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울산 태화강 정원박람회에 초청된 프랑스 출신의 조경가 까뜨린 모스박이 방한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대학에서 생물학, 물리학을 전공한 후 프랑스 바르세이유 건축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한 그는 1987년 Mosbach paysagisters를 설립, 루브르 랑스 박물관정원, 게이트웨이파크, 보르도식물원 등 조경과 정원의 경계를 허물며 실험적인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오는 4월에 선보일 정원박람회에 초청작가로서 사이트 점검을 위해 미리 방한한 그에게서 경관디자인은 물론, 토양과 식물생태까지 고려한 조경가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고 더불어 앞으로 조성될 모스박의 정원을 기대하게 한 자리였다.

▲ 까뜨린 모스박 <사진 지재호 기자>

본인 소개를 해달라

조경고등학교에서 생물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을 공부했다. 15년 전 이와 관련된 잡지를 발간하면서 예술가, 철학자 등 많은 전문가와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런 계기를 통해 단순히 전통적인 것을 반복하는 것보다 인간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의 새로운 조경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경관을 디자인할 때 플랜트 접근은 어떻게 하는지? 루브르 랑스 정원의 예는 어떠한가?

루브르 박물관 정원 같은 경우 특별한 생태적 프로세스가 있었다. 광산이 많았던 랑스 지방은 석탄질 토양이다. 20년 전 광산업은 멈추었다. 토양 상태가 좋지 않아 흙으로 깊이를 만들었고, 흙을 고정시키기 위해 생물학적, 기술적 과정이 필요했다. 그리고 여섯 가지 토양, 시아노박테리아 모스나 특별한 식물들, 즉 그라스, 관목, 교목 등으로 유기적 조성과정을 거쳤다. (중략) 일조량과 토양(Coal Soil)에 맞게 식물을 선택해 깊이를 만들고 영양분 공급도 한다. (중략)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사람이 만들어낸 것 즉 인위적인 것과 자연스러운 것의 조화다. 이는 사람의 삶과도 닮아있기 때문에 플랜팅할 때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30|30 Landscape Architecture' 선정 30인의 조경가로 추천됐듯 해외에서는 많이 알려졌다. 대만 게이트웨이에서도 생태적 사이트로 풀었다. 이번 정원박람회 장소인 태화강이라는 하천부지에서 정원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박람회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 디자인이나 건축물을 실험적으로 풀고 싶다. 건축물과 사람은 떨어져있는 존재처럼 보이는데, 루브르박물관 같은 경우 사람과 건축물을 가까운 관계로 표현하려 했다.

게이트웨이 같은 경우 매우 큰 스케일의 작품이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볼 수 없다.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도록 하고 그래서 창의적으로 곳으로 보여주려 한다. 새로운 곳, 새로운 장소를 갈 때마다 항상 새로운 해석을 하게 된다. 새로운 디자인의 기회를 주는데 전반적인 아이디어는 사람과 자연의 유대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서 온다.

 

한국의 조경에 대해서 접한 적 있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국은 처음이다. 오게 돼서 기쁘다. 매번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조경이 그 나라의 문화적 배경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항상 같은 것을 보면 지루하기 때문에 매번 다른 문화를 색다르게 표현하고 발견하는 걸 좋아한다. 조경은 다른 문화를 보여주는 기회, 문화와 문화가 대화하는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독특한 작품이 많다. 대표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한다면?

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든 만물은 흐르며 고정돼 있지 않고 흐른다. 식물이 어떻게 다른 식물과 유기적으로 살아가고 진화하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항상 변화하는 것이 세계다. 요즘 디자인 경향은 너무 아카데믹하다.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매력을 제시하려 한다.

 

한국의 정원박람회 참가하게 된 계기, 한국 조경 프로젝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있다면?

한국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러나 다른 나라를 조경을 통해서 발견하는 걸 좋아한다. 동양 철학은 경관, 환경에 오픈된 태도로 바라보고자 한다. 서양의 고전철학과 대비된다. 이런 동양과 서양의 철학적인 합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동양의 풍경화는 강한 느낌을 주고 인상적으로 느꼈다.

박람회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조경을 통해서 다른 나라를 발견하는 데서 출발했다. 너무 로맨틱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 까뜨린 모스박 (Catherine Mosbach) <사진 지재호 기자>

박람회에서 구상하고 있는 정원주제가 있는지?

아직 계획은 없다. 주변환경과 맞춰서 계획하므로 구상한 것을 말할 수 없다.

 

태화강이 울산시의 지속적인 생태사업으로 국가정원 지정을 앞두고 있다. 알고 있는가

알지 못한다. 조경(혹은 정원)은 다양한 규모로 진행되는데 저는 큰 규모의 조경이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내가 여기 (한국에) 온 건 단순히 어떻게 (정원을 조성)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할 뿐, 이 박람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은 정원일 뿐이지만 주민에게 새로운 방법을 제안하고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조경가로서 설계하다보면 크고 작은 스케일의 사이트를 설계한다. 오픈스페이스나 정원 등 각각의 스케일마다 설계할 때 주안점을 두는 게 있다면?

크고 작은 스케일로 작업할 때 큰 차이점은 없다. 모든 걸 열어둔 상태에서 진행하는 걸 좋아한다. 프레임을 제시하면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단순히 옮겨가는 것에 불과하다. 몸속과 과학이 이어져 있듯이,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며 큰 것과 작은 것은 모두 이어져있다.

태화강의 이야기처럼 강이 조경 전체에 영향을 미치듯 작은 것이 큰 것에 영향을 미치므로 하나의 흐름으로 본다. (정원은)태화강의 시스템에 속해 있으므로 작은 것과 큰 것을 구분하지 않고 디자인할 때도 큰 차이는 없다.

 

프랑스에서는 조경가가 소규모의 정원을 조성하는 것이 일반적인가

프랑스 베르사이유 건축학교의 미쉘 드빈 교수는 “조경가에는 항상 다양하고 새로운 방법이 많다”고 말했다. 건축가보다 조경가가 줄어드는 추세다. 공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10~20년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 미쉘 드빈 같은 경우 디자인보다 전략적 접근을 선호하고 고정된 것이 아닌 다양한 방법과 규모를 가지고 조경 작업한다.

프랑스의 도시발전계획에서 조경가의 공공의 역할은 중요하다. 프랑스는 공공의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와 대비적으로 대만의 경우 교통체증이 심하고 퍼블릭 공원이 없다. 프랑스에는 보행자와 자동차가 공존하고 공공장소가 중요하다. 이 공공의 공간은 시대나 계절에 따라 다목적으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조경에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