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구 울산시 녹지공원과장
이상구 울산시 녹지공원과장

2018년 태화강 정원박람회가 개막한지 3일째 되는 날이다. 전국에서 몇 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는 식의 통계적 평가는 우선 제쳐 두고서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정원 작가들이 흘린 땀과 그 결과로 빚어진 수준 높은 작품 접하면서 성공적인 박람회가 될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개막식 전날까지도 어두운 현장에 남아 풀 한포기 돌멩이 하나까지도 마치 여식을 시집보내는 부모의 심정으로 부족한 게 없는지 끝까지 살피는 작가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갖고 있던 박람회에 대한 불안감과 우려가 해소되었음은 물론 잔잔한 감동까지 느낄 수 있었다.

부지조성 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한 달여간 현장에 상주하면서 작품 활동에 매진하는 작가들이 있는가 하면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대부분의 작가들이 현장을 지키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준비기간 동안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의 표정에서 어두운 모습은 전혀 찾아보기 힘들었다.

황량한 초지였던 백지상태의 토지 위에 정원조성을 위한 기초작업을 시작할 때만해도 63개의 학생․시민․메시지․쇼가든이 과연 정해진 시간까지 계획된 디자인으로 정원조성이 마무리될지 불신의 시선을 가졌었던 것도 사실이다. 일부 작가들은 열악한 현장여건과 지원으로 인해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정원을 조성해나가는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작가들마다 얼마나 많은 열정과 노력을 투자하였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기에 그러한 불신과 불만은 조금씩 해소되어갔고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작가들에 대한 지원과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많은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다.

열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번 박람회에 조성된 모든 정원작품들이 저마다의 개성과 의미를 갖는 최고의 수준이라는 것은 개인적인 생각이 아닌하나의 큰 주제와 장소에서 울산만큼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아름다운 정원을 조성한 곳은 보질 못했다.라고 말한 이시하라 카즈유키, 까뜨린 모스박 등 해외 초청작가들의 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의 평가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박람회 현장을 찾아주시고 있는 남녀노소 방문객들마다 이구동성으로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번 박람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성공적인 정원박람회를 위한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는 무엇보다도 수준 높은 정원 작가와 그 작품에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 좋은 계기였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공모결과를 통해 정원조성 비용을 지급하고 이행․감독하는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 파트너쉽을 형성해야 하며 작가들이 박람회의 주인공으로서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의 개발과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우리 시에서도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마지막으로2018년 태화강 정원박람회에 참여하여 열악한 현장 여건과 부족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주신 모든 작가들에게 지면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앞날의 영광을 위해 박수를 쳐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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