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세운프로젝트 조감도<출처 서울시>

1967년 지은 세운상가가가 19일 50년 만에 도시재생을 통해 새롭게 단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낡고 어두운 전자상가로만 기억되던 세운상가 일대는 소통과 가치창조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19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서울시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수십 년간 완전하지 못한 도시계획의 멍에를 뒤집어쓴 세운상가를 정체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

1967년 국내 처음 주상복합타운으로 지은 세운상가는 1972년 바로 옆에 청계상가, 대림상가까지 들어서면서 ‘전기전자의 메카’로 불렸다. 그러나 잘못된 구조와 전자상가의 무수한 개발은 모두의 실패로 이어졌다. 더군다나 사적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바로 건너편에 있어 건물 높이 제한으로재개발 추진 동력도 미미했다.

50년이 지난 지금 세운상가는 어떤 모습?

먼저 평행의 흐름을 수직으로 절단했던 상가들을 다시 연결해 사람이 걷는 길로 만들었다. 이전에는 청계천 위를 공중보행교가 가로질렀지만 청계고가가 만들어지면서 끊어졌다. 이를 새롭게 복원하면서 범위를 넓혔다.

2020년까지 삼풍상가-진양상가-남산순환로 차도 위로 보행다리가 생기면 남산부터 종로까지 우회하지 않고 바로 걸어갈 수 있다. 상가 옆으로 늘어선 무허가 상점 100여 곳 위로 3층 높이, 500m 길이의 보행데크가 생겼다. 그 대신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이 설계한 세운상가와 청계상가의 흔적을 살리기 위해 난간을 비롯한 건물 일부는 그대로 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 전망대를 거쳐 세운상가 옥상으로 올라가 보면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울옥상’으로 이름 붙은 이 전망대 쉼터는 과거 일반인은 올라오지 못했다. 정면으로 북한산과 종묘가 바라다보이고 뒤쪽으로는 남산이 선명하다. 발밑으로는 여관과 작은 가게들이 1970~80년대 풍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상가 빈 공간은 지능형 반려로봇, 전자의수(義手) 같은 신기술 스타트업을 일구는 청년들에게 창업공간으로 임대했다. 4월 공모로 선정된 17개 팀이 지난달 입주를 시작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많이 찾도록 실무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전기전자 상점들이 쫓겨나듯 떠나는 일을 예방하기 위해 서울시는 상인회와 지난달 상생협약을 맺었다. 임대료를 일정 비율 이상으로 올리지 않도록 자정 노력을 하고 대형 프랜차이즈 업종은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는 데 공감했다. 방문객이 시간여행을 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1970∼90년대 붙인 작은 상가 간판도 되도록 유지하기로 했다.

끝으로 세운상가의 재탄생을 축하하는 개장행사 ‘다시세운한마당’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상인들이 참여해 19일 오후 5시 30분 다시세운광장(옛 초록띠공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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