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3일부터 아흐레 동안 울산 태화강대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태화강 정원박람회’가 본격적인 여정의 윤곽을 드러냈다.

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세 차례의 회의를 통해 박람회의 얼개를 공개한 데 이어, 지난 22일 홍광표 조직위원장((사)정원디자인학회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정원박람회에 전시될 초청정원의 구체적인 청사진 제시 및 국내 정원작가군의 참여를 독려했다.

 

초청작가 이시하라 카즈유키와 까뜨린 모스박의 정원

▲ 태화강 정원박람회에 초청된 이시하라 카즈유키(왼쪽)와 홍광표 태화강 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

이번 정원박람회에 초청작가로 확정된 2인 작가 중 한 명인 이시하라 카즈유키(Ishihara Kazuyuki)로, 이미 일곱 차례 첼시플라워쇼에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일본 나가사키 출신의 가든디자이너다. 고래로 이름 나 있다는 점에서 나가사키와 울산의 동질성에 매료된 이시하라는 이번 초청작가 정원에 적극적이다. ‘다실’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는 이시하라는 이번 박람회에서 목재로 된 정자를 선보일 예정이다. 홍 회장은 “일본에는 우리처럼 정자개념의 공간이 없다. 이시하라는 지난 첼시플라워쇼에서 노지정원의 정자에 가까운 ‘다실’을 유리정원형식의 차정원으로 연출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정자를 목재로 만들겠다고 한다. 예산이 많이 들지만 기꺼이 조성하기로 했다”며, 무엇보다 존치정원이므로 1년 간 지도될 유지관리의 가이드 및 매뉴얼을 오는 2월 10일 방한해 협약서에 추가, 검토할 것이다. 또한 비슷한 위도에 있는 일본지형에서 응용해 사용하고 있는 식물, 이를테면 속새 같은 경우 우리환경에 맞는 창조적 계승도 고려할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다른 초청작가로 프랑스의 까뜨린 모스박(Catherine Mosbach)은 생물학과 역사학을 전공한 조경가로, 프랑스 랑스에 있는 루브르박물관 정원 ‘Museum Park Louvre Lens’를 통해 전방위에 걸린 조경의 철학적 접근과 심미적 탐구를 보여주었다. 홍 회장은 “정원은 조경가들이 해야 하는 작업이다. 땅에 대한 이해, 정원과 관계 맺는 건물에 대한 이해를 가진 이들이 조경가다. 조경, 원예, 건축 분야와 융복합적인 접근을 통해 정원을 바라볼 수 있다. 조경을 중심으로 정원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중략) 이에 대한 시사점을 까뜨린 모스박이 제안하고 있다. 정원을 접근하는 방법을 보면 우리 정원도 다른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초청작가 선정의 의도를 남겼다.

이달 말 모스박과의 협약을 앞둔 홍 회장은 빠듯한 일정 속에서 프랑스 쇼몽국제가든페스티벌 출품작가나 런던출신의 작가 혹은 유럽의 신진작가와 접촉 예정이다.

▲ 태화강 정원박람회 설계도면

쇼가든·메시지가든, 정원설계, 시공, 식물재료, 유지관리. 산업미술 등 다섯 개 분야로 심사위원 배분

해외 유명 작가 정원의 밑그림이 거의 완성된 현재 조직위원회는 국내작가를 대상으로 공모하는 작가정원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조직위원회에 추천받아 심사위원 30명을 선정해 정원설계, 시공, 식물재료, 유지관리. 산업미술 등 다섯 개 분야로 배분, 심사에 참여시킬 예정이다. 오는 2월 5일 조직위원회에서 심사위원을 뽑아 참석여부 확인 후 다시 분야별 배정하며 2차 심사는 오는 2월 12일에 이루어진다.

한편 쇼가든과 달리 국내외 정원박람회에서 수상경력이 없는 현장경력 작가를 대상으로 공모하는 메시지가든은 국내 가든디자이너의 발굴을 의도한 정원박람회의 새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홍 회장은 “심사위원회는 조직위원회와 별개로 작가의 창작세계를 간섭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공에 간섭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차후에 수정 보완해나갈 것이다. 작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작품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전했다.

 

영국의 건축가 알란 파워가 리모델링하는 십리대숲길

전체 약 백 만㎡ 부지에는 진입로를 따라 태화강변의 약 4k㎡에 걸친 대나무숲 명소 십리대숲길의 리모델링도 주목할 만한데, 영국의 대형 건축사무소 대표인 알란파워(Alan Power)가 리모델링 제안해, 2월 2일 브리핑을 앞두고 있다. 홍 회장은 “제내지라 수직적 랜드마크가 없다.(중략)시간이 없어 거창하지는 않을 것이다. 난간 등 두 단계를 통해 4월에 변형된 다리의 형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뜻한 기후와 물 공급의 장점, 그리고 작가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한 정원박람회 바라

“서울보다 따뜻한 울산의 기후는 작업하는 작가들에게 유리한 지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유지관리에 항상 물은 필수다. 태화강의 공업용수를 활용해 해결이 됐다. 예산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는 홍 회장은 “이번 박람회는 행정편의주의에 매이기보다 작가들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많아 바른 시일 내에 시공을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내지의 한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천부지라 1m 이상으로 성토하기는 지형적으로 힘들다. 오히려 1m 아래로 다운시키는 것도 홍보하고 싶다”며, 작가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 즉 도로에서 정원에 들어서기까지 길이라든지 정원 이외의 요소는 전적으로 울산시 예산으로 집행된다고 자부했다.

마지막으로 홍 회장은 “관광과 정원을 연결하고자 한다. 이번 정원박람회와 연계해 가든투어를 통한 새로운 정원상품을 만들려 한다”며, 박람회를 통해 서울과 지방을 잇는 가든애호가들의 열정을 견인할 다양한 방법론을 구상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 태화강 정원박람회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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