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모든 장면에는 계절의 매 시간이 담겨있다. 겨울이 유난히 긴 우리나라 겨울. 영국의 윈터가든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한국에서도 겨울정원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여기 김장훈 정원사가 추천하는 겨울경관을 위한 식물을 안내한다.

흰말채나무 ‘시베리카’(Cornus alba ‘Sibirica’)
흰말채나무(C. alba)는 시베리아와 중국, 우리나라 등지에서 기원했다. 흰말채나무 ‘시베리카’는 흰말채나무 종류들 중에서 가지의 색상이 가장 붉은색을 띠는 품종이다. 매우 선명하고 진한 붉은색을 보여주어 한눈에 보아도 매우 인상적이다.

에키네시아(Echinacea purpurea)
북미 동부 지역이 고향인 이 식물은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자주천인국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식물이다. 분홍색 꽃이 크고 아름다우며 다양한 여름 초화류들 사이에서 좋은 조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여름용 정원 식물이다. 식물체가 단단해서 겨울에도 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검게 잘 말라 겨울 경관에 활용할 수 있다.

▲ (시계방향으로) 에키네시아, 흰말채나무 '시베리카', 흑룡, 유포비아 마르티니 ‘애스코트 레인보우’

노루오줌(Astilbe rubra)
아시아와 북미의 숲 속이나 골짜기 등에서 자라는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25종 정도의 노루오줌 중 우리나라에도 5종이 자생하며 다양한 화색과 모습의 품종들이 개발되고 있다. 키가 작으면서 딴딴한 모습으로 겨우내 말라 겨울 정원의 장식요소가 될 수 있다.

버지니아냉초(Veronicastrum virginicum)
훌륭한 조형미를 갖춘 정원식물로, 훤칠한 키로 곧게 자란 줄기에 대여섯 장의 잎이 규칙적으로 돌려나며 리듬감 있게 상승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며 가을날의 준수한 단풍과 겨울날 마른 모습까지 감상할 수 있다. 북미에서 기원한 버지니아냉초가 많이 활용되며 우리나라 자생 냉초(V. sibiricum)도 그에 버금갈 만큼 충분히 아름답다.

스코파리움쇠풀(Schizachyrium scoparium)
초지와 잘 어울리는 북미 기원의 관상용 그라스다. 여름날 푸르름부터 가을이면 불타 듯 진한 붉은빛의 잎은 극적인 색채의 변화를 보여준다. 겨울에도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붉은 느낌이 강한 적갈색의 마른 모습은 겨울 경관 연출에도 자주 활용된다.

흑룡(Ophiopogon planiscapus ‘Nigrescens’)
짙은 검은색 잎이 매력적인 소엽맥문동 속의 여러해살이풀로 일본이 고향이다. 흑룡처럼 짙은 검은색 잎의 식물은 드물어 밝은 색상의 식물과 대비된다. 다만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는 반상록성 상태로 월동하기 때문에 효과가 적을 수도 있다.

큰꿩의밥 ‘아우레아’(Luzula sylvatica ‘Aurea’)
큰꿩의밥은 유럽과 서남아시아가 고향인 골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품종 ‘아우레아’는 겨울과 봄에 광택이 나는 황록색의 잎이 아름다워 겨울 연출에 활용하곤 한다. 특히 검은색 잎을 가진 흑룡 등과 함께 심어 검은색과 노란색의 강렬한 색상 대비를 연출하기도 한다.

▲ (시계방향으로) 스코피리움쇠풀, 버지니아냉초, 헬레보러스, 큰꿩의밥 '아우레아'

유포비아 마르티니 ‘애스코트 레인보우’(Euphorbia × martinii ‘Ascot Rainbow’)
유포비아는 대극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잎이 아름다운 품종으로 유명하다. 그 중 척박한 환경에 적응한 종류 중에 겨울을 상록으로 나 겨울 정원에 많이 활용된다. 녹색 잎 가장자리로 노란 무늬가 들어간 가늘고 긴 잎이 줄기를 따라 돌려나는데, 추운 지방에서는 잎 끝에 살짝 붉은 단풍까지 든다.

헬레보러스 (Helleborus sp.)
유럽과 중국이 고향인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겨울에 꽃을 보기위해 정원에 심는 가장 대표적인 겨울 풀꽃이다. 크리스마스로즈(H. niger)는 1월 중순 정도에 하얀 꽃을 피우고, 진한 자주색 꽃의 사순절장미(H. orientalis)가 2월 중순께 피어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색상을 가진 매우 다양한 품종들이 있고 계속 육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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