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 낭보가 날아들었다.

한국조경사회가 한국조경협회로 단체 명칭이 변경 승인됐다는 소식이다.

시간을 거슬러 38년 전.

1980년 6월 당시에는 기술사보다는 기사가 많은 실정이었다. 그래도 기술사와 기사, 조경이라는 하나의 업을 두고 모인 이들은 법적 보호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들을 지켜야 했다.

때문에 인적 단체 구성이 필요했고 그로 인해 현재의 조경사회가 태동했다.

지금에 와서는 한국조경사회가 친목단체니 임의단체가 아니라는 등 온갖 수모적 발언까지 들어야 했지만 조경사회가 걸어 온 역사를 되돌아보면 한국조경계에 큰 줄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조경사회는 오래전 진입 문턱을 낮춰 기술사와 기사만이 아닌 시설 및 시공업체들도 회원사 가입을 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조경을 업으로 하는 설계와 시설, 식재, 시공 등 다양한 업종이 가입하면서 명실공이 한국조경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다듬어지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조경사회는 이미 조경협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화합할 협(協)이 아닌 선비 사(士)가 자리해 있었기에 편견이 생각의 폭을 좁힌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사회와 협회는 엄연히 다르게 경제사회 속에서 작동한다. 인의 단체와 업의 단체를 보는 시각의 차이가 크다는 사실이다.

최종필 현 회장이 행사장에서 명함을 주었다. 그런데 명함을 받은 상대자는 조경사회라는 단체명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했고 결국 협회의 개념을 담아 이해를 시켜야 했다는 일화가 있다.

기업을 하다보면 ‘소 뒷걸음 치다 쥐 잡는다’고 계획하지 않은 일이 우연히 진행될 때가 있다. 그러나 뭐든지 사이즈가 다르면 격에 맞지 않아 일이 진행되지 못할 때가 많다.

분명 할 수 있는 거래임에도 개인사업자를 보는 시각이 법인사업자만큼의 신뢰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조경협회 명칭이 갖는 의미에는 업역(業域)의 확장도 있겠지만 조경계의 권익과 이익 창출을 도모하는 것이다. 한국조경사회는 분명 지난 38년 간 잘 해왔다. 그러나 시대는 융복합을 요구하고 있기에 변화는 필요충분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은 혼돈의 시대. 카오스(Chaos) 시대로 비유되는 상황으로 보인다. 협회의 발전을 기원하는 마음은 같지만 오랫동안 이끌고 지켜봤던 전설들에게는 서운함이 있을 수 있다.

7년 전 핏대를 세우며 반대를 했던 저 언덕 넘어는 익숙하지 않은 정적이 일고 있다.

이제 조경협회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는 만큼 담백함보다는 매콤한 정책과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기를 기대하며 인사해 본다.

한국조경협회, 잘 부탁해~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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