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꽃’ 수식에서 벗어나 ‘일상 속’ 무궁화로~
‘나라꽃’ 수식에서 벗어나 ‘일상 속’ 무궁화로~
  • 이수정 기자
  • 승인 2018.08.08
  • 호수 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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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심경구 박사]
생활 가드닝 위한 품종 개발 성과
무궁화 육종 국제적 경쟁력 뒤쳐져
국가 차원 재배 및 육종 기반 절실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무궁화는 가로수만 아니라 정원이나 실내 같은 생활공간으로 들어와야 한다.

위핑(수양)이나 왜성 무궁화가 더 많이 육성돼야 하는 이유다.”

이미 4개의 무궁화를 특허 등록해 로열티를 획득한 무궁화 연구가 심경구 박사(무궁화연구소 소장‧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나라꽃’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매년 광복과 독립의 상징으로서 무궁화를 만나는 이벤트를 보며 철마다 찾아오는 축제가 아닌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무궁화 연구를 거듭 강조한다.

심경구 박사
심경구 박사

왜성‧수양의 다양한 무궁화 육종 중

‘릴킴’, ‘종무’ 등 4개 품종 특허등록

약 27만주 해외수출 로열티 받아

무심계 이어 노란색 무궁화 도전하고파

뜨거운 한여름 형형색색의 무궁화가 더위에도 묵묵히 자라고 있는 충남 천안 무궁화연구소에서 심경구 박사를 만나 무궁화 연구현황을 들어보았다.

현재 수원시에서 시를 상징하는 무궁화 품종을 용역 받아 품종 개발 중인 심 박사는 “꽃도 보고 물도 주며 생활 속에서 무궁화를 감상해야 하는데 무궁화를 가로수처럼 크게 심으니 가까이 다가가 즐길 수 없다”며, 담벼락이나 정원경계, 화분 등 다양하게 심겨 활용할 수 있도록 왜성형, 수양형 등 다양한 무궁화 육성이 시급함을 말했다.

심 박사는 정작 국가에서 ‘나라꽃’으로 홍보하지만 무궁화가 우리 곁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릴킴’, ‘종무’ 등 심 박사가 우리나라 자생식물로 육성한 무궁화 4종이 미국, 캐나다에 특허 등록돼 로열티를 받는다. 미국 아마존에서 현재 판매되는 무궁화는 총 26만 7872주로, 로열티는 28만 783달러며, ‘릴킴’은 미국 대학 조경수목교재에도 실렸다. 심 박사 개인의 산물이다.

그러나 그는 무궁화 품종 개발 인력이 국가적으로 지원돼야 함을 지적한다.

“산림청에서 무궁화를 연구하는데 예산과 연구 기반이 부족하다. 벨기에나 영국의 경우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영국의 무궁화 육종가인 로드릭 우즈 박사가 좋은 품종의 무궁화를 연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노란색의 하와이무궁화처럼 다양한 색과 수형의 무궁화가 나와야 한다.”

심 박사는 무궁화연구소를 운영하며 애로사항이 많다. “무궁화가 국화라면 국립무궁화연구소를 만들어야 한다. 나라꽃 무궁화는 우리나라에만 있지 않다. 국제심포지엄도 개최해 경쟁해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우리는 외국에서 무궁화가 어떻게 연구되는지 모른다”며, “국립무궁화연구소가 생기면 재배전문가, 육종가 등 연속적으로 연구가 돼야한다. 내가 육성한 무궁화는 전 세계 무궁화 중 극히 일부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오랫동안 육종해서 외국에서 인정받았으나 궁극적으로 개인이 할 일은 아니다.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차원의 무궁화 전파를 위해 무궁화연구소는 산림청의 무궁화진흥계획에 반영됐으나 우려 섞인 목소리다.

