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석희 기자
배석희 기자

[Landscape Times 배석희 기자] 지난 4월 국립산림과학원이 시화산업단지 완충녹지 조성 전과 후 주변 주거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완충녹지 조성 후 주거지역의 미세먼지가 12%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올 초에는 도시숲이 도심지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25.6%, 초미세먼지는 평균 40.9% 낮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수원지역 1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원이나 산림이 있는 그린인프라지역이 그레이인프라지역보다 여름길이가 최대 57일 짧게 나타났다고 발표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도시공원이 아파트나 상업지구에 비해 열스트레스가 두 단계 낮게 나타났다는 결과를 내놨다.

여기에 경기도가 주최한 ‘미세먼지 저감정책 실천운동 아이디어 공모’에서 공기정화식물 키우기를 캠페인으로 진행하자는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 공기정화식물 키우기로 퇴치’가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미세먼지 저감에 도시공원이나 도시숲이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다. 산림청은 이를 바탕으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도시숲 조성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그린인프라구축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검증된 도시공원의 상당수가 2년 후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환경운동연합등이 진행하는 우리동네 도시공원지키기 서명운동 자료에 따르면 공원일몰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전국의 도시공원은 4421개로 전국 도시공원의 53.49%를 차지한다. 면적으로 따지면 504㎢(5만400ha) 규모로, 축구장 70여 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도시공원의 절반이상이 실효위기에 처했음에도 정부는 도시공원에 국비를 절대 투입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원칙을 고수하는 듯 하다. 지자체가 지방채를 발행해 미집행도시공원에 투입하면 이자의 50%를 지원해 주는 정부안을 내놓았을 뿐이다. 지자체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국비지원, 국공유지 실효대상 제외 등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동안 도시공원 실효사태는 2년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11개 정부기관이 ‘범부처 미세먼지 연구개발 협의체’를 구성하고, 소관별로 추진하던 미세먼지 연구개발을 연계하여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실현 가능한 연구는 조기에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여기에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국민체감 미세먼지 R&D 아이디어 제안’ 공모를 통해 국민적인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발생 원인 제거에 중점을 두면서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는 공원녹지에 대한 관심은 밀려나 있는 게 현실이다. 혹여 도시공원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인정하면 국비를 투입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건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정부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과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발표한 도시숲 혹은 도시공원이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되새겨 보길 바란다. 그래서 미세먼지 정책 수립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도시공원을 지키는 일을 우선 정책으로 반영하길 기대해본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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