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가드닝=2017년 12월호] 올해 여름 조성된 포항 장성동 카페정원은 안기수 작가(에이원 대표)와 김지환 작가(라디오 대표)가 공동 작업한 결과물로, 오래 전 미군유류저장소로 쓰였던 장소를 전원생활과 동시에 상업적인 공간으로 연출되기를 원한 정원주의 의도를 충분히 반영해 조성했다.

글 이수정 기자 자료제공 에이원

 

올해 여름 조성된 포항 장성동 카페정원은 안기수 작가(에이원 대표)와 김지환 작가(라디오 대표)가 공동 작업한 결과물로, 오래 전 미군유류저장소로 쓰였던 장소를 전원생활과 동시에 상업적인 공간으로 연출되기를 원한 정원주의 의도를 충분히 반영해 조성했다.

15년 동안 조경을 베이스로 최근 정원현장에서 노하우를 발휘하는 안기수 작가와 여러 차례 정원박람회에서 정원작품을 선보여온 김지환 작가가 만나 전원생활과 상업공간이 한 곳에 공존하는 카페정원을 만들었다.

두 작가는 올해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부문에 ‘렛잇비’ 출품을 비롯해 두 차례 건축 프로젝트에서 함께 작업한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안 작가와 김 작가는 최영준 LAB D+H 소장과 함께 ‘팀 동산바치’를 결성해 지난 2015년 젊은 건축가 프로젝트 ‘지붕감각’ 조성을 시작으로. 2017년 젊은 건축가 프로젝트 ‘원심림’ 조경설계 시공에 공동 참여하면서 인접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정원을 시공하면서 정원주가 설계와 동시에 시공을 요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두 작가는 설계와 시공의 간극을 최대한 줄이고자 공동 작업하며 정원시공에 주력하고 있다.

안기수 작가 

에이원(A1) 대표. 상지영서대 조경학과 졸업. 2002~2007년까지 초림조경에서 근무했으며, 2016년까지 태상조경(현 희담)과 초림조경을 거쳐 현재 에이원(A1) 대표로 재직 중이다. 2010년 서서울호수공원 시공(ASLA 우수상 멤버)을 한 바 있고, 2015‧ 2017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에 참여 및 2017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부문에 ‘렛잇비’를 출품했다.

김지환 작가

조경작업장 라디오 대표. 2015 코리아가든쇼에 ‘소 잃은 외양간’을 출품했으며, 2016 서울정원박람회에 ‘아낌없이 쓰는 사람’ 및 2017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부문에 ‘렛잇비’를 출품했다. 2015‧ 2017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카페정원' 디자인 설계도

위치 경북 포항 장성동

면적 1400㎡

시공연도 2017년 6~7월

설계 디자인 김지환 라디오 대표

시공 에이원(A1) 안기수 대표

정원수

교목 : 소나무, 느티나무, 산딸나무, 이팝나무, 팥배나무, 청단풍,

관목 : 남천, 사철나무, 능소화, 목수국, 수수꽃다리, 흰말채나무, 히어리

초화 및 그라스 : 청나래고사리, 속새, 꽃무릇, 수호초, 억새, 담쟁이, 잔디, 마타리, 꿩의비름외

 

정원 공사를 의뢰한 정원주는 이 곳 장성동에 오기 전 실내 스크린 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부인의 건강 문제로 인해 전원생활을 결정했다. 마땅한 땅을 찾는 과정에서 이 곳이 적합해 과감히 이주했다.

의뢰인은 사업을 정리하면서 거주와 동시에 상업적인 공간을 염두에 두었고 그 결과 전원에서 카페를 열기로 마음먹었다. 카페가 전원에 위치한 점을 감안해 전통적인 요소를 배치하면서도 상업적인 공간으로서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조화를 꾀했다.

