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패를 전달받은 다섯명의 조경가들과 최종필(맨왼쪽) 회장

정원의 계획과 설계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나는 조경가다 시즌5’가 여의도공원 가든센터에서 있었다. ‘당신의 정원을 디자인해 드립니다:여성조경가의 시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5곳의 대상지를 5명의 조경가가 직접 디자인 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대상지 선정 과정부터 설계 발표까지 눈앞에서 이루어지는 단계들을 지켜보며 관계자와 관람객 너나할 것 없이 연달아 나오는 감탄을 멈출 수 없는 시간이었다.

최종필 (사)한국조경사회 회장은 “‘나는 조경가다’가 벌써 5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서울정원박람회에서 이 퍼포먼스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영광스럽습니다. 많은 준비과정 가운데 작가 섭외도 치열했고,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세계적으로 토크 & 디자인 프로그램은 ‘나는 조경가다’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오늘 오신 분들은 대단한 행운이 따를 것입니다. 많은 아이디어를 얻어가고 좋은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라고 전했다.

▲ 행사가 진행중인 장내 모습

박은영 중부대 환경조경학과 교수와 안세헌 ㈜가원조경설계사무소 대표 두 사람이 능숙한 진행을 이끌어내며 본격적으로 행사가 활기를 띄었다.

대상지 5곳은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장소들이 선정 되었고, 각각 강연주 ㈜우리엔디자인펌 대표(동작구 상도1동 508번지), 김수연 인터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동작구 영등포중학교), 남은희 한울림조경설계사무소 대표(관악구 서울미성초등학교), 서미경 해안건축 조경설계실 수석(서초구 양재시민의 숲), 최혜영 성균관대 조경학 조교수(성북구 성북동 120-1) 로 지정되었다.

5명의 조경가들은 대상지 설계 시작 전, 사전답사 내용을 발표하며 의지를 다진 후 설계에 들어갔다. 사회자는 과정 중간 중간 청중이 빠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질문과 해설을 반복했다.

각 조경가의 설계 특징으로는 눈 여겨볼만한 포인트가 여기저기 숨어있었다.

▲강연주 작가의 ‘동작구 상도1동 508번지’는 공간 자체를 크게 마운딩으로 구분을 주면서도 조화롭게 안락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설계를 진행했다.

▲김수연 작가의 ‘동작구 영등포중학교’는 기존의 딱딱하고 오래된 시설의 모습을 벗고, 학생들과 지역주민 누구나 거리낌 없이 쉼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는 것을 중점으로 했다.

▲남은희 작가의 ‘관악구 서울미성초등학교’는 ‘별’이라는 주제에 집중하여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구상했다.

▲서미경 작가의 ‘서초구 양재시민의 숲’은 기존의 분위기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충분히 신선한 활력을 얻을 수 있고, 보다 더 세련된 구성을 연출했다.

▲최혜영 작가의 ‘성북구 성북동 120-1’은 인근 거주지역과 조화를 이루면서 트렌디한 디자인이 돋보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 작업을 진행중인 최혜영 작가

화면으로 전해지는 실시간 진행 과정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감탄을 자아내고,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작가 인터뷰가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 작업을 진행중인 서미경 작가의 아이패드 재료

그 중에서도 다양한 설계 도구에 대한 소개가 묘미였다. 남은희 작가의 형형색색 색연필부터 강연주 작가의 입체 폼보드 재료, 최혜영 작가의 마카 그리고 김수연˙서미경 작가의 아이패드까지 재료가 가진 고유의 장점들을 뽐내며 작품에 물을 들였다.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작품 설계가 끝나고, 완성된 설계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 발표회 시간이 마련되었다.

▲ 완성된 작업물을 발표하는 강연주 작가

강연주 작가는 “다람쥐가 숲에서 마음껏 뛰어 놀 듯, 아이들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장소를 마련하고 싶었다”며 놀이시설을 설치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고, “아이들과 더불어 부모님들도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편의시설을 놓았다”고 말했다. 또, “편의시설 곁으로 자연스럽게 녹음이 내려올 수 있게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 완성된 작업물을 발표하는 김수연 작가

김수연 작가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휴게시설을 놓고 싶었다”며 “바람과 햇빛이 마음껏 머물렀다 갈 수 있는 디자인을 했다”고 말했다. 운동장에는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편의시설을 배치하며 “누구나 마음껏 꿈꿀 수 있는 장소를 나타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여담으로, 비용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설계할 수 있어 좋았다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 완성된 작업물을 발표하는 남은희 작가

남은희 작가는 “미성초등학교라는 이름답게 아이들이 아름다운 별이 되길 바란다”며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만든 설계를 소개했다. “마치 동화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연못과 장미아치 등을 적절히 배치했다”고 말하며 아이들이 바라는 디자인을 반영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아이들의 꿈을 보존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을 작품에 그대로 담았다.

▲ 완성된 작업물을 발표하는 서미경 작가

서미경 작가는 “기존에 모호했던 정원과 보행로의 구분을 확실히 했다”며 존재하던 길 위에 주 보행로, 유도 보행로 등을 구성하여 색다른 방안을 제시했다. 또, 숲 안에서 자유로운 활동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유익한 시설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 완성된 작업물을 발표하는 최혜영 작가

최혜영 작가는 “인근 거주지역을 돌아보았다”며 조화를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국적이고 아기자기하다”는 마을의 특성을 제대로 참고하여 차량이 지나다니고 보행도 진행되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아이디어로 정리를 시켰다. “예술적 요소를 넣고 싶었다”고 전하며 사람들의 궁금증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작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나는 조경가다’는 한국조경사회가 2012 대한민국 조경박람회에서 처음 시작하여 올해로 5회째를 맞은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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