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새로운 미식학의 제안' 컨퍼런스'

지난 7일 ‘미식을 질문하고 답하다-새로운 미식학의 제안’ 콘퍼런스가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렸다.

이번 콘퍼런스는 도시의 먹을거리 문제 해결 사례를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먹을거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먹거리 도시 서울’이라는 주제로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2017 서울 식문화 혁신 주간 행사의 일환이다.

이 시대 음식은 단순히 에너지원을 넘어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TV 뿐만 아니라 블로그, SNS 등에서 넘치는 음식프로그램과 정보가 보여주듯 요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그러나 음식이 농업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은 종종 외면당한다. ‘내가 먹는 것이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준다’는 말처럼 요리와 먹는 행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슬로우푸드코리아가 주관한 이번 콘퍼런스는 세치 혀끝에 집착하는 기존의 미각개념을 벗어나 새로운 미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삶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경작행위와 음식에 대한 열띤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먼저 음식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농사와 농생태, 생물다양성, 경관 등 다양한 가치철학과 함께 통섭, 논의되는 장으로써 주제발표가 이루어졌다. 발표는 정정기 임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의 ‘서울에서 꿈꾸는 林源(임원)의 식사, 노민영 푸드포체인지 상임이사의 ‘열광, 편협, 과시와 구별 짓기를 넘어선 미식’, 우석영 생명철학연구자의 ‘공생의 관점에서 본 미식’ 순으로 이어졌다.

‘조선판 브리태니커’로 불리는 서유구의 임원경제지를 바탕으로 서울에서 임원이 절실함을 피력한 정정기 연구원은 “임원의 식사는 농사와 식사가 유리된 것이 아니라 삶의 과정이다. 食物(식물)의 생산과 유통, 마련과 조리에 대한 무시한 식사는 아름다울 수도 맛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네오 미식’을 화두로 던진 노민영 상임이사는 편협과 불평등의 미식개념에서 벗어나 줄거움의 이면에 있는 환경과 다양한 분야를 고려한 신개념 미식 개념을 이야기했다. 최근 인도의 과학자이자 농부, 에코페미니스트인 반다나 시바의 ‘이 세계의 식탁을 차리는 이는 누구인가’를 번역 출간한 우석영씨는 토양, 식물, 물, 지구환경 등 생물적 요소와 무생물적 요소가 공생하는 총제적 관점에서 미식을 바라볼 것을 제안했다.

2부 종합토론에서는 대안스님 불학연구소 소장, 김정희 음식인문학연구소 소장, 하미현 아부레이수나 대표가 나와 현대사회에서 미식에 대한 잘못된 관점과 올바른 미식의 실천방안들을 짚었다.

식량주권과 종자주권 위기에 놓인 국내 농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감각적인 맛에 집착하지 않는 올바른 미식행위 속에서 사회의 근간으로서 농업의 부활 또한 가능함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2017 서울 식문화 혁신 주간 행사는 오는 12월 10일까지 서울혁신파크와 가락몰, 가드파이브, 돈의문박물관마을 등지에서 열린다.

▲ '새로운 미식학의 제안' 컨퍼런스에 참여한 발표자와 토론자. 왼쪽부터 하미현 아부레이수나 대표, 김정희 음식인문학연구소 소장, 대안스님 불학연구소 소장, 사회자, 우석영 생명철학연구자, 정정기 임원경제연구소 연구원, 노민영 푸드포체인지 상임이사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