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네마테크 설계모형도

[한국조경신문 이수정 기자] 서울시가 국내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충무로에 조성할 복합영상문화시설인 ‘서울시네마테크(가칭)’의 설계 밑그림을 지난 12일 발표했다.

‘서울시네마테크’는 비상업 독립‧예술영화는 물론 고전영화까지 상업적 이해와 관계없이 다양한 영화를 향유할 수 있는 상징적 시설이다. 영화계의 오랜 숙원이자 대한민국 영화산업 1번지 충무로의 꿈이었다.

‘서울시네마테크’는 현재 중구 초동공영주차장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연면적 4,800㎡)로 건립된다. 오는 2021년 2월 개관이 목표다.

핵심적으로 대‧중‧소 규모(150석~300석)의 ‘다양성영화 전용 상영관’이 들어선다. 옥상에도 150명 정도 수용 가능한 노천극장이 만들어진다. 여기에서는 일반극장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독립영화, 예술영화 같은 비상업 영화와 고전영화를 상영한다. 지하 1~2층에는 서울시네마테크에서 가장 크고 폭이 넓은 300석 규모의 대극장이, 지상 2~3층에는 150석 규모의 소극장, 지상 5~6층에는 200석 규모의 중극장이 각각 조성된다.

녹음실, 색보정실, 대여장비창고 등을 갖춰 영화‧영상물 제작을 희망하는 일반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영상미디어센터’와 최대 180명까지 수용 가능한 가변형 강의실, 보존가치가 있는 영화 필름 등을 보관‧열람할 수 있는 ‘영화 아카이브(자료보관소)’도 각각 들어선다. 특히, 영화 아카이브는 단순 자료실 개념이 아닌 극장 성격을 띤 이색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밖에도 1~2층에는 카페, 서점, 기념품 매장 등 시민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전망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남산을 조망할 수 있다.

시는 국내‧외 건축가 5팀을 초청해 국제지명 설계공모를 진행한 결과, 이와 같은 내용의 설계안을 제출한 매스스터디건축사사무소(대표 조민석)의 ‘Mongtage 4:5’을 당선작으로 최종 선정했다.

당선작을 설계한 건축가 조민석은 딸기 테마파크(2003), 상하이엑스포 2010:한국관(2010), 다음 스페이스닷원(2011) 등을 건축하고, 2014년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최고상)을 수상한 세계적 건축가다.

공모에는 국내·외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건축가인 쿠마 켄고(Kuma Kengo, Kengo Kuma & Associates, 일본), 나데르 테라니(Nader Tehrani, NADAAA, 미국), 김승회(서울대 교수), 김찬중(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 건축가가 참가해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설계안을 제시했다.

도시‧건축 및 영화계 전문가 등 총 6인의 심사위원단은 “공간구성이 균형 있고 실용적이며, 상영관과 아카이브 같은 부속시설 간 관계설정이 신선하다”라고 당선사유를 밝혔다.

심사위원으로는 심사위원장 김준성(건국대 교수), Michael Speaks(Syracuse대 교수)를 비롯해 김용성(국민대 교수), 김민수(서울대 교수), 허문영(부산 영화의 전당 프로그램디렉터), Diego Daniel Valle Almagro(DV2C2한국지사, Daniel Valle Architects)로 총 6인이 참여했다.

시는 3월 중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서울시네마테크 건립과정에 참여해온 영화계 인사들로 건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해 공간별 기능과 시설 운영방식 등 영화계 의견을 설계 단계부터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강태웅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영화계 등 관련 주체들과 긴밀히 협업해 서울시네마테크가 영화인과 시민에게 모두 사랑받는 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건립 전부터 세부 프로그램 기획 등 운영부분에 대해서도 영화계와 논의를 통해 충분히 준비하고, 과거 영화 중심지였던 충무로의 가치를 되살릴 수 있도록 지역과의 연계방안 등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형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장은 “서울시네마테크 건립으로 영화계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고 충무로의 지역성도 살릴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당선작 설계안을 바탕으로 영화계 등 전문가 의견을 적극 반영해 시민에게 다양한 영상문화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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