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와 화성시, (사)한국조경사회가 도시공원 속 공공정원 보급을 위해 추진한 ‘동탄2신도시 근린공원 공공(작가)정원’ 조성이 지난달 마무리 짓고, 오는 31일 개장식을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각 단체에서 추천받은 총 37명의 작가 중 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선정된 9명의 작가가 공공(작가)정원 조성에 참여했다. ‘동탄, 정원을 담다’라는 주제로 조성한 9인 작품인 ▲지구정원(Earth Garden)(정주현 작가) ▲향기소리뜰(안계동 작가) ▲느릿느릿 걷는 구부러진 길(임춘화 작가) ▲동탄소원(東灘小園)(김용택 작가) ▲카루스정원(조동범 작가) ▲휘원(揮園)(윤영주 작가) ▲동탄, 꿈을 꾸다_몽탄원(夢灘園))(홍광표 작가) ▲신작로의 꿈(이재연 작가) ▲집으로 가는 길(이선화 작가)을 소개한다. <사진 박원빈 기자>

지구정원_ Earth Garden
정주현 작가(경관제작소 외연 대표)

지구는 정원이라는 콘셉트 아래 지구 내 자연물성과 인간의 동선을 컴팩트하게 정원으로 형상화 했다. 지구를 상징하는 둥근 형태를 두르고 십자형태의 직선동선을 만들어 공간을 4개로 구분했다.4개의 공간은 지구 자연물성인 글라스, 초화, 잔디, 수공간을 조성했으며, 외곽에는 숲을 조성했다. 가로와 세로 직선 동선이 교차하는 가운데에 정원의 오브제로 유리큐브를 설치했으며, 가로와 세로 동선은 다양한 포장소재와 폭의 변화를 통해 인위적인 공간의 다양성을 담아냈다.

향기소리뜰

안계동 작가((주)동심원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

향기소리뜰의 테마는 향기와 소리다. 화장실과 차도로 둘러싸인 공간의 단점을 승화하기 위해 자연의 향기와 자연의 소리를 활용했다. 곁에 있는 화장실과 주차장의 선형을 정원 안으로 끌어들여 화장실 옆에 쉼터가 계획된 것처럼 했다.쉼터에는 허브식물을 심고, 향기나는 꽃나무 중심으로 식재했다. 시설물은 목재, 철판, 돌로 단순화하고, 가급적 순수 재료색을 사용했다. 정원 한쪽에 설치된 돌탑은 현장에서 나온 돌을 쌓아서 만들었다. 정원은 아름다운 옥외실이다. 보는 것에 더해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연의 향기에 취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민감한 자연의 향기와 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원, 큐빅, 스트라이프의 절제된 형태를 사용했다.

느릿느릿 걷는 구부러진 길
임춘화 작가(아이디얼가든 대표)

별을 품고 들꽃을 품어 꼬불꼬불 구부러진 옛 시골 골목길을 느릿느릿 걸으며 쉼과 회복을 얻는 정원이다. 이준관 시인의 ‘구부러진 길’을 정원으로 담아냈다. 빠르게 스쳐가는 도시의 혼란스러운 시간 속에 끝이 보이지 않는 달리기에 지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멈춤과 쉼이다. 그래서 시간이 느리게 가는 정원을 만들었다.구불구불 구부러진 길이 있는 정원은 느리게 걸어도 되는 여유를 줄 수 있도록 했다. 현무암판석으로 돌담길을 만들고, 돌담길 주변으로 나무와 초화를 식재해 옛 시골의 정취를 살렸다. 골목길 끝에는 옛 시골 노거수 밑에 평상이 있던 것처럼, 교목 밑에 벤치를 설치해 분위기를 살렸다.

동탄소원(東灘小園)

김용택 작가(KnL환경디자인 스튜디오 소장)

작은 한국정원의 전통적 이미지를 담고자 했다. 좋은 터란 전망이 열리고 물이 흐르며 뒤는 아늑한 곳이다. 이는 한국정원을 만드는데 기본이다. 전망이 열리고 앞에 하천이 있으니 근본인 된 셈이다. 아늑함은 부지를 낮추어 주변이 둔덕이 되게 함으로써 해결한다.평탄했던 부지를 1미터가량 낮추면서 주변은 언덕이 되고 언덕에 기대어 하늘과 전면의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공간적으로 전망을 즐길 수 있는 ‘작은 정자’, 마당 끝에는 하늘이 그대로 담기는 ‘월영지(방지)’를 조성했으며, 정원에 이르기 전 통과하는 공간에 ‘길과 돌담’을 조성해 한국적 공간 분위기를 연출했다

