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건축가 안도타다오 작품으로 알려진 ‘뮤지엄산’은 종이박물관과 미술관으로 구성되며, 한솔문화재단에서 운영한다.

박물관에는 닥나무를 이용해 종이로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보여주고, 3개의 전시관으로 이루어진 미술관에는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뮤지엄산에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해설 외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건축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건축해설은 웰컴 센터에서 시작해 외부공간(플라워가든, 워터가든, 스톤가든)과 본관 내부에 대한 설명 그리고 안도타다오에 대한 소개로 이어진다. 특히, 본관 일부에 안도타다오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놓기도 했다. 건축해설 1시간을 듣고 나면 안도타다오의 작품으로의 ‘뮤지엄산’만 남는다.

조경가가 설계하는 공원은 어떨까? 선유도공원, 서울숲 같이 공원 답사의 대상이 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는 공원이 여렷 있다. 그런데 공원과 그 공원을 설계한 조경가를 소개하는 해설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있기나 한 걸까?

지난 2016년 서울시가 공원을 설계한 조경가와 함께 공원을 산책하며 공원을 이야기하는 ‘공원산책’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당시 여의도한강공원, 경의선숲길공원, 서서울호수공원, 월드컵공원내 하늘공원, 선유도공원 등 5곳에서 진행했으며, 신청자가 조기에 마감될 정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지난해와 올해에는 ‘공원학개론’이라는 명칭으로 조경가의 공원 관련 특강과 공원답사 프로그램으로 여전히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갔으면 한다. 우선 대형공원 혹은 의미있는 공원을 중심으로 공원과 공원설계가를 소개하는 공원해설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면 어떨까한다. 이미 공원산책과 공원학개론을 통해 수요를 확인했기에 시에서 혹은 공원관리사무소에서 조금의 관심만 가져주면 충분하리라본다.

공원해설은 공원과 조경가를 학생이나 시민들에게 알리고 홍보하는 데 최상의 방법 중 하나다. 아직까지 공원을 건축가가 설계하는 것으로 아는 시민들이 있다. 이렇게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 잡는 건 우리의 몫이 됐다. 적어도 공원은 조경가가 설계한다는 걸 우리 스스로가 나서야 한다.

뮤지엄산에서 건축해설을 듣고 난 후 안도타다오가 남는 것처럼, 선유도공원에 가서 공원해설을 들으면 공원설계자가 조경가라는 걸 알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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