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지진방재공원, 정부부처에 발목 잡히나?
LH 지진방재공원, 정부부처에 발목 잡히나?
  • 지재호 기자
  • 승인 2018.07.24
  • 호수 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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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기존공원과의 관계 고민 필요”
행안부 “야외보다 건물에서 구호활동”
시설에 대한 기준 등 가이드라인 부재
LH,‘지진안전 기반시설 역할’세미나
[사진 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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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김해 율하지구에 지진방재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지진이라는 특수성을 안고 있는 방재공원 조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면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LH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 19일 LH는 대전에 위치한 LH토지주택연구원 다울관 2층 대회의실에서 ‘지진발생시 국민안전을 위한 기반시설의 역할과 한계’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지현근 국토부 녹색도시과 사무관은 “우리나라에서 방재공원이 필요한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며 “방재공원이라는 특정 아이템만 두고 고민할 것인지. 기존 공원과의 관계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포항이나 경주의 경우 이해될 수 있겠지만 그 외 지역은 포괄적으로 제도화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이라며 “공감대가 선행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행에 관해서는 잘 준비가 된 것 같아서 공감대 형성이 문제라 본다”고 우려 속 긍정을 표했다.

이어 이샘 행안부 지진방재관리과 방재안전사무관도 “공감대라는 부분을 지진에 한정해서 볼 때 포항 외에는 공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난방재에 대한 문제는 일반적인 시각과 다르고 행정적으로 볼 때 구호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난에서 피해를 입으면 국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상황은 90%가 구호 지원이다. 3시간 이내에 잠깐 대피하는 정도의 기능은 관리의 부분이지만 이후 벤치를 활용해 취사를 하거나 텐트를 치는 행위 등은 모두 구호에 관한 사항임을 주지시켰다.

일본은 야외에서 구호활동을 하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주로 체육관 같은 건물에서만 구호하는 활동만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여기에 김백용 LH 도시정비사업처장도 “실제적으로 재난을 당해 대피했을 때 식수나 우수, 하수 이런 부분들이 흔들려도 완충돼 물이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원천기술 등을 보유한 기관들이 있는 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좌측부터) 윤은주 LH수석연구원, 임정민 LH수석연구원, 김선경 LH도시경관단 단장, 김선일 LH도시경관단 부장, 안태환 LH도시경관단 차장, 신병흔 LH선임연구원  [사진 지재호 기자]
(좌측부터) 윤은주 LH수석연구원, 임정민 LH수석연구원, 김선경 LH도시경관단 단장, 김선일 LH도시경관단 부장, 안태환 LH도시경관단 차장, 신병흔 LH선임연구원 [사진 지재호 기자]

 

(좌측부터) 이샘 행안부 지진방재관리과 방재안전 사무관, 지현근 국토부 녹색도시과 사무관, 김백용 LH도시정비사업처장, 김민회 LH도시정비사업처 부장  [사진 지재호 기자]
(좌측부터) 이샘 행안부 지진방재관리과 방재안전 사무관, 지현근 국토부 녹색도시과 사무관, 김백용 LH도시정비사업처장, 김민회 LH도시정비사업처 부장 [사진 지재호 기자]

 

윤은주 LH 수석연구원은 “방재공원의 성격을 정하는 게 애매하다. 대피장소에서 구호가 일어나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에 시작된 부분인데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가”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며 질의했다.

이에 이샘 사무관은 “대피 장소는 넓은 나대지에 대한 장소의 개념이고, 구호는 건물로 돼 있는 별도의 장소에서 구호를 하지 일시적인 장소에서 구호를 하지는 않는다”라고 잘라 말했다.

대피 장소에서 구호 활동이 진행되는 방식이 아닌 대피 따로 구호장소 따로 지정해 운영되고 있어 대피장소에서 구호가 일어나야 한다는 LH 구상과는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윤 연구원은 “적극적인 방재시설을 넣어도 공원기능에 맞지 않으니 지자체로의 이관도 싶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백용 처장은 “김해 율하는 지진과는 연관도 없는데 단지 시범적으로 할 수 있는 공원의 여건이 되기 때문에 방재시설을 집어넣는다고 할 때 너무 생뚱맞다고 생각했다”며 “비용 투입이 가능하다면 차라리 용역해서 포항 특별재생계획을 만들고 있는 부분에 투입하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김 처장에 따르면 현재 포항 특별재생계획 안에는 마중물 사업, 부처사업 등 30여 개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면 스마트방재인프라조성사업을 비롯해 스마트대피사업, 방재형 도시숲조성사업 등이 포함 돼 있다.

