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2018 아시안게임이 끝났다. 당초 종합성적 2위를 목표로 한 대한민국은 기대보다 한참이나 못 미친 메달획득으로 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아시안게임 종합성적에 관심을 갖는 국민은 거의 없다. 대신 축구의 금메달 기원과 소수의 다른 구기종목의 메달 색깔이 커다란 화제로 등장했고 아시안게임이 남자선수들의 병역특례의 디딤돌로 전락했다는 비아냥까지 생겨났다.

1973년 대한민국의 국력이 보잘 것 없었고 국민소득도 1000달러를 맴돌던 시절에 생긴 병역특례 제도는 국위선양과 문화창달 차원에서 시작됐다. 첫 수혜자는 1976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건국 이래 첫 금메달을 획득한 레슬링 금메달을 딴 양정모선수다. 올림픽 메달을 따면 연금혜택까지 받아서 선망의 대상이 됐다.

이후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체육·예술인들은 줄잡아 900명 정도가 된다고 한다. 체육인은 올림픽게임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병역혜택의 기준인데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는 4강 진입 성적으로 추가됐다. 문화예술계도 국제예술경연대회 입상성적순으로 2위 이상 입상자,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무형문화재 전수교육 이수자 같은 예술요원이 대상이다. 국제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국제 바둑대회를 우승한 프로 바둑 기사 이창호 9단도 여기에 해당됐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병역특례 혜택을 받게 된 선수가 42명이나 된다. 그러자 병역특례 제도상의 문제가 많다는 여론이 있다. 체육선수 중 올림픽이 아닌 세계대회 입상자와 형평성 측면에서 불공정하다는 말이 많고 국위선양 차원으로 보면 올해 ‘빌보드 200’에 1위 정상을 2번이나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경우는 자격이 차고 넘친다는 얘기도 있다.

병역특례는 산업계에도 있다. 기업에 근무하는 산업기능요원, 연구기관의 전문연구요원, 해운수산업계의 선박승선 예비역이 있다. 조경분야에도 병역특례를 받는 전문 인력을 채용을 배정받은 기업도 있어서 조경분야의 우수 인력 확보차원에서 조경사업체는 관심을 가져 볼만 하다.

올림픽은 국제기능올림픽대회도 있다. 17살부터 22살의 젊은 청년들이 2년마다 직업기능을 겨루는 국제대회인데 우리나라는 1967년 스페인 대회 때부터 참가했는데 지금까지 종합우승 19회의 기능 강국이다.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 수상자는 동탑산업훈장과 6720만원의 포상금, 은메달 수상자는 철탑산업훈장과 3360만원의 포상금, 동메달 수상자는 석탑산업훈장과 2240만원의 포상금 그리고 우수상은 산업포장과 1000만원의 포상금 그리고 입상자 전원에게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이 되는 병역특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조경분야의 국제기능올림픽 참가는 2005년 헬싱키대회에서 처음 참가를 해서 4명의 우수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2009년 캘거리 출전에서는 우수상 수상기준의 500점에서 0.5점이 모자라서 고배를 마신 후 조경분야 국제기능올림픽 참가는 전무하다. 조경분야 기능인력 양성에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현실이다.

국립 한국농수산대학교는 농수산 전문 인력의 양성을 위해서 학비가 무료이며 졸업 후 6년 동안 동일 업종에서 근무하면 군 면제 혜택을 받는다. 조경학과와 산림학과 학생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조경분야와 산림분야에 종사하는 인력이 반드시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진학해야 군 면제 혜택을 부여한다는 것은 체육 분야의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만 병역혜택을 주는 것과 다름이 없다. 우리국토에 식생하는 수목의 소중함과 그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젊은 조경인, 산림인들의 사기진작과 산업의 지속가능과 발전을 위해 균형 있는 조건이 부여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2018 아시안게임의 병역특례의 문제점은 불균형의 수위가 넘어섰다는데 문제가 있다. 결과와 성공만 강조하다보니 과정과 품격이 사라지고 균형이 깨진 것이다.

병역특례는 체육인들만의 몫이 아니라 조경, 환경, 산림인에게도 형평성을 갖춰 적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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