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최근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바다매립지나 간척지 조경식재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사)한국조경학회 식재연구회‧(사)한국조경사회‧대한전문건설협회 조경식재공사업협의회가 2018 ‘해안 간척지 및 매립지 조경식재 워크숍’을 개최했다.

해안 간척지라는 특수 여건 속 토양문제, 수종을 비롯한 생물다양성, 토심, 식재법 등 여전히 간척지 식재조성에 대한 우려 깊은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새만금 간척지의 조경식재 현장을 돌아본 이번 워크숍에서 미래 자산으로서의 간척지 조경식재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재고 필요성이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되었다.

▲ 7ha에 달하는 새만금 간척지 육묘장

축적된 조경식재 노하우 공유하고자 워크숍 개최

지난 2013년 수립된 새만금 방풍림조성 종합계획은 지난 1989년 이후 전북도가 국책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새만금종합개발사업의 하나다. 강한 조풍과 토양풍식으로부터 농생명용지 내 농작물 피해절감과 쾌적한 간척지 경관형성, 생태공간 구축 및 소음방지, 동물 서식처 등 다목적 활용방안을 위한 연구사업으로 추진됐으며 오는 2023년까지 초기 식재 완공 예정이다.

행사를 주관한 (사)한국조경학회의 김도균 순천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간척지, 매립지 증가, 생태계 훼손으로 사람과 생물이 살기 어렵다. 조경식재는 간척지와 매립지에 생명력을 불어놓고 자연성을 높이고 경관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매립지나 간척지 조경식재는 태풍, 가뭄, 토양, 사람의 과도한 이용, 병해충 발생 등으로 식재가 목표대로 성장하지 못해 식생경관 불량해지면서 오히려 황량한 것을 자초한 경우 많다”며, “조경식재 역사가 짧다. 조경식재 및 관리 노하우가 없고, 축적된 기술마저도 후배들에게 전파가 안 되고 사장됐다.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후배나 동료들에게 전파할 필요가 있다”며 새만금 간척지에 대단위 면적으로 조경식재에 대한 워크숍 의도를 밝혔다.

▲ 임영수 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 환경관리부장

사질토양의 성질로 인한 용기묘 육묘장 운영

오전 10시 익산역에서 출발해 새만금 간척지 육묘장과 조성현장을 답사 후 새만금 홍보관에서 워크숍이 진행됐다. 전북 새만금추진지원단의 임철승 주무관의 사업 브리핑에 이어 새만금 간척지 방풍림 사업 환경경관 총괄책임 맡고 있는 임영수 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 환경관리부장이 ‘새만금지구 방풍림 및 묘목장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오전에 들른 육묘장에서 참가자들을 안내한 임 부장은 현재 새만금사업단에서 환경경관 총괄책임 맡고 있으며 6년 전부터 수종 연구 및 시범재배 연구를 해왔다. 현재 간척지 내 농생명 용지는 과거 전부 논으로 조성예정이었으나 식량이 남아돌면서 밭으로 개발계획 변경됐다. 바람에 대한 피해가 증가함에 따라 방풍림 중요성도 커져갔으며 이에 농생명 용지 절반정도 면적에 달하는 방풍림이 조성된다.

▲ 임영수 새만금사업단 환경관리부장이 조경식재 워크숍 참가자들에게 육묘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 부장은 “새만금 사업은 크게 식량생산하기 위한 농업용지, 산업용지로 분류된다. 이곳의 개발을 위한 조경이나 방풍림이 필요하다. 방풍림 수목을 생산하기 위한 육묘장이다. 현재 약 7ha 크기의 육묘장을 운영한다. 생산된 수목은 근처 약 100ha 묘목장에 옮길 예정이다. 여기서 자란 나무로 새만금 방풍림 조성을 계획한다. 작년 처음 조성해 올해부터 2~3년간 정비한다. 재작년부터 씨앗으로 발아한 23~24만 주가 있다. 육묘장에서 생산하는 방식은 팟인팟이다. 분이 안 떠져 용기묘로 한 것이다. 6년 전부터 시범사업으로 어떤 수종이 알맞은지 연구했다. 용기묘는 생존율이 상당히 높았다”고 말했다.

“방풍림은 크게 주방풍림과 보조방풍림으로 분류, 방풍림 조성길이는 173km, 면적 313ha, 농생명 용지의 3%에 해당하지만 방풍효과를 위해서 면적과 조성길이도 늘어나야 한다. 방풍림 6개년 걸쳐서 시험 연구를 했는데 염도와 사질 토양에서 적응할 수 있는 수종 16개 선정했다. 그 중 해송이 식생이 가장 좋다.”

방풍효과를 총 필요수목은 약 240만 주이며, 초기 식재 185만 주, 보충 식재 55만 주를 예상한다.