 

청고벽돌로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이미지의 카페 연출

조성 전 사진을 보면 정원주가 콘크리트 옹벽을 타설한 것이 보인다. 그런데 비용문제로 인해서 다른 치장마감을 전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전통적인 색채를 가미하고자 오래된 청고벽돌로 치장을 쌓고 포장까지 마쳤다.

청고벽돌 포장 옆에는 구로철판을 이용한 녹지경계를 만들고 그 뒤 속새를 식재했다. 거기에 노란색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해 전통적인 요소와 결합된 현대적인 분위기로 연출했다.

 

조성과정

                        

1. 정원 조성 전 모습             2. 청고벽돌로 치장 쌓는 과정        3. 청고 벽돌 포장 과정

                       

4. 청고 벽돌 포장 과정                5. 청고벽돌 포장                6. 청고벽돌 포장 위로 노란색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한 산책로

심플한 잔디정원과 텃밭상자

잔디정원은 정원주가 원하는 대로 잔디를 식재해 넓은 공간으로 조성했다. 400평 조금 넘는 잔디정원과 텃밭상자는 이 정원의 핵심 요소이다. 특히 텃밭상자는 정원주의 부인이 디자인 초기 당시 김 작가에게 특별히 당부했던 것으로, 남편이 의도했던 넓은 잔디정원과 별개로 전원생활에 대한 부인의 바람을 충실히 반영해 쉽게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플랜터 형식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건축시공사가 문양거푸집으로 마감을 한 텃밭 주변 공간은 답답함은 물론 경관에 방해가 되어 러프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큐브블록으로 담장을 쌓았다. 여름동안 공사를 진행하다보니 공사기간 내내 정원수에 물호수와 물주머니를 달았다. 큐브블록으로 쌓은 담장은 정원주의 넓은 잔디정원 콘셉트에 일종의 양념(오브제)과 같은 요소로 밋밋한 잔디정원을 보충할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인접도로와 대상지의 레벨차가 조금 있어 건물 입구와 정원의 단차를 극복하기 위해 기능적으로 흙막이 기능이 필요했다. 더불어 밋밋한 건물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 시멘트벽돌을 선택해 플랜터를 조성했다. 시멘트벽돌 플랜터는 일반적인 쌓기 방식이 아닌 바른층 쌓기를 적용했다. 설계 디자인 계획 당시 부지는 넓고 예산은 한정되어있고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아이템에 쓰일 소재는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는 걸로 의도했다. 동시에 저렴한 소재이더라도 디테일만큼은 조경가나 정원디자이너의 전문성으로 연출하고자 했다.

 

<그밖의 작품>

2017 젊은건축가프로젝트 ‘원심림’

팀 동산바치를 결성한지 2년이 지난 후, 2017년 젊은건축가 프로젝트에 당선된 양수인 삶것(lifethings) 건축사무소 소장의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작품 조성에 참여했다. ‘원심림’은 각자 바쁜 일정 속에서도 팀 동산바치가 다시 모여 작업한 결과물로, 최영준 LAB D+H 소장이 조경 설계, 회전하는 원심림 아래 생기는 바람에 의해 지피 초화류가 흔들리는 경관이 주된 콘셉트다. 그리고 미술관 중정 전체를 차지하는 원심림의 공간을 관객이 다채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2017 서울정원박람회 작가부문 정원 ‘렛잇비’

꽃과 벌, 그리고 인간을 위한 공간

밀원식물로 조성된 ‘렛잇비 : 가든 아메리카노’는 저관리형 정원으로 ‘그냥 두세요’라는 의미를 지닌 정원이다. 자연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한다.

정원에 심은 식물들은 동물, 곤충과 상호관계를 맺으며 공존하는 생태계의 흐름을 반영한다. 정원을 둘러보는 사람뿐 아니라 벌, 새, 나비와 같은 곤충과 동물에게도 유용한 정원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했으며, 또한 도심 내 우후죽순 생겨나는 카페의 공간 활용에 대한 제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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