땅으로 생태적으로 재생된 에덴프로젝트를 연결하며, “환경과의 연결로 소외된 도시민과의 연계 도모를 중시한다. 식물원은 궁극적으로 수익보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생태의 연계 장소다”고 말했다.

강기호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 부장은 전 세계 야생종자가 보존돼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현황을 통해 서구개념의 식물원에서 벗어나 한국적인 식물원을 논했다. 그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백두대간 보존과 한국 비롯한 세계 종자 보존, 기후변화 취약 고산식물 보존, 봉화라는 낙후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관심을 가지며 “한국적인 조경이 무엇인가 물음이 많다. 식물원도 다른 관점으로 접근이 필요하다. 국민들의 정서 안정, 즐거움 나누는 곳”이어야 함을 말했다.

‘식물원의 이념과 가치’라는 주제로 발표한 마이크 먼더 에덴프로젝트 전무이사와 강기호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 부장.
마이크 먼더 에덴프로젝트 전무이사와 강기호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 부장.

 

“멸종위기식물 보전” 식물원 역할

식물원 간 지속적인 네트워크 필수

서울식물원 식물보전센터 중심이어야

2부 발제에서는 ‘지역사회와 식물원’이라는 주제로 전정일 신구대 원예디자인과 교수, 박원석 아모레 퍼시픽기술연구원 기반혁신 연구소장, 이원영 서울식물원장이 식물원의 사회적 역할을 발표했다.

전정일 교수는 “전통적으로는 식물원의 기능을 수집‧증식‧보전‧연구‧전시‧교육으로 정리한다. 이를 확대시키는 것이 전시와 교육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휴양과 문화다. 그 핵심에는 식물이 있다”며 최근에는 식물원의 패러다임이 멸종위기식물 보전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구대식물원에서 국립수목원 지원으로 황학산수목원과 공동 연구”하는 “희귀식물 재도입” 연구네트워크를 통해 식물원 역량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수도권에 식물원 밀집도가 높다. 식물원이 식물 연구가 기반이 돼야하는데 제대로 기능하는 곳이 별로 없다”고 지적하며 서울식물원이 수도권 내 식물원의 중심이 되기를 언급했다. 덧붙여 “서울식물원이 식물보전센터(CPC)로서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원석 아모레 퍼시픽 기술연구원 기술혁신연구소장은 식물원 운영을 통한 지역환경개선 등 기업의 녹색역할을 했다. 공업지대인 오산에 2만 5000평의 녹지를 조성, 5000평 면적의 식물원과 1000여 종의 식물 연구동 운영을 통해 화장품 원료식물 연구 및 보전, 지역사회에서의 환경교육, 원료 구매 등 지역상생 시스템을 소개했다.

전정일 신구대 교수
전정일 신구대 교수
이원영 서울식물원 원장
이원영 서울식물원 원장

 

이원영 원장, 시민 주도 식물원 위해

지역사회와의 지속적인 교류 확산할 것

이원영 서울식물원장은 막 서울식물원의 출발 테이프를 끊고 임시 개방한 서울식물원이 사회적 역할을 물었다. 이 원장은 “시가 서울 꽃으로 피다 캠페인으로 시민주도형 도시녹화운동을 확산해왔다. 가드닝 문화 확산의 거점으로서 서울식물원이 탄생했다”며, 식물문화와 생물다양성 보전과 증식을 위한 가드닝 문화의 허브로서 서울식물원의 공공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초기 운영단계에 있는 서울식물원의 운영과제로서 지역사회 커뮤니티 및 식물애호가,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킹 통해 식물원 비전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어린이정원학교, 식물문화센터 등 미래세대 교육 프로그램 집중 ▲그린 허브 역할을 위해 지역사회와 협업하며 식물원 운영 방향 공유 ▲식물문화 플랫폼으로써 온오프라인에서 식물과 만날 수 있는 참여의 장 확산 등을 제안했다.

끝으로 마이크 먼더 이사는 패널토론에서 시행착오과정에 있는 서울식물원의 선배격인 20년 역사의 에덴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성과 공공성, 이것이 서울식물원의 정체성이 될 것이고 식물원의 성패는 여기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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