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첼시플라워쇼
2018 첼시플라워쇼 현장

[Landscape Times] 작년 첼시플라워쇼는 영국의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앞으로의 행보가 우려되기도 했지만 지난 26일 폐막한 올해 첼시플라워쇼는 작년보다 더 다양하고 활기찬 기획으로 매우 활기차게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유명 가든디자이너들이 출품한 쇼가든, 좀 더 작은 규모의 아티쟌가든, RHS가 도시에서도 정원을 좀 더 생활화하기 위한 ‘스페이스 투 그로우(Space to Grow)’, 유명 너서리가 참여한 그레이트 파빌리온(대형실내공간), 기타 판매를 위해 참여한 정원 관련업체의 부스가 함께 어우러져 정원박람회의 분위기를 살렸다.

쇼가든에는 작년보다 더 풍성한 작품이 선보였다. 2006년 26세의 나이로 첼시플라워쇼에 처음 출품해 2012년 올림픽파크 조성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컴백한 사라 프라이스(Sarah Price), 교목과 녹색식물을 중심으로 힐링가든을 연출한 크리스 비어드쇼(Chris Beardshaw), 웨지우드와 함께 한 전통적인 티 가든을 연출한 죠 톰슨(Jo Thompson)이 참여했다.

‘Eco-City’ 테마로 정원을 조성한 우리나라 황혜정 가든디자이너도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심사 대상은 아니었지만 정원의 식재자체가 힐링을 주는 매트 나이틀리(Matt Knightley)의 ‘Feel Good’ 가든, 2010년 이후 다시 쇼에 나타난 톰 스튜어트 스미스(Tom Stuart Smith)는 그레이트 파빌리온에 잎이 아름다운 교관목 및 초화류 등 70여 종류의 식물을 사용하여 녹색만으로도 입체감과 질감이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 수 있음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쇼가든 외에 30~40대 젊은 가든디자이너들이 ‘스페이스 투 그로우’ 가든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참여한 것, 그리고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적극적인 식물제안이 눈에 띄었다. ‘스페이스 투 그로우’의 경우 일반 관람객들이 주택정원이나 테라스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아름다우면서도 기능적인 아이디어를 적극 제공하는 것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한 정원을 여러 번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가든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정원 조성에 참여한 작업자들이 정원을 소개하며 관람객과 대화하면서 정원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장면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대부분의 가든디자이너들이 정원에서 관람객들의 질문에 답하고 제작과정이나 콘셉트, 식재 등을 설명하는 모습에서 쇼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가든디자이너가 관람객과 만나 정원을 소개하고 있다.
가든디자이너가 관람객과 만나 조성한 정원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 첼시플라워쇼 경향 

 

도시정원에 적용할 아이디어 제시

기후와 환경 생각하는 식재 아이디어

관람객과 호흡하며 관람객과 정원 공유

‘Space to Grow', 미세먼지와 도시환경 개선 프로젝트

올해 새로운 기획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젊은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Space to Grow’ 가든 섹션이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미세먼지와 도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컨테이너, 벽면, 수경식물, 음지 등에서도 키울 수 있는 식물을 제안하고, 관람객들이 집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게 했다.

젊은 디자이너 토니 우즈(Tony Woods)의 경우, 대담한 구조물과 화려한 식재로 도심의 작은 공간에서도 아웃도어 스페이스를 즐길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가득 담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해 많은 비와 건조 등 극단적인 기후에도 견딜 수 있는 식물을 선택해 실용성을 높였다. 

'스페이스 투 그로우(Space to Grow)' 가든
'스페이스 투 그로우(Space to Grow)' 가든 

 

기후 환경 이겨내는 식물들

전체 정원에 사용된 식물의 전반적인 경향을 보면 극심한 자연환경(과습이나 건조)에서도 견딜 수 있는 식물, 나무나 초화류 모두 잎의 색과 질감 활용, 그라스와 초화류를 적절히 사용해 입체감이나 아련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식재, 도심의 실내나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 등이 어느 곳에서나 발견됐다.

사라 프라이스, 지중해 풍경을 정원에 그리다

사라 프라이스의 M&G(쇼 전체 스폰서) 가든은 화가로서의 감성이 정원에 고스란히 묻어나는 풍경으로 쇼가든 중 가장 큰 규모인 24×12m 사이즈다. 지금까지의 메도우 스타일 식물이나 영국의 전통적인 식물을 사용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지중해 스타일 식물로 정원을 꾸몄다. 테라코타 색의 흙과 타일로 만든 벽을 배경으로 마치 영화장면처럼 펼쳐지는 다양한 식물들의 조화는 완벽하며 매우 로맨틱한 풍경을 연출했다.

영국정원의 완벽한 형태미와 식재

아티쟌가든 부문에서 실버 길트 메달과 인기상을 받은 쟈닌 크리민(Janine Crimmins)의 ‘A Very English Garden’은 돌쌓기로 만든 반아치형 벽과 대문기둥을 배경으로 하여 다크 핑크와 딥 퍼플 장미에 퍼플 버건디, 핑크, 블루 계열의 다년초들로써 아름다우면서도 관리가 용이하게 조성했다. 한 관람객은 영국 사람이면 한번쯤 갖고 싶어하는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말할 정도로 영국정원의 전형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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