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이 없어도 도시의 경작 공간은 무한하다
텃밭이 없어도 도시의 경작 공간은 무한하다
  • 이수정 기자
  • 승인 2018.04.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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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파이프팜으로 도시재생과 접목
텃밭 경관의 새 모델 발굴 및 자원순환 도시농업의 가치 실천
이은수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이은수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Landscape Times 이수정 기자] 파이프팜을 활용한 노원구청의 옥상녹화와 빗물을 이용한 관수 등 에너지순환의 모범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대표 이은수)는 텃밭이 없는 대부분의 도시민들을 위한 도시형 가드닝을 모색 중이다.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사무국 맞은편 아파트 담장에는 일명 수도배관을 이용해 만든 ‘파이프 팜’이 설치돼있다. 봄꽃이 식재된 화분은 도시의 벽면에 부착돼 공간의 제약성이 거의 없다.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는 물 부족 시대에 다양한 자원활용 방안을 탐색하며 “회색의 콘크리트와 도시의 버려진 공간을 생명이 자라는 녹색의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도시농부 선언처럼 도시농업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교육장인 천수텃밭은 불암산 아래 자리하고 있어 숲을 활용한 다양한 농업활동에 유리하다. 그 덕분에 숲에서 버섯을 재배하고, 벌을 키우며, 빗물저금통으로 관수시스템을 만드는 등 텃밭 언저리에서 상상할 수 있는 농활동으로 나타났다.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사무국 옥상에 설치된 파이프팜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사무국 옥상에 설치된 파이프팜

700그루의 배나무에서 꽃이 한창 피어나는 4월이면 배밭을 음악회 등 도시농부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며, 산에서 버려진 폐목을 이용해 조각품을 만들고 식물을 이용한 천연매염제로 옷감을 물들인다. 그리고 천수텃밭의 지하창고는 버섯교육실습장으로도 이용되며 불암산 자락 숲의 반그늘에서는 표고버섯을 재배한다. 최근 버섯 수확 후 남은 양분을 활용해 굼벵이까지 사육하고 분변토로써 퇴비로 사용하는 등 전방위적 도시농업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회원들의 노고는 배밭, 둔벙, 버섯재배장, 퇴비장, 생태화장실 등 천수텃밭의 경관을 진화시켜갔다.

배꽃이 만발한 4월 천수텃밭 풍경
배꽃이 만발한 4월 천수텃밭 풍경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는 텃밭에서 한 걸음 나아가 자원순환을 염두에 둔 도시농업의 새로운 모델 발굴에 역점을 둔다.

미세먼지와 열섬화로 몸살 앓는 도시에서의 녹화공간 중 하나인 옥상텃밭의 경우, 여름철 상자텃밭 경작 시 대량의 관수 경험은 파이프팜의 시작점이 됐다. 절수 대안으로 나온 파이프팜에서는 증발되는 물이 거의 없다.

파이프팜을 이용해 옥상이나 담장, 건물외벽, 지붕 등 벽면녹화로 확대된 도시농업은 커뮤니티가든으로 연계된다. 사무국 근처 마을 설치된 파이프팜으로 골목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이웃 간 대화도 오고간다.

이은수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는 “파이프팜의 장점은 물 관리가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화분을 받치고 있는 파이프관 안에 볼탑이 설치돼 물이 차면 수위를 조절한다. 수압도 굉장히 세다. 주부들도 어렵지 않게 설치할 수 있다.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는 이러한 기술을 오픈해 시민들과 공유하고 있다”며, “한번 만들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설치를 원하면 관공서에 지원 신청해 80%까지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자부담이 줄다보니 일부 주민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또한 파이프팜은 실내나 실외 등 장소에 따른 쓰임새, 휠체어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등 사용주체에 따라 설계도 달라진다. 그러나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많은 도시민들이 옥상녹화나 벽면녹화의 안정성에 문제제기한다. 이 대표는 “파이프팜은 수도관이나 건설용 자재를 잘라 만든 독립형 화분 거치대여서 물이 새지 않고 무겁지도 않다. 아파트 주민과 함께 아파트 창틀에 군락을 만들어 그 과정을 모니터링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입증해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표다”고 언급하며, 다양한 공간에서의 도시농업 가능성에 주목한다.

그는 “텃밭에 머무르는 도시농업에서 나아가 도시 속에서 어떻게 식물을 키워 확대할 것인가. 도시민들이 식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실내 혹은 인근 공간을 이용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녹색활동으로써 파이프팜을 권장했다.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는 파이프팜을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마들장 및 서울도시농업박람회에 전시‧판매할 예정이다.

파이프팜 가드닝은 도시 내 유휴지나 도시재생지역에서 효율적이다.
파이프팜 가드닝은 도시 내 유휴지나 도시재생지역에서 효율적이다.
파이프팜 가드닝은 도시 내 유휴지나 도시재생지역에서 효율적이다.
파이프팜 가드닝은 도시 내 유휴지나 도시재생지역에서 효율적이다. 사진은 아파트 베란다 실외에 설치할 수 있는 파이프팜이다.

이 대표는 파이프 팜을 이용한 벽면녹화활동을 통해 지역공동체 활성화는 물론 도시재생 사업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내다본다. 무엇보다 도시텃밭 이용자가 한정돼 있어 다양한 공간에서의 도시농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 대표는 서울시 초등학교 녹색커튼운영사업 지원을 언급하며 “과거에는 시민이 보조하고 시가 이끌어갔다면 이제 시민이 국가기관보다 먼저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가 도봉구 창3동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에 참여해 파이프팜 30개를 벽면에 설치할 예정이다. “주민참여도가 높고 반응도 좋다. 좁은 골목길과 벽면을 활용해 주민들이 관리할 수 있도록 18주간 교육할 예정이다. 파이프 팜을 만드는 것부터 식물 재배까지 가르치지만 교육이 끝나더라도 주민들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지속가능한 유지관리로 관리가 쉬워야한다. 앞으로 파이프팜을 활용한 도시재생 사례를 계속 만들어갈 것이다.” [한국조경신문]

숲의 반그늘을 이용한 천수텃밭의 버섯재배장에서도 빗물을 이용해 관수한다.
숲의 반그늘을 이용한 천수텃밭의 버섯재배장에서도 빗물을 이용해 관수한다.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의 교육실습장 천수텃밭의 빗물저금통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의 교육실습장 천수텃밭의 빗물저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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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기자 grass999@latimes.kr 이수정 기자님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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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수 2018-04-27 06:06:24
자세한 내용을 올려주셔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