카루스 정원
조동범 작가(전남대 조경학과 교수)

카루스 정원은 도시로 변한 땅의 기억과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억의 안테나는 과거 이곳에 있던 숲과 개울, 논과 밭, 풀과 나무, 사람과 생물의 소리를 과거에서 받아 성장해간다.카루스는 식물체 조직에 상처가 났을 때 아무는 과정에서 생기는 유합조직을 말하며, 사마귀처럼 생긴 분열세포의 덩어리로 이를 배양하면 식물체로 성장하는 일종의 식물줄기세포다. 정원은 부지를 가로지르는 선과 그 속도가 완만한 곳에 생겨난 동심원 지형은 시간 흐름 속에 상처와 치유과정을 보여주는 유합조직 카루스의 표현이다.

휘원(揮園)
윤영주 작가((주)디자인필드 대표)

화성의 드넓은 땅의 기개와 젊은 도시 동탄의 열정과 역동성을 일필휘지의 휘몰아치는 기상처럼 빠르고 급한 일상 속 느림의 미학을 담았다. 동그란 대문을 지나 아늑한 담을 따라 여러 갈림길을 천천히 휘돌아 잠시 쉬어가면 땅에 비친 하늘과 어여쁜 꽃, 잎, 나무를 만난다.복숭아나무가 있는 이곳이 무릉도원이다. 진입 대문인 ‘휘문’은 붓으로 날렵한 원을 그린 형태로, 철평석을 켜쌓고 켜붙임으로써 시간의 적층을 형상화했다. 정원 내 동선인 ‘휘로’는 일필휘지의 붓 궤적을 형상화해 여유롭게 거니는 길로 검은 고벽돌을 동선의 흐름에 따라 배치했다.

동탄, 꿈을 꾸다_몽탄원(夢灘園))

홍광표 작가(동국대 조경학과 교수)

한국전통정원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했다. 사시사철 꽃 그림자가 비치는 ‘영지’와 동탄 사람들이 꿈속에서 유락하는 ‘삼선도’가 있으며, 물속에 꽃이 피는 ‘수계’가 있는 바로 이곳이 ‘몽탄원’이다. 몽탄원의 핵심공간은 ‘영지’와 ‘수계’다. 영지에는 물은 없지만, 화원을 조성해 꽃이 그림자가 비치는 것처럼 표현했다.또 영지 내 설치한 삼선도는 조상의 사상적 기반을 담았다. 수계는 화계를 새롭게 해석했다. 물을 담아서 수생식물을 심었다. 영지를 둘러싸고 있는 데크는 전통정원에서 볼 수 있는 정자 마루, 누각의 누마루를 표현했으며, 데크에 앉아서 영지를 보면서 꿈을 꾸도록 했다.

신작로의 꿈 : 동탄이 꾸는 꿈의 시작

이재연 작가((주)조경디자인 린 대표)

신작로는 문명을 위한 거부할 수 없는 인간의 역사다. 시작은 언제나 길이 없었다. 꿈을 가진 도시는 어디로든 길을 낼 수 있다. 동탄의 옛 흔적 위에 신작로를 놓고 한 쪽엔 옛 동탄의 흔적을 담아냈으며, 다른 한 쪽에는 도시화로 생성되는 모습을 연출해 기억과 도시성의 조화를 새로운 풍광으로 연출했다.특히 마당 구석에 덩그러니 남겨진 허물어진 집터(담장)에 피어나는 이름 모를 풀들과 새로운 꿈 뒤에 남은 여백의 흔적을 담았으며, 도시화 생성의 모습은 직선과 검정, 흰색, 물을 통해 강조했다.

집으로 가는 길

이선화 작가(지호디자인 대표)

쉼의 공간, 편안한 공간, 휴식의 공간으로 조성했다. 한국전통정원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그래서 내용물을 채우기보다 전통요소인 마당 공간을 통해 공간감을 즐기면서 가연성 있는 공간으로 연출했다.아울러 수크령 등 식재와 마당 내 자연석을 놓아 주변의 자연경관을 정원 마당으로 끌어왔다. 여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햇빛, 바람, 비와 눈, 새, 새싹 등으로 새롭게 채워지는 장면을 담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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