충남 천안 심경구 박사가 운영하는 무궁화연구소 화단
심경구 박사가 운영하는 충남 천안 성환읍 무궁화연구소

 

생활 속 무궁화 전파 정책적 지원 필요

2개 품종 화장품 원료 특허판매 완료

개나리로 조경수목으로는 처음 특허 받은 심 박사가 무궁화에 눈 뜨기 시작한 것은 성균관대 교수 재직 당시 식물원장으로 겸직하면서 약 250품종을 키우며 밤에도 꽃 피는 무궁화 등 세계 각국의 무궁화를 수집하면서부터다. “성균관대 근무 당시 일리노대 교환교수로 갔었는데 무궁화연구가인 미농무성의 이골프 박사를 만났다. 보통 무궁화가 12시간만 피는데 24시간 개화하는 품종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정책적으로 품종개량하고 있었다”며 당시 무궁화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2006년 정년퇴직 이후 이듬해 무궁화연구소를 개설한 심 박사는 특허 등록된 4품종 외에도 유럽 ‘삼일홍’과 ‘우전’이 유럽 및 미국에 특허 출원했다. 그리고 국립종자원에 품종 등록된 60개 무궁화 품종을 비롯해, 현재 육종 중인 신품종도 수십 종에 달한다.

왜성 삼일홍과 심백, 자명으로 식재된 주유소 앞 화단. 
왜성 삼일홍과 심백, 자명으로 식재된 주유소 앞 화단. 심 박사는 왜성 무궁화를 도로변에 심어도 좋다고 추천한다.

연구소 포지에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심백’, ‘자명’, ‘종무’ 등 여러 품종을 접목해 다양한 형태와 색의 꽃이 피는 나무와. 잎 색이 변하는 ‘삼광’, 수양형의 홍단심과 왜성의 삼일홍 등이 심겨있다. 이 중 무궁화 ‘심백’, ‘자명’은 화장품 원료로 특허 판매했다.

그러나 무궁화 육종의 성과를 넘어 심 박사는 생활 속 원예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연구소 인근 주유소에 이 곳을 찾는 이들과 도로를 지나는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무궁화가 심 박사 추천으로 식재돼 관리되고 있었다. 정원, 실내, 도로, 상업지대 등 공간별로 다양한 무궁화가 식재 연출돼야 한다는 심 박사는 “시설양액재배로 일 년 내내 개화하는 무궁화, 생활 속 무궁화로써 일반인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한다. 절화무궁화를 농가에서 생산해 대중화에 한 발짝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무궁화 행사도 반짝 8월만 할 게 아니라 10월 가을에도 할 수 있다”며 무궁화축제의 일회성을 비판했다.

 

심경구 박사가 육종한 무궁화(Hibiscus syriacus) 품종

 

매헌 Hibiscus hybrid ‘Maeheon’ 무궁화 ‘진선’과‘삼천리’를 교배 선발한 무심계다. 나무의 생장력은 약간 낮고, 가지가 평평하게 퍼진다. 줄기의 색은 녹색을 띤 갈색이다. 번식이 잘 되고 가꾸기가 쉬워, 주로 정원용으로 심는다. 
매헌 Hibiscus hybrid ‘Maeheon’ 무궁화 ‘진선’과‘삼천리’를 교배 선발한 무심계다. 나무의 생장력은 약간 낮고, 가지가 평평하게 퍼진다. 줄기의 색은 녹색을 띤 갈색이다. 번식이 잘 되고 가꾸기가 쉬워, 주로 정원용으로 심는다. 

 

삼일홍 Hibiscus syriacus ‘Doosan2017’  왜성형으로 분화용이나 정원용으로 적합, 창가나 베란다에서 키우면 좋다. 무궁화 ‘안동’과 ‘삼천리’를 교배해 2015년 선발한 홍단심계 품종으로, 꽃이 3일 동안 계속 피어 있다는 뜻으로 이름 지었다. 두산이 통상실시권을 획득해 ‘두산2017’로 보급됐다. 
삼일홍 Hibiscus syriacus ‘Doosan2017’.  왜성형으로 분화용이나 정원용으로 적합, 창가나 베란다에서 키우면 좋다. 무궁화 ‘안동’과 ‘삼천리’를 교배해 2015년 선발한 홍단심계 품종으로, 꽃이 3일 동안 계속 피어 있다는 뜻으로 이름 지었다. 두산이 통상실시권을 획득해 ‘두산2017’로 보급됐다. 

 

'상봉' 이중색 무궁화로 자생무궁화 유전자원을 이용한 키 작은 신품종 
상봉. 이중색 무궁화로 자생무궁화 유전자원을 이용한 키 작은 신품종 

 

자명 Hibiscus syriacus ‘Jamyung’과 심백 Hibiscus syriacus ‘Shimbaek’을 접목해 여러색으로 개화한 무궁화 
자명 Hibiscus syriacus ‘Jamyung’과 심백 Hibiscus syriacus ‘Shimbaek’을 접목해 여러색으로 개화한 무궁화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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