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생활과 환경이 빨리 바뀐다는 표현인데 요즘은 굳이 10년이란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변화와 혁신이 빠르다.

2008년 무자년에 한국조경신문을 창간할 때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는 많이 혼란스러웠다. 숭례문 화재사건이 발생했고 쇠고기 재협상 논란과 광우병 파동으로 성난 민심이 광화문 광장에 집중되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 담화문까지 발표했다. 외국을 바라보면 중국에는 쓰촨성 대지진이 발생했고 미국에는 첫 흑인대통령으로 버락 오바마가 당선됐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예전에 비해 어떨까?

10년 동안 한국조경신문은 조경분야의 영욕을 지켜보며 안타까움과 영광을 함께 했고 신문 스스로도 아파했다, 그러다가 지난 연말에는 중병에 걸려 수술대에 올라 한쪽 팔을 도려내는 아픔이 있었고 잠시 동안의 입원사태(휴간)도 생겼다.

한국조경신문이 올해 다시 호흡을 하면서 조경과 종이신문의 가치를 함께 높인다는 거창한 다짐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디지털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인식변화로 끝없는 위기가 상존하고 있다. 이는 본지뿐만 아니라 모든 매체에 해당되는 현상이다.

현대사회는 신문을 안보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마다 종이신문 구독률이 떨어지고 반대로 모바일 이용률은 높아간다. 2017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종이신문을 보는 시간은 4.9분이지만 모바일 이용시간은 71.1분으로 나타났다. 지금 종이신문은 4.9분 남아있는 구독시간을 지켜내고 생존을 하려면 특단의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에 몰려있다.

‘뉴스타파’ 자문위원이자 진민정 저널리즘학연구소 연구이사의 말은 모든 언론사가 독자와의 동반자 관계에 주목하라는 표현이다.

“저널리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독자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자를 더 이상 계몽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좋은 저널리즘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로 여겨야 한다. 독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저널리즘을 지키는 데 참여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위의 말은 한국조경신문에서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독자를 리드하기보다는 독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독자가 신문 내용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겠다.

한국조경신문은 모바일신문도 같이 발행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나 인터넷에 능숙하거나 인터넷 의존도가 높은 사람에게는 종이신문을 읽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한국조경 종이신문 독자가 줄어들까봐 인터넷신문 발행을 중단하라는 친절한(?) 독자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인터넷신문에서라도 한국조경신문을 읽어주기를 바란다. 그들이 디지털 화면 속에서라도 조경에 대한 애정과 가치를 공유하면 조경의 앞날이 더욱 밝아지는 순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언젠가는 종이신문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스물두 살의 청년이 인터넷신문만 돌아다니다 종이신문으로 돌아왔다는 오마이 뉴스의 기사는 종이신문의 존재감을 더욱 더 뚜렷하게 해준다.

“사회 이슈에 관심 많던 나도 어른이 되고 나서 거치적거리는 커다란 종이신문보다는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인터넷 기사를 선호했다. 그러나 기사를 보는 나의 치명적인 단점은 곧이곧대로 믿는 팔랑귀가 눈에 있는 것이다. 기사에 대한 비판적 사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고, 베스트 댓글을 여론으로 생각해 쉽게 휩쓸리는 경향이 있었다. 옳지 못한 내용조차 일반적인 견해에 반해 ‘내가 잘못 판단하는 거야’하며 댓글과 똑같이 생각하려 애썼다. 후에 군과 국정원, 그리고 경찰까지 댓글 여론조작에 가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적잖은 충격과 후회가 밀려왔다... 그리고 이듬해 초, 다시 종이신문을 구독했다. 오로지 종이에 실린 기사만을 읽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위함이었다.”

한국조경신문은 종이와 잉크의 냄새를 맡으며 마시는 커피향기 속에서 대한민국 녹색복지와 녹색문화 창달의 텃밭이 되도록 앞으로 10년, 20년 계속 독자와 함께 호흡을 지속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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