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식칼럼] 도시공원 일몰제 흑역사
[김부식칼럼] 도시공원 일몰제 흑역사
  • 김부식 본사 회장
  • 승인 2018.05.30
  • 호수 4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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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우리나라 제정법의 헌법불합치 여부에 대한 결정을 해준다. 1999년 10월 21일 헌법재판소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인 소유의 땅에 도시계획시설을 짓기로 하고 장기간 이를 집행하지 않으면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48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도시계획시설이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기반시설로 녹지, 학교, 공원, 도로 등을 말한다.

앞의 기반시설 중 공원용지는 전체 도시계획 시설 면적 중 50.1%를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20년간 공원이 조성되지 않은 곳들은 2020년 6월 30일까지만 도시공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도시공원 일몰제라고 한다.

2020년 7월 1일 도시공원이 일몰되면 법리적으로 해당지역은 이전 용도로 전환이 된다. 해당 부지는 토지주의 반발로 공공의 자연녹지로 존치가 될 가능성이 많지 않고 개발 허용은 더 더욱 쉽지가 않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18년의 세월이 흘렀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쾌적한 환경과 시민건강을 위해 1인당 공원면적을 9㎡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선진국의 1인당 공원 조성 면적은 20~30㎡에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원일몰제로 고시된 공원 면적의 83%가 2020년에 사라지게 되면, 1인당 공원면적이 약 4㎡가 되어 녹색인프라의 후진국으로 남게 된다.

(사)한국조경학회와 (재)환경조경발전재단은 2011년~2012년에 걸쳐서 ‘국가도시공원 및 녹색인프라 구축 전국순회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공원일몰제에 대한 전략도 함께 논의했으나 내용이 빈약한 일명 ‘국가도시공원법’으로만 개정됐다. 이후 지속적으로 세미나와 행사를 통해서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지만 찻잔 속의 태풍으로 여겨졌다.

지난 1월 29일과 3월 28일에는 전국 27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20도시공원일몰제 대응 전국시민행동’이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대국민 서명캠페인 및 지방선거 후보자 도시공원 일몰제 정책 지방선거공약제안 공동기자회견과 협약 활동 선포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기도했다.

그래서인지 지방선거 시국에 맞춰 지자체 단체장 출마자들이 공원일몰제에 대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예산을 책정하기도 하고 해결책과 시민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조사 용역도 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8년 4월 5일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실효 대응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20년 7월 일몰(실효)되는 도시공원 가운데 사유지 40.3㎢를 모두 매입한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는 장기미집행도시공원 해소를 위해 민간공원특례사업 2단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5월 11일 중앙, 중외, 일곡, 송정, 운암산, 신용(운암) 등 6개 공원을 대상으로 한 민간공원특례사업 2단계 사업을 공고했다. 공고 안은 민관 거버넌스 협의와 5월 4일 열린 도시공원위원회의 제안서 평가 계획 심의 결과를 반영했으며, 공원의 기능과 역할을 최대한 발휘하고 녹지 및 공원면적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환경운동연합은 6월 13일 전국지방 선거를 맞아 환경정책을 발표하고, 각 정당과 지방선거 출마자에게 정책 제안서를 제출했다. 정책제안서에는 공원일몰제 해결을 위해 지방재정 확보, 도시공원구역 지정, 사유지 매입 및 임차제도 도입, 국공유지 도시계획결정 실효 배제, 민간공원특례사업 시 국공유지 제외 등이 포함됐다. 정책제안은 6개 전국 공통과제와 17개 광역자치단체의 141개 환경과제 그리고 375개 세부과제를 담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각 후보와 정당에 정책제안서를 전달하면서 환경정책토론회, 정책분석, 시민참여캠페인 등을 통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앞으로 조경분야에서 시민단체와 함께 의견 조율을 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여겨진다.

도시공원일몰제 문제가 18년째 흑역사를 기록하고 있고, 이제 2년 1개월의 시간만을 남기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의 자료에 의하면 504㎢(5만400ha) 규모의 전국 도시공원이 약 25개월 후에 공원일몰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런데 이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아직까지 뾰족한 대책을 못 내고 있다. 그래서 이를 보다 못한 시민단체가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조경분야에서 시민단체, 정부와 함께 도시공원 일몰제 해결 방안에 나서줘야 할 시점이 됐다. 그리고 이참에 미뤄왔던 조경지원센터(가칭)를 설립하면서 제1연구과제로 도시공원 일몰제 해결방안을 연구해 보면 좋겠다. 미세먼지 절감을 비롯한 여러 항목에 해당하는 녹색복지와 환경보전 정책을 가장 잘 제시해줄 수 있는 조경분야에서 도시공원 일몰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야 조경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지속가능한 전문분야가 될 것이다.

김부식 본사 회장
김부식 본사 회장 kbs3942@latimes.kr 김부식 본사 회장님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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