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놀이정책 국제포럼’에 영국의 팀 길 놀이컨설턴트가 ‘한국 어린이들을 위한 놀 권리 바로 세우기’ 주제로 런던 및 세계도시의 어린이 놀이터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2018 놀이정책 국제포럼’에 영국의 팀 길 놀이컨설턴트가 ‘한국 어린이들을 위한 놀 권리 바로 세우기’ 주제로 런던 및 세계도시의 어린이 놀이터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브라질의 보고타 시장을 역임한 엔리크 페날로사(Enrique Peñalosa)는 ‘어린이는 도시의 지표다’고 말했다. 이는 어른 없이도 안전한 도시가 가장 건강한 도시임을 강조한 문구다. 비단 도시가 어린이에 국한된 것만은 아님이기도 하다.

전 세계 어린이들의 놀 권리와 행복한 도시 및 놀이공간 설계를 위해 놀이관련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지난 4일 ‘놀 권리, 지역에 뿌리내리기’ 주제로 열린 ‘2018 놀이정책 국제포럼’에 영국의 팀 길 놀이컨설턴트 , 일본의 아마노 히데아키 모험놀이터 만들기 총괄이사 , 한국의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가 통제된 제도 속 일상에서 벗어나 어린이들이 진정한 놀 권리를 갖도록 해외 놀이 정책 및 국내외 현장 사례를 발표했다.

우선 어린이의 놀 권리를 보장하는 운동이 처음 시작된 영국 런던의 놀이를 통해 한국 어린이들의 놀 권리를 발표한 팀 길 놀이컨설턴트는 아이들의 자유로운 놀이를 위한 필요조건으로 놀 수 있는 시간, 놀이 공간, 어른들의 태도, 함께 놀 친구들을 꼽았다. 그는 “아이 세대로 올수록 활동반경이 좁아진다. 영국의 많은 아이들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어린 시절엔 어른들로부터 간섭받지 않는 야외의 비밀스러운 공간 경험에서 자유를 느낀다”며 오늘날 어린이들이 자유 없는 통제된 삶 속에서 성장할 기회를 빼앗긴다고 말했다.

그는 수 년 동안 “어떻게 현대 도시 안에서 어린이가 원하는 공간을 제공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공간에 대해 집중 연구했다. “어린이가 일상 속에서 자유를 느껴야하며,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린이들이 누릴 자유는 이동권과 긴밀하게 연결돼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가 압도적으로 많은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은 차량을 줄이기 위한 도로설계를 통해 녹지공간 확보는 물론 어린이의 이동권 또한 좋아졌다.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는 어린이들의 안전한 통학을 위한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는 등 캐나다 밴쿠버, 벨기에 겐트, 독일 프라이부르크‧베를린, 영국 런던 등의 전 세계 아동친화도시를 소개했다.

“영국 런던 올림픽공원 내 놀이터는 모험적이고 도전적인 공간이다. 위험요소에 대해 관리하는 작업은 영국의 놀이 전략의 가장 중요한 성과 중 하나다”며 “서울은 인구밀도가 높지만 녹지도 있다. 도시 내 자가용 이용률이 하락 중이다.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성북구가 지난 4일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유니세프와 공동주최로 ‘2018 놀이정책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서울 성북구가 지난 4일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유니세프와 공동주최로 ‘2018 놀이정책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일본의 ‘모험놀이터’인 ‘세타가야 플레이파크’를 건립하고 일본 최초 상주 플레이리더로 활동한 일본의 아마노 히데아키 총괄이사는 “‘논다’는 자신의 과거를 만드는 행위”임을 언급했다. 불필요한 금지나 제한 없이 어린이 스스로 다양한 놀이에 도전하며 위험을 경험하는 행위를 통해 사회성과 정체성을 형성해나가는 것이다. 그가 만든 모험놀이터는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와 지역주민의 도움으로 운영된다. 그는 “세타가야에 모험놀이터가 생긴 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어릴 적 우리들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었으나 지금은 방과 후에도 어른들 시스템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 (중략) 어린이의 ‘시간’을 어른들이 정하고 평가한다. 그러면 그들의 세계 또한 만들 수 없다”며, 다양한 놀이를 통해 모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의 놀이를 보장할 수 있는 환경: NPO, 지역주민, 행정의 역할’ 주제로 발표 중인 일본의 아마노 히데아키 모험놀이터 만들기 총괄이사
‘아동의 놀이를 보장할 수 있는 환경: NPO, 지역주민, 행정의 역할’ 주제로 발표 중인 일본의 아마노 히데아키 모험놀이터 만들기 총괄이사

한국의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는 팀 길 컨선턴트와 아마노 히데아키 총괄이사의 이론의 연장선상에서 한국에 조성된 놀이터를 소개했다. 편 디자이너의 앞마당에서 시작된 놀이터 경험을 바탕으로 ‘기적의 놀이터’ 조성까지 한국판 모험 놀이터에 대해 소개했다.

최근 기적의 놀이터 3호인 ‘시가모노 놀이터’는 아이들 스스로 계획하고 조성에 참여한 과정과 상주 놀이터 활동가의 정규직 사례로써 지역 내 놀이터 변화의 움직임을 알렸다. 그리고 최근 시흥 플레이스타트를 언급하며 미세먼지가 급등함에 따라 실외활동이 부족한 점에 착안해 날씨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실내놀이터 조성을 소개했다. 특히 시흥 플레이스타트는 시흥시 활동가와 어린이 추진단을 꾸리면서 어린이와의 의사 결정을 통한 놀이정책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국조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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