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해방 73주년을 맞아 8월 전후 나라꽃 무궁화 관련 행사가 쏟아지고 있다. 근대 이후 식민지, 해방, 분단의 시련을 거친 무궁화는 지난 20일 지난한 기다림 끝에 재개된 이산가족상봉 소식에 올해는 유독 기쁨과 서글픔의 정서와 겹쳤다.

지난 10일 광화문서 열린 ‘나라꽃 무궁화 전국축제’ 외에도 전국 지자체의 굵직한 무궁화 테마 주요 행사들이 잇따랐다. ‘나라꽃 무궁화’는 이제 가든쇼까지 닿았다. 행복청과 LH 주최로 LH가든쇼가 세종시 무궁화테마공원에서 개최되고 있다. 가든쇼에는 무궁화의 아름다운 가치, 공공정원의 창의적인 디자인, 주민활용도를 기준으로 공모를 통해 9개의 국내작가 정원이 선정, 전시되고 있다.

이는 11월 개장하는 무궁화테마공원 조성과 맞물려 정원을 통해 무궁화를 재조명하는 동시에 시민이 함께하는 공공정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막상 가든쇼 개막 당일 방문했을 때 무궁화라는 소재주의에 빠진 것은 아닌지, 무궁화의 당위와 개념만 강조된 느낌이었다.

심사 기준에 무궁화의 가치를 알리는 정원이라는 대주제가 제시하듯 적어도 가든쇼라면 창의적인 정원디자인 뿐만 아니라 정원식물로서 무궁화에 대한 다양한 식재 연출 사례들이 제시돼야 한다. 꽃이 오래 피는 대신 잎이 늦게 올라오는 무궁화의 식생을 고려해 식재해야 한다. 지속가능함은 물론이다. 더욱이 전시된 정원들이 존치되며 추후 주민들이 이용하는 공원에서 식재 활용에 대한 부분은 더욱더 요구된다. 이번 가든쇼에 따라붙는 무궁화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기까지 하다.  

한국‧프랑스 양국의 정원문화 교류를 위한 LH가든쇼와 쇼몽국제가든페스벌 간 업무협약 차 가든쇼 현장을 방문한 쇼몽 쉬 루아르 조직위원회 측에 따르면 박람회 주최 즉과 가든디자이너의 징검다리로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통해 정원조성 진행과정에서 부족한 점이나 보완점을 찾는다. 특히 봄부터 초겨울까지 열리는 박람회 특성상 정원에서 지속가능한 식물 비중이 커 이에 대한 협력이 중요하다. 여전히 정원박람회에서 식재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우리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한여름이라는 개막 시기는 정원을 감상하는 데 큰 방해가 됐다. 관람객이 가든쇼를 여유롭게 투어하기에 너무 무더운 날씨였다. 동선 상에 그늘이나 쉼터 조차 마땅치 않았다.  정원을 조성하는 가든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올여름 유난히 극심했던 혹서가 가장 큰 장애였을 것이다. 한여름 식재의 어려움 때문이다.  

무궁화는 일조량이 많으며 전지에 따라 다양한 수형으로 연출될 수 있는 정원수다. 우후죽순 생기고 있지만 매번 같은 얼굴의 정원박람회라는 비난 속에서 무궁화라는 고유한 테마로 이제 막 출발한 LH가든쇼가 향후 시민참여형 공공정원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궁’한 정원 콘텐츠와 사후관리, 지속가능함은 끊임없이 논의돼야 할 것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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