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얼마 전 임시 개방한 서울식물원이 주말마다 많은 인파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의도공원 2.2배 크기의 서울식물원 조성은 그동안 녹지환경이 부족했던 서울 서남권의 시민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서울식물원은 다양한 식물을 공원에 전시함으로써 도시 근교민이면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도심 형 식물원을 표방하며 식물원의 사회적‧환경적 순기능을 환기시켰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공공예약서비스 홈페이지에 투어 프로그램 공고가 나오면서 식물원을 찾는 이는 더욱 많아졌다고 한다. 주제원을 포함해 서울식물원의 랜드마크인 온실이 있는 식물문화센터, 수변가로 등이 투어 코스에 포함됐고 주말이면 온실은 특히 혼잡을 이룬다.

그러나 휑한 식물원 전경과 아쉬운 식재 문제로 이른 개방에 대한 비판 어린 목소리도 들려온다. 이 가운데 조혜령 가드너와 (주)그람디자인은 온실기획전 ‘식물탐험대’을 통해 온실의 기원과 식물원정대의 최초 풍경을 온실 곳곳에서 재기발랄하게 조성, 조경안팎을 넘나들며 식물원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으로 온실의 역사와 문화를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또한 서울식물원이 있는 마곡지구의 옛 장소성과 씨앗을 콘셉트로 식물원의 정체성을 표현한 황지해 가든디자이너의 작가정원 ‘움직이는 씨앗’과 식물 채집을 기반으로 한 패턴제작소 바스큘럼의 ‘식물패턴’ 등 식물을 소재로 한 조경 인접분야 전시도 소요하며 즐기기에 훌륭하다.

이처럼 식물원의 아쉬운 ‘빈자리’는 젊은 조경가와 예술가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로 채워져 식물원 투어에 생생함을 더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들 작품을 감상하기 우한 동선 안내나 간판 등이 모호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어 애써 찾아야한다. 특히 온실이 있는 식물문화센터에서 전시되고 있는 ‘식물탐험대’는 전체 전시공간을 알리는 간판이나 동선조차 없어 전시를 관람하는 데 불친절한 전시임에는 분명했다.

임시 개방일정에 쫓겨 서둘러 공개했다 하더라도 적어도 개방한 공간에 대해서는 최소한 관람객을 위해 조율이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단순히 행정적인 누락일까.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식물에 이야기의 옷을 입히고 문화로써 향유할 수 있게, 이 또한 서울식물원의 많은 비전 중 하나일 것이다.

서울식물원은 내년 5월 정식 개원을 앞두고 있다. 전시에서 포착된 점은 식물원 일면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혈세로 조성되는 만큼 준비된 모습, 누구의 것도 아닌 모두의 식물원이 되도록 느린 걸음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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