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scape Times 지재호 기자] 어떤 산업군이든 산업의 업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관련 종사자들은 물론 학계, 단체 등이 나서 개발하고 관련법 제·개정을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하기 마련이다.

요즘은 더욱이 4차산업혁명, 도시재생 뉴딜정책 등 한 개의 산업군에만 해당하지 않는 복합적이고 다산업 융·복합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때문에 조경도 이제는 건축과 토목에 이어 지역활동가들에 의해서도 위협을 느끼는 시대에 봉착했다.

한 예로 아동문학가가 놀이터 전문가 또는 놀이터 디자이너로 변신해서 그동안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 온 놀이시설 업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결국 산업 전반의 흐름이 바뀌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 혼돈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러한 큰 물결 속에는 아주 작은 물방울(제안)이 떨어지면서부터다. 아동문학가는 놀이터를 ‘획일화된 시설’, ‘어른들의 일방적 시설’이라 규정하고 그 틈을 파고들어 새로운 놀이터문화를 제안하면서 조성하고 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제안해 달라” 이 말은 어떤 세미나이든 토론장이든 나오는 말이다. 의례적인 문장으로 인지해서인가?

“조경가들이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보다 ‘왜 참여하지 못했고 어떻게 참여할 수 있지?’라는 것부터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도시재생 뉴딜정책이 발표되고 수많은 세미나가 열리고 있지만 조경계에서는 움직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15일 개최된 '도시재생과 조경가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 자리에서 김예성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밝힌 말이다.

“토론회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지적은 많은데 일을 하는데 있어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제안을 하지 않는다. 개선도 필요하고 사업진행도 필요한데 조경계에서 피드백이 없다보니 일의 진행에 있어 부족한 면도 나타날 수 있다.”

지난 3월 15일 ‘2018 국토조경 정책토론회’에서 김명준 국토부 녹색도시과 과장이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오자 조금은 상기된 표정으로 강한 어조로 간결하게 말한 바 있다.

공모만 기다리는 행위는 가장 소극적인 자세다. 하지만 제안을 통해 바꿔나가는 행위는 적극적인 사고에서 비롯돼 세상에 울림으로 작용한다.

요즘 핵심 키워드는 ‘도시재생’일 것이다. 지자체별로 보면 수많은 지역에서 대규모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사업으로 그 안에는 조경가보다는 건축가들이나 지역 활동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조경가들은 변화를 주고 싶어 하는 곳에 대해 말을 하지 않는다. 조금 심하게 말한다면 시키는 것만 하더라.”

도시재생은 헌 것을 부수고 새 건물을 올리는 방식이 아닌 재생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가깝게는 골목길을 바꾸고 동네를 바꾸고, 지역을 바꿔나갈 수 있는 사업을 지자체에 제안해 나간다면 자연스럽게 업역 확대는 이루어질 것이다.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다. 새로운 지자체 단체장이 바뀌면 새롭게 전개되는 사업들이 줄을 잇게 되고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업 및 정책제안을 위해 줄을 서게 된다.

지난해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경북대 조경학과 최효린 양이 “스스로 고민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도시재생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믿는 이 말 속에 답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길 바란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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