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지재호 기자>

 

김재현 산림청장이 조경계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천명하며 화합을 통해 신뢰를 쌓아갈 것임을 확인시켰다.

지난 13일 산림청 주최로 조경계 단체장들과의 간담회가 서울 코리아나호텔 프린스룸에서 김재현 산림청장을 비롯해 서주환 대한환경조경단체총연합 총재, 최종필 한국조경사회 회장, 심왕섭 전문건설 조경식재공사업 협의회 회장, 설승진 건협 조경위원회 위원장, 김요섭 놀이설조경자재협회 회장, 이강대 한국조경수협회 회장, 김부식 한국조경신문 회장, 이재석 정원문화포럼 차기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재현 청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도시숲법과 관련해 “조경계가 주도해서 만들어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조경분야에서 도시숲법을 주도하면 훨씬 더 좋은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화합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추진되고 있는 도시숲법에는 조경업역을 침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관계로 조경계가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후속 조치에 대해 기대감을 갖게 했다.

간담회 초반은 산림청과 불신의 골 깊이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최종필 회장은 “도시숲이 어디까지를 도시숲이라 정의하는 지 알 수 없다”며 “예전에 올라온 법안을 보면 학교숲, 녹지들을 도시숲으로 통칭하는데 이런 부분들은 원래 도시계획법상 도시관리계획에서 지정하거나 국회법상 용도구역으로 관리하는 구역을 산림청에서는 도시숲으로 묶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정원의 개념은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의 사적인 공간으로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순천만국가정원이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공공의 정원 개념이 커 공원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본다”며 “정원으로 끌고 가고 있는 부분이 국민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또 “기존에 조경에서 하던 도시완충녹지나 연결녹지 들 이런 도시계획으로 정해진 여러 녹지들을 조경에서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숲이라는 용역으로 묶어 산림기술사만이 할 수 있게 한 것은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설승진 위원장은 “도시숲 그린 인프라 구축방안을 보면 기존에 조경이 해 왔던 일들이다. 우리 영역을 침해하는 게 아닌 지 위협을 느낀다”며 “이런 일을 하고 싶다면 예산을 가지고 지자체를 통해 관리 감독이나 하면 조경계와 트러블 없이 오히려 가까워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어 “산림청에서 발주하는 것을 보면 우리 조경기사들이 완전히 배제돼 있다. 조경기술사나 산림기술사가 일을 진행하다보면 중복되는 일이 많은데 조경기사의 경우 산림청에서 일정부분 교육을 시켜 이수 시 자격을 부여해 주는 방법을 강구해 줄 것”을 요구했다.

심왕섭 회장은 “총괄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산림청에서 추구하는 도시숲을 인정하지만 총론으로 들오가면 상충되는 부분이 많아 도시숲 제정 시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하고 “산림청에서 추구하는 도시숲법이 조경과 상충되는 부분을 해결하기까지는 많은 걸림돌이 작용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김재현 청장은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조경업계를 산림청이 업을 침범한다고 보는 것 같다”며 “산림의 틀을 키워서 조경분야는 그대로 활동하면 되고, 여기에 안정적인 법체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장을 키우자는 것이지 침해하자는 게 아니다. 어떻게 보면 조경분야가 기존 산림영역도 들어올 수 이는 여지를 열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서주환 총재는 “조경계와 산림업계가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오픈해서 찾겠다고 생각한다면 도시숲이든 정원법이든 근본적으로 하나만 해결하면 조경계가 반대할 일은 없다”며 “국토부에서 전문기술자 관련 내용에서 조경기사를 오픈해 임업 등 관련 기술자들도 동등한 처우를 해주고 자격을 인정해 줬듯 조경기술자들도 동등한 조건으로 인정한다는 문구하나를 넣어 주길 바란다"”며 해결안을 제시해 참석자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입찰을 보면 산림업 등록이 돼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조경업계의 진출을 막고 있다”며 “문호를 개방한다면 조경계가 산림청이 주도하는 사업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을 것”이라고 방안을 제안했다.

김요섭 회장도 “조경기사자격증 상호인정에 대해서는 조경계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산림조합은 제방공사 등 수의계약이 수월하지만 종합에서는 전부 입찰로만 참여하게 돼 게임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에 대해 서주환 총재도 “국토부에서 산림기사자격증을 인정해 주니까 조경학과 졸업생들이 산림기사시험을 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조경기사 시험에 비해 산림기사시험이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최종필, 심왕섭 회장도 “조경기사 시험 난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 거의 고시수준이다”며 이구동성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강대 회장은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조경수관리자격증 소지자들이 산림사업을 할 수 있도록 법인등록기준 반영과 자격증 담당과목에 도시림, 숲길조성분야를 추가할 예정인 만큼 조경수조성관리사가 도시숲 관련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석 차기회장은 “김 청장의 말처럼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왕 만들어진 정원법이라면 빨리 시장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김부식 회장도 “그동안 소통보다는 불통이 컸다고 본다”고 전제하고 “2년 전 국토부장관 고시가 있었다. 국토부에서 비슷한 유사분야는 한 자격증에 같이 호환성을 두자며 문호를 개방했다. 그런데 산림청은 규제규정위원회를 통해 ‘우리의 전문성은 살 수 없다’고 답변하는 등 진입을 완전히 차단했다”며 개탄했다.

김재현 청장은 간담회 말미에 “이 정도의 불신이 큰 줄은 몰랐고 많이 놀랐다”며 “그간의 역사가 서로 배제하고 제도적인 우위를 차지하려고 그런 관계 속에서 일을 진행하다보니 불신을 키운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간담회를 정례화시켜 나갈 것이고 필요에 따라 확대해나가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며 “내가 있는 한 특별한 의도를 갖지 않고 소통 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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