이에 대해 “사실 이들 사업이 모두 실현될지는 의문이지만 LH에서 이런 부분(방재시설투입)을 어느 정도 지원이나 일조를 하겠다면 여기에 녹여내는 게 바람직하다”며 “사회적 가치나 안전플랫폼 구축을 하겠다는 부분에서 논리가 정립되지 않나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김선일 LH도시경관단 부장은 “우리도 포항이나 경주 지역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관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방향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처장은 “만약 김해에 설치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10년 20년 30년이 지난다면 무슨 의미가 있냐”라며 받아쳤다.

윤은주 LH연구원이 공원을 넘어서 일반적인 가이드가 있다면 공원에 맞춰 계획기준을 만들겠지만 이를 반영할 수 있는 공원의 상위 개념을 찾을 수 없음을 지적했다.

임정민 LH연구원도 일본의 경우 구호는 방재거점공원에 구호물자가 보급되는 형태로 장소마다 약간의 가이드가 마련돼 있다고 제시했다.

이샘 사무관은 이에 대해 “국내는 재난 유형별로 관리를 하고 있는 체계”라며 “나는 지진분야만 담당하고 있다. 풍수해나 태풍이 오면 공무원 특성상 상황에 맞게 대처를 하게 된다. 만약 풍수해나 태풍 피해가 발생되면 지진방재공원의 활용 방안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의문을 던졌다.

이 사무관은 개인적으로 지진방재공원의 경우 ‘지진’이라는 한정된 단어를 넣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김민회 LH도시정비사업처 부장은 시설물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관리를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하는 방안으로 요즘과 같은 폭염이 있을 때는 쪽방과 같이 어려운 분들이 폭염 기간 동안이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방재개념을 넓혀서 자주 활용하면 관리가 자연적으로 유지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안태환 차장이 '김해율하2지구 지진방재공원 사례'에 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지재호 기자]
안태환 차장이 '김해율하2지구 지진방재공원 사례'에 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지재호 기자]

 

또한 임정민 LH연구원도 “지난 1999년 대만 대지진 발생 후 대만은 일본 방재공원 시스템을 도입 적용했는데 가장 먼저 한 것이 기존 구 단위의 공원을 방재공원을 지정해 여러 시설과 가이드를 여러 관리 부서로 나눠 담당하고 있다”며 “국내도 지진방재공원의 개념보다는 재해안전공원 등으로 확대해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백용 처장도 새로운 부지 매입보다 기존 공원을 활용하는 방안이 더 쉬울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이샘 사무관은 벤치와 퍼걸러 시설들을 더 넣는 작은 개념보다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을 주문했다.

예를 들어 도쿄에 위치한 아리아케 방재공원(도쿄임해광역방재공원)과 같이 교육시설과 병원으로 쓰고 있는데 재난 시 구호물자, 소방, 경찰, 군이 모여서 본부 역할을 해야 방재공원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선경 LH도시경관단 단장은 재난관리기금을 실험적이기는 하지만 방재공원을 확대해 나갈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지에 대해 질의했다.

이샘 사무관은 이에 “재난관리기금과 관련해서는 검토를 해야 하겠지만 기금이 풍족하지 않아서 시설을 설치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 같다”고 전재하고 “재난 예방시설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고는 있지만 제한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해당 부서에서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행안부는 표지판을 설치하거나 재난 예방을 위해 재난관리기금을 사용하도록 지침을 주고 있지만 대규모 시설 조성에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은 없다.

끝으로 김선일 LH도시경관단 부장이 향후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지현근 국토부 녹색도시과 사무관은 방재공원에 대해 상시적인 것과 임시적인 성격이 애매모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금까지 공원은 상시적으로 이용하는 시설로 돼 있다”며 “상시적인 부분에 임시적으로 하는 성격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연결고리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 선행되고 있는 연구 등 내용을 보면 필요한 시설과 제도적 보완성 등 어느 정도 구비가 돼 있고 제도화하기에도 개념만 정립되면 가능할 것”이라고 긍정적 시각도 보였다.

다만 “필요성에 대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가 정립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선경 단장은 김해 율하지구는 시범적으로 시설물 위주로 시행되고 있고 제도적 개선과 함께 큰 틀에서 계획적으로 접근시켜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세미나를 통해 지진발생 시 시민안전을 위한 기반시설의 역할과 한계를 정리해 국민안전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 앞서 박병철 행안부 지진방재관리과 ‘지진 옥외대피장소 지정 및 관리규정’, 윤은주 LH연구원 ‘지진대피공간으로서의 도시공원 조성방안’, 신병흔 LH도시재생지원기구 연구원 ‘일본의 방재정책 및 기반시설 구축현황’, 안태환 LH도시경관단 차장 ‘김해율하2지구 지진방재공원 사례’, 김남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지진피해지역에서의 임시주거’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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