 

▲ 새만금 간척지 육묘장
▲ 용기묘에 심긴 해송

용수공급 시급‧사질 토양과 준설토라는 식재 상 악조건

새만금 간척지의 여건은 좋지 않다. 먼저 사질토양을 꼽을 수 있는데 해송 외에는 고사율이 높을 정도다. 수종의 다양성은 물론 아직 새만금호가 담수결정이 안나 관수 공급 문제도 시급한 상황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일반 토양이 아닌 준설토 문제다. 1m 이상의 성토를 통해 수도권매립지에서 시도했듯 다양한 수종이 가능하다는 의견에 대해 임 부장은 “주변 흙을 이미 모두 끌어다 쓴 상태다. 일반토양 없이 준설토로만 평지화한다. 바람이 심해 아까시도 쓰러진다. 그러나 앞으로 수종을 늘려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염분이 거의 없다는 사업단 측과 달리 심우경 고려대 명예교수는 “매립지 조경이 어렵다. 염분과 조풍 때문에 내염성 식물을 심는데 장기적으로 볼 때 성토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지반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중략)준설해도 가물면 염분이 다시 올라온다”며 조언했다.

이에 “염분 차단층을 깔아 시범구간을 넣었다. 지금 테스트 중이다”고 답했다.

▲ 지난 23일 해안 간척지 및 매립지 조경식재 워크숍에서 새만금 간척지의 방풍림 조성사업에 대해 임영수 과장이 발표하고 있다.

마운딩‧토심확보 및 토양개선 위해 장기적 플랜 제안

새만금 간척지 방풍림 조성에 있어 지난 매립지 식재경험을 공유하고자 광양제철소와 송도매립지 사례가 소개됐다.

27년 전 조성된 광양제철소 임해 매립지 사례를 발표한 박현수 포스코 광양제철소 차장은 “새만금 간척지는 사질토양인데 수목생육에 문제가 생긴다”며, 내염성, 내건성 식물 식재는 물론, 토양개량을 위해 시비작업과 멀칭작업을 거쳤다. 무엇보다 건조방지와 토심확보 등 지반문제를 위한 확보하기 위한 마운드 조성으로 매립지 식재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토 없이 준설토로만 되는지 의문이다. 도를 압박해서라도 장기적 예산 계획이 필요하다. 광양제철소나 송도 매립지에서 답을 찾아도 된다”고 전했다.

그리고 인천의 매립지에 세워진 송도국제도시 설계를 맡은 곽남현 박사‧인천광역시 계양공원사업소 녹화지원팀장)는 가로수 식재지반의 경우 교목은 최소 생육토심 1.5m를 확보 및 식재 지반 조성 시 염분단절을 위한 쇄석층 조성 및 객토로써 양질토 반입, 석고포설 등 식재 지반에 따른 차별적 시공을 강조했다. 덧붙여 최대한 염분차단으로 수목 뿌리를 보호하고 수종보다는 굴취불량, 식재시기 일실 등 식재방법에 따른 수목 하자도 문제임을 지적했다. 

▲ 광양제철소 임해 매립지 사례를 발표한 박현수 포스코 광양제철소 차장과 송도국제도시 설계를 맡은 곽남현 박사‧인천광역시 계양공원사업소 녹화지원팀장이 워크숍에서 종합토론 중이다.

녹화기술력 보유한 조경식재 전문가 절실

김도균 교수는 대부분이 간척지인 도시 암스테르담의 조경식재를 예로 들며 좋은 토양과 다양한 수종에 의한 조성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내의 경우 간척지 조경식재 시 기후를 고려하지 않은 활착불량, 토양환경에 의한 생장특성을 무시한 식재 등을 지적하며, 조경에서 “나무 심는 것이 가장 기본”이라 말했다. 또한 녹화기술력을 보유한 식재 전문가, 완벽한 설계, 그리고 특화된 공직부서 마련과 예산 지원 등 간척지 조경식재에서는 더욱 절실함을 피력했다.

이어 “기후 및 토양분석에 대한 장기적 연구가 필요하다”며, “새만금 간척지에 외부 흙이 못들어 온다고 하는데, 이는 (사질토인) 새만금 간척지에 대해 환경개선 의지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 김도균 순천대 교수‧(사)한국조경학회 식재연구회 회장

한 워크숍 참가자는 “오늘 워크숍에서 토양개선을 위한 식재분석이 빠져있다”며, 간척지 조경식재 시 지피식물에 관한 연구도 제기됐다. 이 또한 장기적 계획 속에서 디테일한 식생분석을 비롯한 토양생태계에 대한 종합적 분석이 수행돼야 함을 복기한 대목이다.  

한편 워크숍 발표가 끝난 후 종합토론에는 도의 새만금 사업 관계자 없이 진행돼 넘치는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오가지 못했다. 

이번 워크숍은 국내 간척지 조성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본 시간으로써 후세에 물려줄 미래 녹지대인 간척지 녹화사업에 대한 조경 관계자들의 충고 어린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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