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청정지역 ‘공원’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나
음주청정지역 ‘공원’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나
  • 이수정 기자
  • 승인 2018.07.03
  • 호수 4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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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랜드마크 된 ‘연트럴파크’
음주로 몸살 ‘술트럴파크’ 전락
특정 상권 공원 무단 점유까지
명확한 법적 규제 아직 없어…
‘일몰 후 잔디밭 출입금지’ 고심
경의선숲길은 서울시가 직영하는 공원 22곳 중 하나로 올해부터 ‘음주청정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음주나 소란 등에 대한 강제 규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경의선숲길은 서울시가 직영하는 공원 22곳 중 하나로 올해부터 ‘음주청정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음주나 소란 등에 대한 강제 규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경의선숲길’은 2005년 경의선이 지하화하면서 폐선 부지가 공원으로 조성된 곳이다. 용산구 문화체육센터부터 가좌역까지 총 6.3㎞에 이르는 공원은 번화가부터 주택가를 관통하며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재생됐다. 특히 연남동 구간은 2015년 개방한 이후 시민들에게 ‘연트럴파크’로 불릴 만큼 일대 랜드마크가 됐다. 공원 덕분에 시민들에게는 녹지의 혜택을, 주변 상인들에게는 활기 있는 상권을 제공했지만 동시에 잘못된 이용행태와 급작스러운 상권형성은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경의선숲길 연남동 구간은 밤이면 음주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잔디에서 자유롭게 술이나 음료를 즐기거나 공연 등 문화행위가 축제 분위기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풍경도 종종 눈에 띈다. 그러나 밤이 되면 펼쳐지는 음주행위와 고성방가, 쓰레기문제는 경의선숲길 인근 주민에게 큰 위협이 된다. 무엇보다 시민이 누리고 점유하는 공간이어야 하지만 밤이 되면 소란스럽고 오염된 장소로 전락한다.

이 곳은 업소 및 주택지구와 공원이 가까운 탓에 각종 민원발생이 잦다. 주말이면 주민들의 스트레스 지수는 더욱 높아진다. 경의선숲길에서 만난 주민은 “주택이나 아파트 사는 주민에게 피해가 많다. 음주청정지역이라고 정해졌다고 들었으나 여전히 시끄럽다. 그 기준이 모호하다. 고성방가도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 않나. 시간을 정해서 단속을 강화한다거나 대책이 필요한 거 같다. 여름에는 문을 열어놓으니 더욱 심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가벼운 음주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침에 쓰레기를 보면 놀랄 정도다. 먹던 음식이 다 버려져 있다. 관리하는 곳이 있지만 처벌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고 권고 정도다”고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경의선숲길 근처 아파트 관리인도 “지난해까지 시끄럽다는 주민들 민원을 받았다. 여전히 소음은 계속되지만 올해 철조망에서 4m 가량 멀리 나무를 심은 후 그나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경의선숲길 연남동 구간 '연트럴파크'는 밤이면 음주와 소란으로 지역 주민의 민원이 잦다.
경의선숲길 연남동 구간 '연트럴파크'는 밤이면 음주와 소란으로 지역 주민의 민원이 잦다.

심지어 지난 6월 모 맥주업체가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서 공원은 특정맥주 업체의 앞마당으로 전락해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평일 오후였지만 공원에는 맥주업체가 대여한 돗자리를 깔고 맥주 마시는 사람들이 제법 됐다. 맞은편 상가 직원은 주말이면 공원에 음주 인파가 가득 찬다고 전했다.

공원 내 음주 및 소음 민원에 대해 서부공원녹지사업소는 지난달 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돗자리 대여행위가 공원 밖에서 이뤄진 것이라 직접 처벌이 힘들다. 대신 민원이 발생해 관련기관이 회의를 했다. 영업장 외 돗자리 대여 행위가 식품위생법에 저촉돼 마포구청에서 행정처분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맥주업체는 지난달 24일 철수함으로써 사실상 처벌도 유야무야됐다. 향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겠지만 실질적으로 규제할 법적 근거는 미약하다.

경의선숲길 포함, 서울시가 직영하는 공원 22곳을 올해 초 ‘음주청정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서울시와 마포구가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벌이며 건전한 공원문화를 알리고 있지만 현재 경의선숲길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나친 음주문화, 고성방가 등에 대해서는 강력히 규제하지 못하는 상태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과 '서울특별시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음주청정구역에서 음주하여 소음 또는 악취가 나게 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해서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단순 음주자에 대해서는 음주자제 권고(계도)활동만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어 적극적인 단속이 어렵다.

경의선숲길을 관리하는 서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도 음주 및 소음에 대한 민원으로 고심이다. 마포구청에서도 일몰 이후 출입금지 요청을 한 상태다. 서부공원녹지사업소에 따르면 “마포구에서 일몰 후 출입금지를 요구해 서울시 부구청장회의에 요청했다. 정부부처에 상위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집중적인 계도나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공원을 건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강제처벌이나 단속보다 시민의식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공원 관련해 실질적인 법적 효력이 발생하려면 관련 상위법 제정이 시급하다. 상위법이 생긴다면 도시공원 내 음주에 대한 규제도 엄격해질 것이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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