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비축기지’에서 여성 조경인들이 모였다. (사)한국조경사회가 주최한 여성조경인 힐링가을답사는 여성조경인 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문화비축기지 설계를 맡았던 백상진 건축사사무소 RoA 소장의 안내로 진행됐다. 이날 답사에는 노영일 (주)예건 대표가 청일점으로 동행했다.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서쪽으로 5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매봉산 자락에 있는 이 새로운 문화기지는 41년 전 석유비축기지로 건설됐다. 서울시는 2013년 1월부터 4년 8개월 동안 1급 보안시설이었던 이곳 석유비축 탱크들을 총 비용 470억 원을 들여 문화공연장 등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폐쇄된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되살린 것이다.

문화비축기지 설계를 맡은 ‘RoA건축’의 이일성 디자인소장에 따르면, 당시 공사는 기지가 1급 보안시설이었던 탓에 철저하게 비밀스럽게 진행됐다고한다. 석유비축기지가 다시 빛을 보게 된 계기는 2012년 9월 1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건 전 서울시장(재임 1998년 7월~2002년 6월) 등과 석유비축기지 현장을 답사하면서부터다.

한편 이후로 2013년 1월부터 시작된 석유비축기지 재생사업을 관통해온 주요 가치는 ‘석유에서 문화로’다. 서울시는 2013년 시민들을 대상으로 산업 유산인 석유비축기지를 활용하는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한 데 이어 2014년 4월에는 이곳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기본 구상과 마스터플랜을 세웠다. 또 국제 현상 공모전을 열어 2014년 8월 ‘RoA건축사사무소’와 허서구 당시 한양대 교수팀이 낸 ‘땅으로부터 읽어낸 시간’을 수상작으로 선정하고 친환경 복합문화공원 조성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노력 끝에 석유비축기지는 탱크형 문화공간 6개와 야외 공간 하나를 갖춘 문화비축기지로 탈바꿈해 시민들 곁으로 돌아왔다. 기존에 있던 탱크(T1~5) 5개는 공연장·전시장 등으로 재생됐다. 기존탱크 T1, T2를 해체한 내·외장 자재를 재활용해 새롭게 만든 탱크(T6)는 정보교류센터로 태어났다. 또 오랜 기간 월드컵경기장의 임시주차장으로 쓰였던 야외 공간은 문화마당(T0)으로 개방돼 밤도깨비야시장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활동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마포석유비축기지 재생 및 공원화 사업은 이번 여성조경인 답사에서 긍정적이고 또 새로운 화두가 되었고, 답사는 문화비축기지 내 카페에서 커피와 담소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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