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이 개발한 '물 만드는 화분'
농진청이 개발한 '물 만드는 화분'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식물을 키우고 싶지만 관수를 소홀해 식물 재배에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농촌진흥청이 공중 습기를 모아 관수용 물로 사용할 수 있는 화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명 ‘물 만드는 화분’은 기체 상태의 습기가 낮은 온도의 물체를 만나면 액체 상태, 즉 물로 변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화분 내부는 냉각판과 열전소자, 냉각팬 등의 장치로 구성돼 있으며, 별도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어댑터가 있다. 열전소자를 이용해 냉각판을 이슬점보다 차갑게 만들고 냉각팬이 공기를 순환시키면 공기 중의 습기가 물이 된다. 이때 만들어진 물이 화분의 상토(흙)에 스며들어 식물에 공급되는 것이다.

이 화분은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으나 덥고 습해 이슬점이 높은 여름철에 더욱 효과가 좋다

화분 안에 넣은 12cm×12cm 크기의 냉각팬을 기준으로 여름철에는 종이컵의 2/3 정도인 70㏄의 물을 하루 동안 모을 수 있다. 봄과 여름, 겨울에는 하루 평균 40㏄ 정도 모을 수 있다.

물을 전혀 주지 않은 상태로, 물 만드는 화분에서 실내식물을 키운 결과, 2017년 6월 식재한 스킨답서스가 2018년 5월까지 생육이 양호했다. (사진제공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물을 전혀 주지 않은 상태로, 물 만드는 화분에서 실내식물을 키운 결과, 2017년 6월 식재한 스킨답서스가 2018년 5월까지 생육이 양호했다. (사진제공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물 만드는 화분’ 실험을 위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연구실 안에서 화분에 스킨답서스를 심은 후 지난해 6월부터 물을 한 번도 주지 않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자라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개발한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관련 산업체 5곳에 기술을 이전했다. 산업체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제품을 준비 중이다.

개발한 화분은 따로 물 관리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거리 화단이나 벽면, 옥상정원에 유용하다. 그리고 이동이 불편하지만 식물을 기르고 싶은 이들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이 화분을 가정용 실내 정원에 적용하면 여름철 제습기 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조명래 부장은 “앞으로 물을 모으는 효율을 높이고 저장 기능을 추가하면 실내뿐만 아니라 도시 환경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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